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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물 보따리에 미국은 얼마나 만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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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물 보따리에 미국은 얼마나 만족할까?

[한미FTA 뜯어보기 226 : 7차협상 전망] 잔여쟁점 마무리+빅딜 윤곽 잡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7차 협상이 오는 11일부터 나흘 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다. 무역구제, 자동차, 의약품·의료기기, 위생검역 등 핵심 분과들의 협상이 '공식적으로는' 열리지 않았던 지난 6차 협상과 달리, 이번 협상은 17개 분과 및 2개 작업반의 협상이 모두 '정상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본부장 김현종)는 이번 7차 협상에 앞서 미국 측에 안겨줄 '선물 보따리'를 준비했다. 우리 측은 미국 측이 줄기차게 요구해 온 '배기량 기준 자동차 세제'를 개편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또 우리 측은 '건강보험 약값 적정화 방안'에 대한 미국 측 요구사항을 가능한 수용하기로 했고, 의약품 특허기간을 연장할 채비도 마쳤다.

5~6차 협상에서 우리 측이 협상을 중단시켜 가면서까지 뭔가를 보여주려 했던 무역구제 분과의 협상에서도 우리 측은 결국 기존의 요구사항을 또 한 단계 완화한 새로운 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7차협상 다음엔? 고위급 회담→8차 협상→최고위급 회담→타결?

이처럼 우리 측이 주요 핵심쟁점들에서 양보안을 내놓기로 한 만큼, 이번 7차 협상에서는 무역구제, 자동차, 의약품 등에 대한 '빅딜'의 구체적인 윤곽이 최초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또 협상 분과 내 쟁점들에 대해서도 크고 작은 '주고받기'가 활발하게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7차 협상의 흐름은 우리 측 양보안에 대해 미국 측이 얼마만큼 만족하고, 얼마만큼 이에 상응하는 양보안을 내놓을지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측이 제안한 양보안에 대해 미국 측도 나름의 성의를 보이면 협상은 순풍을 타겠지만, 우리 측이 양보안을 내놓아도 미국 측이 이를 양보로 간주하지 않을 경우 협상은 경색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우리 측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수입위생조건을 완화하라는 미국 측 요구에 대해 원칙적으로 '수용' 입장을 정하고 7~8일 열린 쇠고기 기술적 협의에서 '뼛조각이 발견된 상자만 반송·폐기 처분한다'는 양보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미국 측이 이런 양보안에 만족하지 못하면서 협상이 결렬돼 한미 FTA 협상 자체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하지만 7차 협상 자체가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측이 7차 협상이 끝난 후 통상장관급 회담을 열고, 이어 3월 중순 경 서울에서 8차 협상을 여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바로 이 두 차례 협상에서 쇠고기를 비롯해 쌀, 개성공단, 반덤핑 등 민감한 쟁점들이 대부분 처리될 것으로 관측된다. '빅딜의 실질적인 마무리'를 위해 8차 협상을 2주 이상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급 회담과 8차 협상에서도 마무리되지 않은 초민감 쟁점들은 결국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손에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8일 국회 한미 FTA 특위에서 "8차 이후에 최고위급 회담을 열어 타결을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미-호주 FTA 때와 마찬가지로 협상의 마지막 순간에 양국 대통령이 '정치적 결단을 발휘해' 협상을 타결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무역구제-車·藥 빅딜 '공식화'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는 8일 국회 한미 FTA 특별위원회에 보고한 '7차 협상 대응방향'에서 이번 협상의 목표로 △핵심 쟁점에 대한 타결 가능한 구체적 방안 모색 △여타 쟁점에 대한 최대한의 합의 도출을 통해 협상의 적기 타결을 위한 기반 구축 △관세 양허안 및 서비스·투자 유보안 협상의 정리 작업 진행 등을 제시했다.

이같은 협상 대응방향은 지난 5일 분과장 대책회의, 6일 FTA 추진위원회 회의, 7일 대외경제장관회의를 거쳐 수립된 것이다.

'7차 협상 대응방향'을 들여다보면 우리 측이 다양한 쟁점들에서 '빅딜'을 위한 양보안을 준비했다는 흔적이 엿보인다. 1~6차 협상 때와 다르게 '전향', '절충', '유연성 발휘' 등과 같은 표현이 많이 들어갔다. 또 '연계 대응', '핵심 쟁점 간 연계 타결' 등 빅딜이 이뤄질 것을 확인하는 단어들도 여럿 들어갔다.

무엇보다 통상교섭본부는 "우리 측 관심 분야인 무역구제와 미국 측 관심 분야인 자동차·의약품 분야의 협상 방향은 상호 연계 대응하겠다"며 7차 협상에서 무역구제-자동차·의약품 간 빅딜을 시도하겠다고 '공식화'했다.

협상 분야별로는, 상품 분야의 협상은 품목별 양허안에 대한 한미 양측 간 최종 조율이 끝날 것으로 관측된다. 상품무역 분과에서는 우리 측이 자동차 세제를 개편하기로 한데 대한 대가로 미국 측이 자동차에 대한 관세철폐 이행기간을 줄여줄 지 주목된다. 농업 분과에서는 쌀, 쇠고기 등 민감품목의 관세철폐 이행기간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섬유 분야에서는 섬유제품에 대한 관세와 우회수출방지 장치에 대해 양측이 구체적인 '딜'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투자·서비스 분야의 협상은 지난 1~6차 협상 때와 마찬가지로 양국 협상단이 큰 잡음 없이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양측은 '국책은행의 정책금융을 유보안에 넣어 달라'는 우리 측 요구를 '금융정보 해외이전을 허용하라'는 미국 측 요구를 맞바꾸는 등 분과 내 쟁점별 주고받기를 통해 협상을 무난히 마무리할 것으로 관측된다. 단, 방송시장 개방과 관련해서는 '잡음'이 나올 가능성이 없지 않다.

기타 분야의 협상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측은 '비합산(non-cumulation, 산업피해 국가별 합산 금지)' 등 무역구제 분과의 기존 요구사항들을 그대로 밀어붙이겠다고 밝혔지만, 미국 무역구제법의 제·개정을 필요로 하지 않는 수준으로 요구 강도를 낮출 전망이다. 한편, 우리 측은 '개성공단산 상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해 달라'는 기존의 요구를 되풀이하고, 미국은 '그런 요구는 받아줄 수 없다'는 답을 되풀이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FTA 우리 측 협상단은 지난 1~6차 협상 때 3차례의 브리핑을 열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협상 첫날과 마지막 날 2번만 브리핑을 하기로 했다. 협상단은 이번 협상 결과를 오는 20일 국회 통외통위에 보고할 예정이다.
다음은 통상교섭본부가 8일 공개한 협상 일정 및 주요 쟁점별 대응 방향이다.

<협상 일정>

△상품 분야=상품무역 분과 12~14일, 농업 분과 12~14일, 섬유 분과 13~14일, 자동차 작업반 12~13일, 의약품·의료기기 작업반 11~12일, 의약품·의료기기-지적재산권 합동 회의 13~14일

△서비스·투자 분야=투자 분과, 서비스 분과, 금융서비스 분과 11~14일(공통), 통신·전자상거래 11~13일

△기타 분야=원산지·통관 분과12~14일, 무역구제 분과 12~13일, 위생검역(SPS) 분과 13일, 기술표준(TBT) 13~14일, 경쟁 분과 13~14일, 지적재산권(IPR) 분과 11~12일, 노동 분과 11~12일, 환경 분과 13~14일, 분쟁·투명성·총칙 분과 13~14일

<주요 쟁점별 대응 방향>

상품 분야

o 상품 양허안 협상에서 양측의 관심품목에 대한 상호 양허 개선 추진
- 자동차 양허 개선 관련 실질적 진전을 집중 요구
- 우리 측 수산물 및 임산물에 대한 민감성 반영 방안 협의

o 상품무역 협정문에서 우리 측 관세제도의 기본틀을 유지하면서, 절충이 필요한 내용은 실질적으로 양자 간 교역 확대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문안 합의를 추진

o 자동차 배기량 기준 세제 개편 문제는 전체적인 협상 진전 상황을 고려해 적정 수준에서 논의

o 의약품·의료기기 분야에서 "약값 적정화 방안" 관련 미국 측 주요 관심사항 중 수용 가능한 사항 협의
- 우리 측 관심 내용인 의료 분야 MRA(상호인정협정) 추진에 대해서도 미국 측의 전향적 검토를 요구하고 구체적 추진 방안을 모색

o 농업 분야에서 농산물 세이프가드 및 저율관세할당(TRQ)의 대상 품목 및 발동 수준은 우리 측 민감성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합의 추진
- 농산물 양허 협상에서 우리 측 입장에서는 민감도가 낮으나 미국 측 관심도가 큰 품목의 양허와 우리 측 민감품목 양허를 연계 대응

o 섬유 분야 협상은 작년 12월 양측 고위급 협의에서 마련한 협상 기본틀에 입각하여 대폭 진전을 추진
- 미국 측 섬유 양허안의 개선을 요구하면서, 섬유 세이프가드 및 우회수출 방지 등에 대해서는 보다 전향적인 절충안 마련
- 원산지 기준에 있어 우리 측 주요 관심품목에 대한 원사 기준 예외 확보 추진

o 원산지 및 통관절차 분야에서 품목별 원산지(PSR) 협상 진전을 가속화하면서, 주요 교역품목에 대한 우리 업계의 이해 반영에 노력
- 개성공단 원산지 특례 인정 문제는 우리 측의 주요 관심 사항임을 견지
- 통관 분야 잔여 쟁점에 있어 국내 통관제도의 기본틀을 유지하면서, 통관절차 간소화 및 신속화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합의 방안을 강구

o 무역구제 분야에서 우리 핵심 요구사항인 반덤핑 판정시 비합산(non-cumulation, 산업피해 비(非)누적 평가), 다자 세이프가드의 적용 배제를 지속적으로 요구
- 양자 세이프가드는 존속기간 등 잔여 쟁점들에 대해 절충안을 마련해 합의 추진

o 위생 및 검역(SPS) 협상에서 개별 SPS 현안들은 종전대로 양국 전문기관 간 기 협의를 통해 논의되도록 명확히 분리

o 기술표준(TBT) 분야에서 투명성 조항 등 제도적으로 수용가능하고 논리적 타당성이 있는 사항은 합의 가능한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협상 쟁점 간 연계 타결 추진

서비스·투자 분야

o 투자 분야에서 간접수용 부속서 내용에 우리 측의 주요 관심 사항을 최대한 반영 추진하되, 여타 쟁점에 대해서는 신축성을 가지고 합의 도출

o 국경 간 서비스 무역 분야에서 전문직 비자쿼터, 해운 등 우리 관심사항을 특급배달 서비스, 전문직 서비스 등 미국 측 주요 관심사항과 연계하여 반영 추진

o 금융서비스 분야에서는 6차 협상에서 확인된 27개 잔여 쟁점에 대한 적극적인 절충안을 마련하여 합의 추진
- 우체국 보험, 국책금융기관의 협정적용 예외 인정, 일시적 세이프가드 도입 등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양측의 관심사항을 함께 반영한 절충안 마련을 추진

o 통신서비스 분야에서 기간통신 사업자에 대한 외국인 지분제한 완화는 불가하다는 기존 입장을 견지
- 기술선택의 자율성에 대해서는 정부의 정당한 기술표준 정책권한의 확보가 가능한 내용으로 절충안 도출 추진

기타 분야

o 경쟁 분야에서 공정한 경쟁여건 조성에 부합되는 내용은 전향적으로 수용 검토
- 독점·공기업 정의 및 의무 관련, 양측 관심사항 및 우려사항을 함께 반영하는 절충안으로 합의 도출
- '기업집단(재벌)' 관련 각주의 삭제 또는 중립적인 문안 수준의 절충안으로 합의 추진

o 정부조달 분야에서 양허 대상에 미국 측 주(州)정부 포함을 재요구하고, 미국 측이 주정부 제외 입장을 견지할 경우 우리 측도 그에 상응하는 양허 수준으로 조정 추진

o 지재권 분야는 국내 법체계의 기본틀을 훼손하는 내용을 제외한 쟁점에 대해서는 전향적으로 타결을 추진하고, 주요 쟁점에 대해서는 양측 관심사항을 상호 반영한 연계 타결 방안을 모색

o 노동 및 환경 분야에서 노동·환경 분야 공중의견 제출제도 및 대중 참여, 미국 노동·환경법의 범위 및 분쟁해결절차 등 쟁점에 대해 전향적인 합의 도출 추진

o 투명성, 분쟁해결 등은 여타 관련 분야 협상 내용과 연계하여 대응하되, 과도한 행정 부담이 수반되지 않고 현실적으로 수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타결 방안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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