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레바논 반정부 시위 열흘째…내전 위기 고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레바논 반정부 시위 열흘째…내전 위기 고조

야권, 거부권 행사 가능한 각료지분 요구

푸아드 시니오라 레바논 총리 내각에 대한 사퇴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시아파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가 주축이 된 반 시니오라 총리 세력들은 10일 베이루트 시내에서 시니오라 총리의 사퇴를 촉구하기 위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지난 1일 시작돼 10일 째 계속된 이날 시위에는 약 80만 명으로 추산되는 인파가 몰렸다.
  
  이는 레바논 전체 인구(약 400만 명)의 20%에 달하는 것으로, 시위 참가자들의 대부분은 헤즈볼라 주도의 반 정부 정파 연합을 지지하는 시아파와 일부 기독교계 시민들로 알려졌다.
  
  <LBC> 방송에 따르면 시위 참가자들은 레바논 국기를 흔들면서 지난 7∼8월 이스라엘의 침공에 대응하지 않은 시니오라 총리의 퇴진을 촉구했다.
  
  헤즈볼라 부 대표인 셰이크 나임 카심은 이날 대중연설을 통해 "이스라엘의 침공 이후 레바논에서 미국이 설 자리는 사라졌다"며 미국의 지지를 받는 시니오라 총리는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헤즈볼라와 연대하고 있는 기독교계 지도자 미셸 아운은 시니오라 총리가 향후 며칠 안에 퇴진하지 않으면 지난해 총선으로 구성된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총선을 실시할 것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수니파 지도자인 라피크 알-하리리 전 총리가 암살된 후 치러진 작년 5∼6월 총선에서는 하리리 암살의 배후로 레바논 내정에 오랜 기간 개입해 온 시리아 정부가 거론되면서 수니파, 드루즈파 및 일부 기독교계가 구성한 반 시리아 정파 연합이 승리를 거뒀다.
  
  하리리 전 총리의 아들인 사드 하리리가 이끄는 반 시리아 정파 연합은 시니오라 총리 내각을 출범시켰다.
  
  시니오라 총리는 헤즈볼라를 분쇄하려는 이스라엘이 지난 7월 레바논을 침공했을 때 이를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싸움으로 규정하고 군사적인 대응을 하지 않아 헤즈볼라 지지세력의 비판을 받아 왔다.
  
  헤즈볼라는 휴전이 성립한 뒤 시니오라 총리 내각을 효율적으로 견제하기 위해 거부권 행사가 가능한 수준의 각료 지분(3분의 1)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하자 연립내각에서 탈퇴한 뒤 지난 1일부터 현 내각 타도를 위한 무기한의 거리투쟁에 돌입했다.
  
  그동안 시위를 활용한 헤즈볼라의 사퇴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온 시니오라 총리는 10일 새롭게 발표한 성명을 통해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며 야권 세력에 시위 중단을 거듭 촉구했다.
  
  그러나 시니오라 총리 내각을 레바논의 국익을 대변하지 않는 미국의 앞잡이 정권으로 보고 있는 헤즈볼라는 국민화합을 이룰 수 있는 새 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수니파가 많이 거주하는 레바논 북부의 항구도시 트리폴리에서 이날 수 만 명이 참가한 친 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일부 분석가들은 친 정부 시위가 확산해 친-반 정부 시위대 간의 유혈충돌이 본격화되면 레바논 전역이 내전에 휘말릴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최고지도자가 아랍연명(AL)이 제시한 중재안에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와 중재안의 구체적인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레바논 사태와 관련해 아랍연맹 특사로 활동 중인 무스타파 이스마일은 10일 <알-아라비야> 방송 회견에서 나스랄라가 7개 항으로 이뤄진 아랍연맹의 중재안을 수용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지지 않은 이 중재안은 시니오라 총리에게도 전달됐다.
  
  이와 관련, 헤즈볼라 소속 의원인 하산 파드랄라는 <AFP> 통신 회견에서 나스랄라는 야권 세력에 3분의 1 각료 지분을 보장해 주는 중재안이라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이스마일 특사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파드랄라의 발언으로 미뤄 볼 때 중재안은 시니오라 총리에게 헤즈볼라의 내각 개편 요구를 일부 수용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을 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친 정부 정파 그룹은 헤즈볼라 주도 세력에 정책 결정을 무력화할 수 있는 각료 지분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이 중재안이 레바논의 현 위기를 해소하는 돌파구가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