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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럼즈펠드 국방 전격 경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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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럼즈펠드 국방 전격 경질

이라크 정책 실패 시인…후임에 게이츠 전 CIA국장 지명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무장관이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참패에 따른 첫 희생양이 됐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중간선거 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을 시작하자마자 "럼스펠드 장관을 사임시키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럼즈펠드 장관의 경질은 부시 대통령 스스로 자신의 말을 뒤집은 것이어서 이번 선거 패배에 대한 대통령의 충격이 상당하다는 것을 드러냈다. 부시 대통령은 선거 사흘전인 지난 4일만 해도 "럼스펠드 장관과 딕 체니 부통령은 자신의 임기와 같이 할 것"이라며 각계 각층에서 쏟아진 '럼즈펠드 사퇴론'을 일축했다.

럼스펠드 장관 후임으로는 아버지 부시 대통령 때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낸 로버트 게이츠가 지명됐다.

민주당은 럼즈펠드의 경질에 대해 즉각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이번 중간선거가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이었다는 점에서 부시 대통령이 어느 정도 민심을 수렴한 것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상원 정보위원회의 민주당 중진인 존 라키펠러는 "럼즈펠드의 이라크 전쟁계획은 실패했다"면서 "이 나라가 위험한 길로 가고 있으며, 부시 행정부가 마침내 근본적이고 즉각적인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럼즈펠드 장관의 경질은 단순한 선거 결과에 따른 `희생양'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라크 정책 등 부시 행정부의 대외정책에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부시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럼즈펠드와 나는 이라크에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면서
럼즈펠드 장관이 주도해 온 이라크정책의 실패를 시인하기도 했다.

영국의 <BBC> 방송도 "럼즈펠드의 사임은 미국의 이라크 정책이 효과적이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하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특히 럼즈펠드 후임으로 지명된 로버트 게이츠 전 CIA국장이 이라크에 대한 정책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초당적으로 구성된 `이라크 조사위원회(ISG)'의 멤버라는 점도 이라크 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일단 부시 대통령은 공화당 선거패배로 인해 이라크 주둔 미군이 조기에 철수하지는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지만, 민주당의 공세는 이제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민주당 찰스 슈머 상원 의원은 "새 국방장관의 임명은 좋은 첫 조치"라면서 "대통령이 이라크에서 새로운 노선을 고려하고 있다는 신호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에드 마키 하원 의원은 "이제 부시 대통령이 새 의회에 맞서는 대신에 (기존 정책과의) `단절(cut and run)'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행정부는 이라크에서 무엇이 잘못됐고, 어떻게 정책노선을 바꿀지 대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회를 장악한 민주당은 이라크 정책뿐만 아니라 대북정책에도 변화를 촉구하고 나서 부시 행정부의 수용 여부가 주목된다.

차기 하원 국제관계위원장으로 유력시되고 있는 민주당 톰 랜토스 의원은 이날 핵문제로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북한과 이란에 대해 "우리는 다른 나라의 견해를 존중하며 모든 이들과 직접 대화를 약속한다"며 부시 대통령에 대해 북한, 이란과의 직접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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