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카싱 "재산 3분의 1 자선재단에 헌납하겠다"

아시아 최고 부호 "은퇴 후엔 자선활동에 전념"

아시아의 최고 부호인 리카싱(李嘉誠) 청쿵(長江)그룹 회장이 개인 재산의 3분의 1을 자선단체에 희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홍콩 언론이 25일 보도했다.
  
  리 회장은 "'리카싱 자선재단'은 나의 세 번째 아들이기도 하다"며 "재단에 들어가는 돈은 어느 날엔가 내 재산의 3분의 1 규모에 달하게 될 것이다. 아마 이보다 더 많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리 회장은 24일 자신이 이끄는 허치슨 왐포아와 청쿵실업의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뒤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의 자선 행렬을 뒤따를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리 회장은 지난 3월 미국의 경제잡지 <포브스>의 집계 결과 180억8천만 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세계 10대 부호이자 아시아 최고 부호로 선정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리 회장은 대략 62억 달러 규모의 돈을 자선재단에 희사하게 된다.
  
  하지만 리 회장 자신이 한때 자신의 소유재산 규모가 청쿵실업의 자산가치(시가 257억 달러)와 비슷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기 때문에 자선재단에 희사하는 금액이 86억 달러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
  
  리 회장은 이와 함께 "언젠가 내 두뇌가 노쇠해 도저히 경영일선에서 뛸 수 없고 은퇴하게 되면 반드시 자선재단 업무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 회장이 지난 1980년에 설립한 리카싱 재단은 지속적인 리 회장의 출연으로 현재 운용자산 규모가 80억 홍콩달러(약 10억 달러) 규모에 이르고 있다.
  
  리 회장은 지난해 10억 홍콩달러(1억3천만 달러)를 홍콩대학 의대에 기부하면서 홍콩 재계에 기부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의 뒤를 따라 부동산 및 도박 재벌인 헨리 폭이 8억 홍콩달러를 홍콩 과기대에 쾌척했고, 마카오의 도박왕 스탠리 호도 5억 홍콩달러를 대학에 기부했다. 이밖에 홍콩 순훙카이그룹의 월터 회장, 헨더슨그룹의 리쇼키 회장, 신세계그룹의 쳉유퉁 회장 등도 자선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리카싱 회장은 12살 때 부친이 작고하면서 정규교육을 받지 못하고 생활 일선에 뛰어든 경험을 계기로 지식의 중요성과 의료의 질 등을 중시해 교육기관이나 의과대학에 거듭해서 거액을 기부해 왔다.
  
  그에 앞서 최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500억 달러의 재산 중 1천만 달러만 가족 몫으로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사회에 반환하겠다고 했고, 워런 버핏도 총재산의 85%에 달하는 370억 달러를 게이츠재단을 비롯한 자선재단에 기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