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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행동대장 역 똑바로 좀 해!"

美 네오콘 "헤즈볼라 제거하려면 총력 지상전 펼쳐라"

미국의 '네오콘'(신보수주의) 진영이 이스라엘 현정권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한마디로 이스라엘이 중동지역을 장악하려는 '패권국가' 미국의 '행동대장'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스라엘이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상대로 한 달 넘게 벌이는 공격에 대해서는 '낙제점'을 매기고 있다.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제거하기 위해 처음부터 전면전으로 나서지 못하는 바람에 미국이 '대테러 전쟁'으로 포장하고 있는 전세계적인 패권전략에 상당한 차질을 일으키고 있다는 비난이다.

친이스라엘 네오콘, 이스라엘 전쟁지도부에 '이례적' 비판

미국에 거주하는 유태인들을 대변하는 일간지 <포워드>는 11일 미국 정계의 대표적인 '네오콘'으로 알려진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이같은 '네오콘'의 노골적인 불만을 생생하게 전하는 기사를 실었다.

'보수진영, 이스라엘의 전쟁 전략 맹비난'(Conservatives Slam Israel War Stratagy)'이라는 제목의 이 기사에 따르면 네오콘들은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상대로 전면적인 지상전을 펼치는 것을 꺼려 한다는 점에 가장 큰 불만을 갖고 있다.

네오콘들은 평소 이스라엘 정권을 적극 지지해 왔다는 점에서 이스라엘의 전쟁지도부, 특히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 아미르 페레츠 국방장관, 단 할루츠 참모총장에 대해 '이례적'이라고 할 만큼 격렬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포워드>는 "보수진영이 전술적 문제를 가지고 이스라엘의 군사적, 정치적 정책결정자들을 비판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면서 "올메르트, 페레츠, 할루츠에 대한 보수진영의 공개적인 비난은 전례없는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을 정도다.

2008년 미국 대선 후보 중의 한 명으로 거론되면서 지금도 미국의 보수진영 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뉴트 깅그리치는 <포워드>와의 인터뷰에서 "헤즈볼라 같은 조직을 분쇄하는 유일한 길은 지상전에 있다"면서 "이스라엘이 모든 예비군을 동원해 첫 24시간 내에 총력전을 펼쳤다면 참 좋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폭격에 의존하는 공격은 비생산적"이라면서 "그런 방식의 공격은 적에게 그리 큰 타격을 주지 못하고 TV에 그 장면들이 전해지면서 강도가 약해지게 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총력적인 지상전을 펼치지 못함으로써 이스라엘은 스스로 패배를 자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보수진영에서 이같은 주장을 펴는 이는 깅그리치뿐이 아니다. 대표적인 네오콘 논객인 찰스 크라우트해머는 "올메르트 총리가 보여주는 '불안하고 불확실한 지도력'은 이스라엘을 대테러 전쟁의 믿음직한 전략적 동맹으로 여겨 온 부시 행정부의 신뢰를 위협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보수파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중동문제 전문가 에어리얼 코언은 "부시 행정부 내부 인사 중에는 헤즈볼라가 피를 흘릴 뿐 아니라 치명적인 상황에 빠지길 기대했다"면서 "지금까지 그런 결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의 행위는 올메르트-페레츠-할루츠 팀이 헤즈볼라를 패배시키기 위한 뚜렷한 전략과 전술계획이 없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면서 "총리와 국방장관은 전쟁경험이 적고, 공군 출신 참모총장이 지상전을 총지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맹비난했다.

이같은 비난과 함께 네오콘들은 이스라엘이 보다 적극적인 공세를 펼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의 보수진영에서는 처음부터 대대적인 지상전을 펼치지 않음으로써 이스라엘이 테러리스트들에게 허약함을 드러낸 해로운 메시지를 주었다는 불만을 표출하는 이가 적지 않다.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신뢰마저 위태롭게 하고 있다"

크라우트해머는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에게 뚜렷한 승리를 거두지 못함으로써, 이스라엘도 미국이 이슬람 무장세력에 대해 전세계적으로 벌이는 전쟁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드문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 때문에 부시 행정부 내에서는 이스라엘이 미국에게 '전략적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면서 "올메르트 총리가 값싼 승리를 추구하는 바람에 레바논에서의 작전은 물론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신뢰마저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난했다.

깅그리치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미국과 이스라엘이 전세계적인 대테러 전쟁에서 실패하고 있다는 우려를 강력하게 피력했다.

그는 9월9일 보수적 성향의 전미기업연구소(AEI)에서 행할 연설문에서 "이란과 북한, 이라크,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그리고 레바논에서 반복되고 있는 실패를 지켜보면서 5년 전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욱 어려운 전쟁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에게 자제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재앙을 부르는 확실한 처방'이 될 것"이라면서 "헤즈볼라가 무장해제되지 않는다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패배를 의미하며, 이란, 시리아, 그리고 헤즈볼라가 또다른 전투를 위해 전력을 강화하는 것을 허용하면서 적대적 행위를 잠정적으로 중단하는 전략을 취한다면, 그것은 실패와 패배를 부르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 이스라엘의 공격 확대를 반대하는 주장도

그러나 일부 공화당 의원 중에는 정반대의 관점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을 제기하기도 한다.

최근 헤즈볼라를 테러조직 명단에 추가해줄 것을 유럽연합(EU)에 요청하는 서한에 서명한 미 상원의원 12명 중 10명이 공화당 소속이다. 여기에는 미 상원 외교관계위원장인 러처드 루거 의원, 외교관계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으로 2인자인 척 헤이글 의원, 그리고 상원 군사위원장 존 워너 의원 같은 공화당 중진 의원들이 포함돼 있다.

그렇지만 헤이글 의원은 "군사적 행위만으로는 헤즈볼라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궤멸시키지 못한다"면서 군사적 행위가 계속될 경우 초래될 역효과를 열거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이 지속될 경우 레바논이 분열되고 레바논의 경제와 기반시설이 붕괴하며, 인도주의적 재난이 발생할 뿐아니라, 레바논의 허약한 민주정권은 더욱 약화되는 반면 헤즈볼라에 대한 무슬림과 아랍의 지지는 강화되고 중동 전역에 걸쳐 이스라엘에 대한 증오는 깊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양극단에 서있는 견해는 부시 행정부 내 보수진영의 입장이 분열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 국방부와 백악관의 일부 고위 관료들은 레바논에서의 이스라엘의 군사적 행위가 보다 공격적이길 원하는 반면, 국무부는 아랍세계와 유럽에 초래될 악영향에 대한 우려로 이스라엘이 보다 자제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분열'을 반영하는 모습이다.

이스라엘의 논객들도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쟁지도부에 대해 비판적인 이스라엘 논객들은, 정치적 배경은 다양하지만, 주로 이 전쟁지도부가 모순된 전술운용을 하고 있으며, 군사작전의 목표가 흔들리고 있으며, 승리에 대한 정의도 모호하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네오콘 비난에는 이스라엘 철수에 반대하려는 의도 깔려 있다"

반면 헤브루 대학의 정치학 교수 슐로모 아론손은 현정부에 비판적인 논객들에 대해 "단순히 참을성이 없기 때문에 나오는 비판"이라고 쏘아붙인다.

이스라엘의 전쟁지도부는 개전 초기에 지상전을 꺼린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신중한 전략을 채택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스라엘 내각은 지난 9일 레바논에서의 지상전을 확대하는 계획을 결정하기도 했다.

미국의 유태인 사회의 지도급 인사들도 미국 네오콘들에 대해서 "비판의 내용도 타당하지 못하고, 시기도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미국에서 유태인에 대한 중상모략을 저지하기 위한 전국적인 단체를 이끌고 있는 에브리어엄 폭스먼은 "다른 것도 아니고 생사가 걸린 문제에 대해 그들이 한 충고가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지 고려하지 않는 미국인들이 워싱턴이나 뉴욕에서 이스라엘이 수행하는 전쟁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폭스먼은 네오콘들이 이스라엘의 전쟁 수행 방식에 대해 비판을 제기하는 배경에는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철수하는 것을 반대하기 위한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고 있다. 폭스먼은 "전쟁 중에 그같은 비판을 하는 것은 씁쓸한 일이며, 역효과를 낼 뿐"이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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