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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교부가 이제 국무총리실을 깔고 뭉개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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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교부가 이제 국무총리실을 깔고 뭉개는구나"

[기고] 국민 혈세 쓸 궁리만 하는 '건설족'들

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원회 의장과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이 18일 만나 집중 호우로 인한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다목적 댐이 필요하다면서 한탄강 댐, 동강 댐, 진주 남강의 문정 댐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현재 국무총리실에서 추진 여부가 논의되고 있는 한탄강 댐, 2000년 김대중 정부 때 전격 취소된 동강 댐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것은 국무총리실 위에 앉아 있는 건설교통부와 열린우리당의 실체를 최종 확인하는 것 같아 씁쓸할 뿐이다.
  
  건설교통부는 국무총리실의 상전인가?
  
  한탄강 댐 논란을 살펴보자.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하자면서 2004년부터 지금까지 정부와 주민, 환경단체가 테이블에 앉아 논란을 거듭한 지 2년 반이 흘렀고, 국무총리실에서 한탄강 댐 건설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 8월 말까지는 이제 딱 1개월만 남겨둔 상태다. 그런데 당정이 만나더니 덜컥 한탄강 댐 건설을 검토하겠다는 발표를 해버린 것이다.
  
  건교부가 국무총리실의 상전이란 말인가? 대화에 임한 주민들과 환경단체는 또 뭐가 된단 말인가. 당정의 방향이 정해 졌으니 국무총리실 임진강특별위원회는 한탄강 댐 추진을 결정하는 거수기의 역할만 하면 된다는 것인가? 지난 1년 동안 활동한 임진강특위의 실무위원들은 당정의 결정에 맞춰 한탄강 댐 추진을 위한 최종 보고서를 작성하라는 것인가?
  
  동강 댐은 또 어떤가. 97년부터 2000년까지 진행된 동강 댐 논쟁은 국가 전체를 논쟁 속에 빠뜨린 중요한 이슈였다. 그렇지만 결국 동강 댐 계획은 백지화되었다. 지질과 지형이 댐 건설지로서 적합지 않다는 것과 댐의 하류 110㎞ 지점에 충주댐이 있는 이상 남한강 본류에 대한 홍수 조절 효과도 미비하다는 것이 그 이유에서였다.
  
  그런데 어제 당정은 남한강의 다목적 댐 후보지로 동강 댐을 다시 지적한 것이다. 그렇다면 1997년부터 2000년까지 동강 댐 논쟁의 주체가 되었던 시민들은 바보란 것인가? 동강 댐을 취소시킨 김대중 정부는 결국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는 것인가?
  
  당정이 앞장서 위법 행위를 저지르겠다고?
  
  당정의 발표는 또한 국책사업의 추진절차조차 위반하겠다는 것이다. 국책사업은, 기본구상→예비타당성 조사→타당성 조사→건설공사 기본계획→기본설계→실시설계→사업시행의 절차를 거쳐 집행된다. 한탄강 댐 계획이든, 동강 댐 계획이든 간에 이것이 국책사업이기 때문에 위의 절차에 따라 진행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각각의 절차를 통과하지 못하면 사업은 집행될 수 없다.
  
  한탄강 댐과 동강 댐 계획은 모두 국책사업의 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사업의 타당성이 없다는 것이 확인된 사업들이다. 설령 한탄강 댐과 동강 댐 건설이 다시 결정된다 해도 이 과정을 다시 거쳐야 하며 이 과정에서 경제성 분석, 기술적 타당성 분석, 수요예측, 대안과의 비교, 공사비 산정과 재원조달 계획, 사전환경성 검토, 전략환경평가를 받고 통과해야 한다. 한탄강 댐은 본래 다목적 댐으로 추진되었으나 환경부에 의해 홍수 조절용 댐으로 용도변경 되었으며 동강 댐은 경제성 분석, 물 수요 예측, 홍수 조절 효과 분석 등의 과정에서 결국 취소된 것이다.
  
  그러나 당정은 한탄강 댐과 동강 댐을 홍수 조절용 댐이 아닌 다목적 댐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당정이 이런 의사를 표명했으면 한탄강 댐과 동강 댐을 국책 사업 추진 절차와 검증 과정과는 상관없이 즉시 다목적 댐으로 추진될 수 있다는 것인가?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다.
  
  제발 국민 혈세 낭비할 생각 좀 그만 하라
  
  환경단체는 동강 댐 백지화를 이끌었으며 한탄강 댐이 필요 없음을 수십 차례에 걸쳐 논증했다. 환경단체가 그동안 동강 댐과 한탄강 댐 반대운동을 하는 것은 단지 환경을 지키고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국민의 혈세가 쓰임에 있어, 정당한 목적에 따라, 타당한 검토과정을 거쳐, 꼭 필요한 곳에, 경제적으로 쓰이는지 감시하는 활동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다.
  
  환경단체는 동강 댐과 한탄강 댐, 남강의 문정 댐의 타당성에 대해 정부와 논쟁할 것이며 이들 댐이 추진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를 당당히 제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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