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교부는 2005년 7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집중호우와 태풍의 위험이 있는 6월부터 9월 사이의 홍수기에 '합리적인 댐 수위 조절 방안' 정책을 도입할 것을 밝혔다. 집중호우에 대비하여 비워둬야 하는 댐 수위(제한수위)를 기존보다 더 낮게 책정하여 여름철 집중호우에 대비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전국 14개의 다목적 댐의 홍수 조절 효과를 기존의 26억t에서 52억t으로 2배 늘리겠다는 얘기였다. 충주댐을 예로 든다면 기존의 제한수위가 138m였다면 이를 홍수 전에 126m로 하향 조정해서 집중호우에 대비하겠다는 것이었다.
건교부는 충주 댐의 경우 기존에는 6월 20일부터 9월 20일까지 제한수위 138m를 유지하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2006년 이후에는 6월 20일부터 7월 20일까지 제한수위 126m를 유지해서 충분한 저수량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환경연합 조사결과 건교부는 이번 집중호우에 앞서 충주댐의 저수량을 사전에 조절하지 않았음이 밝혀졌다.
건교부의 '나태'가 한강 홍수 키웠다
건교부는 충주댐에 대하여 보도자료에서 밝힌 것처럼 홍수예방을 위해 6월 20일부터 7월 20일까지 가변제한수위 126m를 유지했어야 했다. 그러나 환경연합이 정리한 충주댐의 저수율과 수위의 변화를 살펴본 아래 표를 보면 건교부는 7월 13일 08시, 충주댐의 수위가 126m를 넘어간 직후부터 충주댐에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유입량이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15일 24시까지 무려 64시간 동안 충주댐의 수위를 126m로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예비방류를 시도하지 않았다.
만일 건교부가 집중호우를 대비할 자세가 있었다면 7월 13일 08시 이후부터 충주댐의 가변제한수위를 126m로 유지하기 위해 유입되는 양만큼 방류해서 가변제한수위를 유지했어야 했다. 집중호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5일 자정까지 64시간의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건교부는 충분한 여유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건교부는 집중호우로 댐의 유입량이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한 15일 24시가 지난 다음에도 무려 20시간 후인 16일 20시가 돼서야 비로소 방류량을 7000t 이상으로 늘리게 된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16일 20시는 댐의 유입량이 초당 2만1415t을 기록하여 최대치를 기록한 시간이었다.
충주댐 하류 남한강 유역과 4년 만에 침수된 서울시 한강둔치, 한강 하류 김포의 침수위험은 곧 건교부의 충주댐 수위조절 실패 때문에 가중된 것이나 다름없다. 만약 건교부가 댐 상류에 집중 호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5일 24시까지 댐의 수위를 126m로 유지했다면 충주 댐의 계획 홍수위인 145m에는 19m나 남아있기 때문에 댐의 방류량을 시간을 갖고 충분히 조절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만 했다면 충주댐의 방류량을 조절할 수 있어 16일 오후 서울의 한강둔치가 침수된 것이나 한강대교 수위 10.2m 기록은 나타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100㎜이상의 비가 하루만 더 왔더라면…한강 '홍수'
지금 건교부는 댐의 홍수조절효과를 홍보하느라 여념이 없다. 한강에 대홍수가 유발될 수도 있었지만 소양강 댐과 충주 댐이 이를 막아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슬며시 충주 댐만으로는 부족한 만큼 남한강 유역에 새로운 홍수 조절용 댐의 필요성을 은근히 부각시키고 있다. 그러나 한강에 대홍수가 날 위험을 초래한 이는 다름 아닌 건교부 자신이었다.
만약 충주 댐 상류에 100㎜ 이상의 비가 하루만 더 왔으면 남한강은 범람하고 한강 전체가 위험에 빠지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 건교부는 충주 댐의 수위조절을 잘못한 관계로 한강에 홍수를 초래했을 가능성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반성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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