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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병사 1명이 120만 '팔'인보다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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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병사 1명이 120만 '팔'인보다 소중하다"?

<해외 시각>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은 집단징벌"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납치된 자국 병사 구출을 이유로 지난달 28일부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해 마구잡이식 공격을 펼치고 있어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다. 지금까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숨진 팔레스타인 주민들만 수십명에 이른다.

이스라엘의 공격은 하마스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발전소, 도로, 교량 등 가자지구의 주요 시설을 마구잡이로 공격함으로써 가자지구에 살고 있는 120만 팔레스타인인들의 삶의 기반을 파괴하고 있다. 말하자면 자국 병사 1명을 구출한다는 명분으로 120만 팔레스타인인들의 삶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집트의 주요 매체 <알 아람 위클리> 최신호는 "이스라엘의 가자 침공은 '집단징벌'과 '점령군 의무 위반'에 해당되는 국제법으로 금지된 행위"라고 지적하면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다음은 <공포의 목록>(Catalogue of Horror)이라는 제목의 이 기사 전문이다.

공포의 목록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지난 14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에 대해 '인류에 대한 새로운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고 맹비난하면서, 국제사회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스라엘의 '파괴적인 정책'이 즉각 중단되도록 압력을 행사해주길 요청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이 학교, 발전소, 교량, 도로, 정부건물 등을 파괴함으로써 하마스 내각을 붕괴시키고 나아가 팔레스타인 정부 전체를 무너뜨리려고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말 가자지구에 대한 군사공격을 개시해 50명이 넘는 사망자를 발생시키는 등 주민들이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했다. 이번 공격은 팔레스타인 저항단체가 납치한 이스라엘 병사를 구출하는 한편, 이스라엘에 대한 로켓 공격을 중단시키겠다는 명분으로 행해진 것이다

가자 주민들, 이스라엘의 '집단 징벌'로 극심한 고통

이스라엘은 전기와 연료, 식수, 식량 공급을 차단해 가자 주민에게 집단적으로 징벌하기로 했다. 이집트에서 치료를 받는 수백 명의 팔레스타인 환자들은 가자- 이집트 국경의 라파 검문소가 폐쇄됨에 따라 이집트로 자유롭게 왕래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가자 남부 주민들 역시 가지지구 내 시파 병원을 이용할 수 없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병원들과 주요 보건센터 절반 정도는 자체 발전기를 보유하고 있으나, 연료 재고는 2주 내에 바닥날 것으로 보고 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15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유일한 발전소를 파괴해 이 지역에 있는 병원, 제분소, 식수공급 시설에 심각한 타격을 주었다"면서 "지난 몇 주 동안 가자지구로의 생필품 반입이 엄격히 통제돼 주민들의 어려움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8일 발전소 공습으로 가자지구 전력의 43%를 담당하는 6개의 변압시설을 파괴했다. 나머지 전기는 이스라엘로부터 공급되고 있어 팔레스타인의 기반 서비스는 이스라엘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최근 보고서에서 "주민들이 분쟁의 대가를 지나치게 치르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이 구호활동에 필요한 물자를 공급할 수 있도록 나알 오즈 연료 파이프라인과 가자로 진입할 수 있는 유일한 물류 통로인 카르니 검문소를 폐쇄하지 말도록 촉구했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16일 열린 각료회의에서 이번 분쟁에 대해 "시간 제한을 설정할 수 없는 전쟁"이라고 경고했으며, 이스라엘 군 고위관계자들은 '여름비 작전(Operation Summer Rain)'이 향후 한두 달 더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올메르트 총리는 가자에 대한 군사공격의 강도를 높이고 범위도 확대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으나, 극단적인 조치를 취할 경우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판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제임스 본드처럼 임무를 수행하고 나서 이스라엘이 확보해온 국제사회의 지지를 잃게 될 수 있다"면서 "국제사회의 지지를 잃지 않으려면 인내와 차가운 머리를 갖고 행동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사실상 가자지구 점령군"

이라크의 미군 주둔지에서 주민보호 업무를 맡고 있는 미군 소속의 한 변호사는 "이스라엘은 자국에 대해 로켓 공격을 하고 자국 병사를 납치하는 반군을 처치할 권리를 갖고 있다"면서 "그러나 그 과정에서 주민들을 겨냥할 권리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력공급 시설을 파괴하는 것은 하마스의 군사력에 손상을 입히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하마스를 거부할 때까지 괴롭히는 것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제4차 제네바 협약(1949)에 따르면 집단적인 징벌은 국제법 위반에 해당한다. 제33조에 따르면 직접 공격행위를 저지르지 않은 사람들은 처벌할 수 없다. 집단 징벌이나 협박 또는 테러 같은 모든 수단들이 금지된다.

이스라엘도 비준한 제네바 협약은 주민, 의료진, 전쟁포로 등 전투에 직접 가담하지 않은 사람들을 보호함으로써 전쟁의 야만성을 억제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다른 국가들이 비난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협약 준수를 강제할 수 있는 통로가 확실하지 않다.

앞서 인용된 미군 변호사는 "제네바 협약에 따르면 분명히 점령군은 주민들에게 생필품을 공급하고 그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자신들이 1년 전 가자지구에서 일방적으로 철수했기 때문에 더 이상 점령군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헤이그 협정(1907) 제42조에 따르면 사실상 적대적 군대의 관할에 놓여있는 지역은 점령된 것으로 간주된다.

가자지구가 자치지역이라고 주장하기는 힘들 것이다. 팔레스타인 정부가 국경 통제는 물론 수출입과 시민권에 대한 통제권한이 없으며, 주민은 물론 자치정부 수반까지 이 지역에서의 이동이나 접근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예루살렘 주재 미 영사 대변인 마카엘라 슈바이처-블룸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기반시설을 파괴하지 말고 주민들을 다치게 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번 사태가 이스라엘 병사를 납치한 것에서 비롯됐으니 그를 풀어주어야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미국은 이번 사태를 중재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 정책포럼(IPF) 같은 온건파 유대인 랍비 조직이 개입해줄 것을 요청했을 뿐이다.

카타르는 지난 1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가자지구 주민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중지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 초안을 제출하면서 팔레스타인 정부 관료 10여 명을 억류하고 있는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카타르가 제출한 결의안은 아랍국가 편만 들고 팔레스타인의 이스라엘에 대한 로켓 공격이나 이스라엘 병사의 납치 등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어 일방적이라는 이유로 미국과 프랑스의 즉각적인 반대에 부닥치면서 결국 거부됐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의원들 억류할 권리 없어"

유엔 인권위원회는 이날 아랍 국가들의 요청으로 소집된 긴급회의에서 이스라엘이 점령한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인권침해 행위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진상조사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진상조사단 책임자인 존 듀거드 변호사는 "미국 등 소위 이-팔 사태 관련국들은 이스라엘이 저지른 인권침해를 간과해왔다"면서 "이스라엘이 인권법의 가장 기본적인 규정을 위반한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스라엘 정부는 서안지구에서만 37명의 하마스 자치의원들을 연행했다. 앞서 인용한 미군 변호사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범죄자나 치안에 위협이 되는 사람들만 체포할 수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에 의해 체포된 의원들은 하마스 소속이라는 혐의뿐이다.

그는 "이스라엘은 선거에 의해 하마스가 정권을 인수하도록 허용한 뒤 그 조직을 방해할 수 없다"면서 "국제법에 따르면 억류된 자국민을 돌려 받기 위해 다른 사람을 납치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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