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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샤 댐 때문에 서해 어장 '궤멸'될 수도 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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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샤 댐 때문에 서해 어장 '궤멸'될 수도 있다는데"

정부는 '무대응'…환경단체 "싼샤 댐 '환경재앙' 대비해야"

1993년 착공한 지 12년 6개월여 만에 싼샤(三峽) 댐이 20일 준공식을 갖고 가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날 준공식에는 후진타오 국가 주석은 물론 원자바오 총리도 참여하지 않았다. 심지어 이 댐 건설을 주도했던 리펑 전 총리 역시 준공식에 참여하지 않아 사람들의 의구심을 자극하고 있다.

20일 준공 싼샤 댐의 '빛'과 '그림자'

20일 준공한 싼샤 댐은 높이 185m, 길이 2309m의 대형 댐이다. 이 댐 건설로 서울 면적(605㎢)의 2배 가까이 되는 1084㎢ 면적의 담수호가 생기며, 이 댐에 가둘 수 있는 물의 양은 393억t으로 우리나라의 연간 용수 이용량 330억t을 훌쩍 넘는 규모다. 현지 언론들이 "만리장성 이후 2300여 년 만의 중국 최대 '역사(役事)'"라고 호들갑을 떨 만한 규모다.

하지만 싼샤 댐 건설에는 '빛'만 있었던 게 아니다. 착공 전 공사비는 약 108억 달러로 예상됐지만 현재 약 200억 달러가 투입됐다. 이는 원화로 환산하면 약 20조 원으로 현재까지 새만금 간척 사업에 투자된 비용(2조 원)의 10배 가까운 돈이다. 댐 건설 과정에서 서울 면적보다 더 넓은 면적이 추가로 수몰됐으며 이 과정에서 다른 곳으로 강제 이주한 주민만 약 113만 명이다. 공사 과정에서 100명 이상이 사망했다.
▲ 장강의 홍수를 방지하고, 발전으로 에너지를 확보하고, 선박 이동의 편의를 도모하고, 용수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 만들어진 싼샤댐. "무장수력발전부대가 싼샤댐을 건설함은 인민의 행복을 위함이다(武警水電部隊建設三峽爲民造福)"이라는 푯말. ⓒ프레시안

더 큰 문제는 이런 싼샤 댐 건설로 동북아시아를 강타할 '환경 재앙'을 우려하는 환경단체의 경고가 지난 10여 년간 끊이지 않고 제기돼 왔다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염두에 두고 홍콩 언론은 싼샤 댐의 초라한 준공식과 관련해 "국제 환경단체가 댐 건설에 따른 환경 재앙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 최고위층이)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불참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싼샤 댐 '쇼크'로 서해 어획량 급감할

싼샤 댐으로 인해 예상되는 환경 재앙 중에서 가장 치명적인 것은 서해가 '죽음의 바다'가 될 가능성이다. 이미 2003년 <프레시안>이 한국해양연구원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듯이 서해로 들어오는 담수의 약 80%가 양쯔 강에서 나오는 현실에서 싼샤 댐이 완공되면 양쯔 강 물의 서해 유입량이 최소한 1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당장 서해의 염분 농도 증가, 오염 물질 증가 등으로 심각한 해양 환경의 변화가 초래된다. 담수 유입이 감소돼 염분 농도가 높아지고, 물의 유속이 느려져 오염 물질의 체류 기간이 길어지게 된다는 것. 이렇게 되면 서해에서 많이 잡히는 꽃게, 갈치, 고등어 등의 어장이 궤멸될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실제로 1970년대 나일 강의 아스완 댐의 건설되자 바다로 나갈 담수의 약 10%가 줄어들면서 인근 어획량이 4분의 1로 줄어들었다. 서해안의 경우에는 새만금 간척 사업으로 인한 피해에 싼샤 댐 충격까지 겹친다면 그 피해가 훨씬 더 클 가능성이 높다.

싼샤 댐, '거대한 시궁창' 될 수도…쌓이는 토사 어떻게 하나
▲ '현대판 만리장성'이라고 불리우는 싼샤댐. ⓒ프레시안

이뿐만이 아니다. 양쯔 강 유역의 '홍수 방지'를 위해서 싼샤 댐이 가둬두는 물의 심각한 오염 가능성이 10여 년 전부터 제기되고 있다. 칭화 대 장광자오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연간 10억t 가량의 산업 및 생활폐수가 댐으로 유입되는데, 이렇게 되면 싼샤 호는 말 그대로 '거대한 시궁창'으로 전락한다는 것.

이밖에 댐의 고질적인 문제인 상류에서 밀려오는 토사가 계속 하부부터 쌓일 경우 사실상 해결책이 없다는 것도 큰 문제다. 연간 5.4억~18억t의 퇴적물이 댐에 막혀 쌓이게 되는데 장기적으로 이런 퇴적 현상을 해결할 방도가 없다는 것.

실제로 양쯔 강 상류에 위치해 쌴샤 호의 중심 항으로 기능할 충칭의 경우 토사가 쌓여 향후 20년 안에 항구의 폐쇄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물론 양쯔 강 하류의 삼각주는 상류의 퇴적물이 더 이상 공급 안 돼 이미 1993년 댐 건설 이후부터 심각한 침식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싼샤 댐으로 인한 환경 재앙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중국 정부는 "과학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며 군사 공격이나 테러에 대한 방지만 강조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정부로서는 싼샤 댐에 테러가 발생할 경우 양쯔 강 유역이 초토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 10년 넘게 '무대응'…환경단체 "더 늦기 전에…"

문제는 중국 정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간 싼샤 댐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으로 우리나라는 직접적인 피해를 입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대책 마련에 지극히 소극적이었다. 정부는 싼샤 댐 착공 10년 만인 지난 2004년 싼샤 댐 건설로 인한 서·남해안의 환경 영향 연구를 시작했다.

환경운동연합은 20일 "해양수산부가 지난 2004년 싼샤 댐 건설로 인한 해양 환경 영향 연구를 시작한 게 싼샤 댐 대책의 전부"라며 "중국을 넘어 동아시아 전체로 확장될 수밖에 없는 싼샤 댐의 환경 영향에 대해서 우리 정부는 외면하거나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환경연합은 "우리 정부는 중국 정부에게 싼샤 댐 건설과 영향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며 "예상되는 생태계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고 중국화 함께 공동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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