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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마지노선 못지키면 한미 FTA 중단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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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마지노선 못지키면 한미 FTA 중단할 수도"

'밀어붙이기'에 변화 있나?…'마지노선'이 뭔지는 안 밝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과정에서 우리의 마지노선이 지켜지지 않으면 한일 FTA 협상처럼 중단할 수밖에 없다."

"미국의 무역촉진권한(TPA) 시한을 감안해 가능한 한 내년 3월까지 협상을 종료해야 한다는 것에 급급해하는 협상을 하지는 않겠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2차 사전협상을 몇 시간 앞두고 이번 협상을 총괄하는 김현종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이같이 말해, 그동안 일방적으로 한미 FTA를 추진해 왔던 정부의 입장에 다소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앞서 15일(한국시간)에는 1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한미 FTA 저지 제1회 범국민대회'에 참가해 한미 FTA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 한 발 물러선 듯, 그러나 기본입장엔 변화 없어**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17일 재정경제부와 외교통상부가 공동으로 연 '한미 FTA의 방향과 전망에 관한 외신기자 초청 간담회'에서 한미 FTA 협상과 관련된 한국 정부의 기본 협상원칙, 협상준비 상황, 협상 타결시 예상되는 경제적 효과 등을 설명하고, 정부가 한미 FTA를 졸속 추진하고 있다는 비난에 대해 해명했다.

김현종 본부장은 "한미 양국 정부는 미국의 무역촉진권한(TPA)의 종료일이 내년 7월 1일이라는 점을 감안해 가능한 한 내년 3월 이전에 협상을 종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한·싱가포르 FTA 협상에 10개월, 한·유럽 자유무역연합(EFTA) 협상에 6개월, 한·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협상에 9개월이 소요됐던 것으로 보아 1년 내에 한미 FTA 협상을 타결하는 것이 꼭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기존의 정부 입장을 그대로 되풀이한 것이다.

그러나 김 본부장은 최근 한미 FTA 협상을 미국의 일정에 맞추는 데 대한 비난여론이 거센 것을 의식한 듯 "그렇다고 내년 3월에 협상을 끝내야 한다는 것에 급급해 하지는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 본부장은 "(한미 FTA가 발효돼) 미국 시장에서 우리 상품의 점유율이 1% 늘어나면 수출은 5.9% 증가하고 국내총생산(GDP)은 1.4% 증가한다"며 한미 FTA로 예상되는 경제적 효과를 다시금 강조했다.

하지만 김 본부장은 최근 한미 FTA의 경제적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진 것을 감안한 듯 "우리나라의 마지노선이 지켜지지 않으면 한미 FTA 협상이 결렬될 수도 있다"는 말로, '한미 FTA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임을 강조했던 기존의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섰다.

김 본부장이 언급한 '마지노선'은 쌀, 의료, 교육 등 그동안 국내에서 그 개방 여부를 두고 첨예한 논란이 빚어져 온 분야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지난 14일 김종훈 한미 FTA 수석대표는 "교육, 의료 등 사회 공공제도는 한미 FTA 협상 테이블에도 오를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유리한 건 적극개방, 불리한 건 차별개방…가능할까?**

김현종 본부장은 한미 FTA에 대한 우리 정부의 기본 협상원칙과 협상준비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공산품 등 '경쟁우위 분야'는 적극적으로 개방하고, 서비스 등 '전략적 육성 분야'는 적극적 개방 원칙을 전제로 선별적으로 대응하며, 농업은 구조조정 촉진 및 피해 최소화 차원에서 접근하고, 지적재산권 등 제도 개선 분야는 선진화 차원에서 필요한 부분만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즉 제조업, 서비스, 농업, 제도 등 4분야에 걸쳐 각각 다른 협상원칙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김 본부장은 "한미 FTA를 추진하기 위해 매주 재경2차관 주재 하에 주간 점검회의를 열고, 2주에 한 번씩 대외경제장관회의 등을 열 것"이라며 "협상안은 각 부처가 작성하고 통상교섭본부가 조정해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의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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