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2003년 이후 최악의 황사에 시민들이 큰 고통을 겪으면서 기상청의 늑장 예보에 시민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환경단체는 황사 대책의 근본적인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최악의 황사 기습에 기상청 속수무책**
8일 발생한 기습 황사에 큰 고통을 겪은 시민들이 기상청 홈페이지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하루 전날인 7일까지도 기상이 "황사와 관련해 특보가 발효될 가능성은 없다"고 공언했지만 정작 3년 만의 최악의 황사가 덮친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기상청은 8일 오전 1시 30분 수도권과 서해5도에 황사주의보를 발효하는 것을 시작으로 9일 오전 6시 30분 해제될 때까지 16차례의 특보를 냈다. 하지만 첫 황사주의보가 발효된 8일 오전 1시 30분에 이미 서울 관악산과 백령도의 미세먼지 농도는 황사주의보 발표 기준(500㎍/㎥)를 훌쩍 넘긴 상태였다. 전형적인 늑장 예보였다.
"8일 아침을 고비로 황사가 점차 약해질 것"이라는 예보도 황사는 비웃었다. 8일 오전에는 이미 동해까지 미세먼지 농도가 황사경보 기준(1000㎍/㎥)을 넘어섰다. 8일 하루 종일 제주도를 제외한 대부분 지방에서 400~2370㎍/㎥ 안팎의 미세먼지가 측정됐다.
***기상청 "이동로 달라 기습 당해…2~3차례 더 발생할 듯"**
기상청 역시 이런 '잘못된 예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기상청은 "통상적인 황사의 이동로와 달라 잘못된 예보가 나왔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보통 황사는 네이멍구(內夢古)에서 발생해 서풍을 타고 베이징을 경유해 한반도로 이동한다. 이런 이동로를 감안해 한국 정부는 2005년 '한·중 황사 공동 관측소' 5곳을 설치했다.
하지만 이번 황사는 먼저 만주 쪽으로 이동한 뒤 그곳에서 자체적으로 발생한 황사가 합쳐졌다가 북한을 넘어 남쪽으로 내려왔다는 것. 한반도에 형성돼 있던 고기압이 강한 하강기류를 만들면서 상공의 미세먼지를 지상으로 끌어내린 것도 한몫했다. 기상청은 "북한과 황사 예보와 관련된 정보 교류가 미비한 것"도 원인으로 꼽았다.
기상청은 "최근 황사 발원지인 고비사막과 내몽골 부근에서 건조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앞으로 4~5월 안에 2~3차례 더 황사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단 10일에 전국에 걸쳐 비가 내려 황사 먼지를 대부분 씻어주겠지만 당장 몽골 부근의 대규모 모래먼지 덩어리가 편서풍을 타고 만주로 향하고 있어서 3~4일 안에 또 다시 우리나라를 덮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환경단체 "황사대책 근본적 전환 필요…중국 사막화 방지 나서야"**
한편 환경단체는 정부의 황사 대책이 근본적인 방향 전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환경운동연합은 "매년 2~3일씩 불어오던 황사가 이제 매년 평균 13일을 불어오면서 피해 범위와 강도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며 "더 큰 문제는 황사가 국민 개개인이 공기청정기나 미세먼지 방지 마스크를 착용해 개인적으로 감내해야 할 문제가 된 점"이라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현재 소방방재청은 반상회보, 전광판 등을 이용한 황사 대비 행동 요령을 홍보하고, 기상청은 신속·정확한 예보를 황사에 대한 대책으로 내놓고 있다"며 "이런 정부의 황사 대책은 규모, 계획, 내용 면에서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황사 확산의 직접적인 원인인 중국의 사막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황사 대책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중국의 국내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황사를 발생시키는 내몽고 등 사막화 지역의 생태 복원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의 사막화 현상은 계속 동쪽으로 확산되는 형편이어서 황사 피해도 더욱더 커질 전망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003년부터 녹색복권 기금을 받아 지린(吉林)성 임업청 등과 함께 3년간 총 600ha의 초지를 복원했으며 올해도 300ha의 초지 복원을 계획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린성 초지복원과 더불어 최근 20~30년간 지속적으로 파괴돼 급속회 사막화 되고 있는 네이멍구 시린궈러멍 초원 지역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도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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