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추적60분〉의 황우석 씨 관련 방송분을 놓고 KBS와 담당 PD 사이에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시사평론가 진중권 교수가 누리꾼의 '음모론'에 기댄 담당 PD을 강하게 비판했다.
***"언론인으로서의 자질이 애국심 절반만 됐어도…"**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는 5일 SBS 라디오 〈진중권의 SBS 전망대〉에서 "〈추적60분〉의 '섀튼은 특허를 노렸나'가 공중파를 탔다면 길바닥 음모론을 그대로 내보내 비웃음을 산 KBS 〈시사중심〉의 제2탄이 될 뻔 했다"고 꼬집었다.
진중권 교수는 "(이 방송에) 줄기세포 1번이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일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황우석 박사팀이 왜 논문을 조작해야 했는지 납득할 수 없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대답을 내놓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담당 PD는 사태의 본질과 관계없는 이 곁가지를 부각하는 것을 '미래의 국익을 지키고자 하는 노력'이라고 부르던데, 언론인으로서의 자질이 그의 애국심의 절반만 됐어도 그 프로그램이 '방송 불가' 판정은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중권 교수는 "방송 내용은 사실 황우석 지지자들이 펴 온 음모론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이들의 행태가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그들을 이렇게 만든 언론이 반성은커녕 외려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어 그들의 일탈행위에 기름을 붓는 것은 심히 부도덕해 보인다"고 누리꾼의 음모론에 편승하는 문형렬 PD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담당PD "인터넷에 공개하겠다"-진중권 "〈PD수첩〉과 〈추적60분〉수준차이 난다"**
한편 문형렬 PD는 KBS가 해당 프로그램의 방영 불가 방침을 굽히지 않자 '징계를 무릅쓰고 이 주 안에 인터넷에 공개하겠다'며 테이프를 갖고 잠적했다.
이런 문형렬 PD의 행보에 황우석 지지자들은 "이 시대의 살아 있는 양심", "이 시대의 이순신 장군"이라는 찬사를 늘어놓으며 방송 내용 공개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황우석 지지자들의 인터넷 커뮤니티 '아이러브황우석(cafe.daum.net/ilovehws)'에는 지난 4일부터 '참다운 애국자, 문형열 PD님께 드리는 격려 글' 게시판이 만들어져 900여 개의 격려 글이 올라와 있는 상태다.
진중권 교수는 문형렬 PD의 이런 행보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담당 PD는 이 프로그램을 인터넷에 공개하겠다고 하는 모양입니다. 좋은 일입니다. 그 프로그램은 전국 방송인 KBS가 아니라 동네방송 DBS로 나가는 게 어울릴 것 같으니까요. MBC 〈PD수첩〉과 KBS 〈추적60분〉, 수준이 차이가 나도 너무나 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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