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30일 진승현 씨에게 15억 원을 제공한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을 다음달 중에 소환해 횡령 혐의로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30일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2주일 전께 정 회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정몽규 회장이 2003년 자신의 주식을 담보로 15억 원을 대출받아 진 씨에게 건넨 것이 1999년 4월 현대산업개발이 보유한 고려산업개발 주식 550만 주에 대한 신주인수권 처분과 관련이 있는지 캐고 있다.
진 씨는 1999년 당시 현대산업개발 소유인 신주인수권을 싼 값에 받아 리젠트증권에 비싸게 되판 뒤 발생한 차액 중 50여억 원을 정 회장에게 비자금으로 넘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관련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정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실제로 검찰은 이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29일 신주인수권 매매자료가 보관된 브릿지증권을 전격 압수수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공소시효 문제가 걸려 있어 압수수색을 (조기에) 실시했다"고 말했다.
비자금 조성을 통한 횡령 금액이 50억 원 이상이라면 공소시효가 10년이어서 상관없지만 시효가 7년인 50억 원 미만일 경우 다음달 이후에는 시효완성으로 처벌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검찰은 거물 브로커 윤상림 씨 관련 계좌 추적에서 진 씨가 윤 씨에게 제공한 1억 원의 출처가 정 회장으로 드러나자 지난달 말과 이달 초 사이 3차례에 걸쳐 정 회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바 있다.
그러나 검찰은 당시 정 회장을 상대로 신주인수권과 관련한 조사는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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