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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죽음의 호수'된 영산호에서 새만금 미래 본다"

환경공학자 경고 "수질오염, 퇴적물 오염 심각할 것"

오랫동안 영산호의 수질 오염 현황을 추적해 온 과학자가 새만금 간척 사업의 미래를 경고하고 나서 주목된다. 광주과학기술원 김준하 환경공학과 교수는 "'죽음의 호수'가 된 영산호가 바로 새만금의 미래"라며 새만금 방조제 끝 물막이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죽음의 호수'된 영산호에서 새만금 미래 본다"**

김준하 교수는 13일 "죽음의 호수 '영산호'는 1981년 12월 하구언 공사가 완공되면서 현재까지 25년의 시간이 흘러오면서 그 수질 오염의 심각성이 대내외적으로 기정사실로 인식되고 있다"며 "이 영산호의 현황을 통해 새만금의 향후 25년을 조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김 교수는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여의도 14배 면적으로 새만금 간척지에 조성되는 담수호의 유용성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생활용수나 음용수를 확보하기 위해서 담수호를 조성한다면 모를까 농업용수 확보라는 명분으로 거대한 담수호를 조성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정책"이라며 "농업용수 확보라는 명분으로 영산강 하구를 막아 거대한 호수를 만들었던 25년 전의 역사적ㆍ정책적 실수를 반복하고 있으니 답답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25년이 지난 지금 영산호는 농업용수의 수질 기준이 되는 4급수는커녕 최하등급(5등급)에도 못 미치는 등급 외 기준을 나타내고 있다"며 "수자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강의 하구를 막는 일이 가져올 참담한 결과를 잘 보여준 예"라고 덧붙였다.

김준하 교수는 "농림부와 한국농촌공사는 현재의 오염된 영산호를 거울삼아 생태·환경의 중장기적 미래를 철저히 검토해 새만금에서 비극이 재현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새만금 물막이 공사가 계속 진행된다면 25년 후 새만금은 지금의 영산호와 같이 돼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질 오염 심각…여의도 14배 면적 호수에 단 한 어종만"**

도대체 영산호가 어떻게 돼 있기에 국립대학교의 교수가 직접 나서게 됐을까? 김준하 교수가 증언한 끝 물막이 공사 25년이 지난 영산호의 모습은 참담하다.

우선 수질 오염이 심각한 상황이다. 김 교수는 "영산호는 현재 생태계의 존속을 위협하는 죽음의 호수가 됐다"며 수질 검사 결과 화학적 산소 요구량(COD), 부유물 질량, 총대장균군수, 총인, 총질소 등 용존산소량(DO)을 제외한 모든 항목이 등급 외 기준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뿐만이 아니다. 상류로부터 흘러 내려온 토사와 각종 오염 물질의 축적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영산강 하구를 막은 이후로 연간 10~20㎝의 퇴적물이 영산호 전역에 쌓여 있다. 특히 망간(Mn), 철(Fe), 납(Pb) 등이 호수 생태계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

김 교수는 "한 연구기관에 따르면 현재 영산호 내부에는 단 한 가지 종류의 어종만 조사되고 있다"며 "이런 사실에서 악화된 수질 및 유해한 퇴적물이 다양한 어종을 단일 어종으로 바뀌게 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왜 정부가 수질 측정만 하면 기준치 턱걸이할까?**

한편 김준하 교수는 영산강의 경우 정부의 수질 측정 결과와 광주과학기술원 환경공학과의 측정 결과가 불일치한 데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물론 정부의 측정 결과는 간신히 기준치를 턱걸이하곤 했다.

김 교수는 "이렇게 측정 결과가 다른 첫째 원인은 정부가 영산호에서 수질이 가장 양호한 지점만을 골라서 측정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에 더해 단 3개 지점에서만 수질을 측정해 이를 평균하는 방법을 써 온 사실도 김 교수에 의해 지적됐다. 가장 양호한 몇몇 지점만 골라서 측정하다보니 입맛대로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수질 측정은 영산호 전체의 수질 속성을 대표할 만한 충분한 자료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주과학기술원 환경공학과의 자료는 상중하 전 구간에 걸쳐 총 150여 지점에서 4월, 8월 10월에 측정한 결과다.

이런 김 교수의 지적은 새만금 간척 사업의 수질 측정이 어떤 식으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방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재 정부는 새만금으로 흐르는 만경강, 동진강의 수질이 계속 개선되고 있다면서 새만금 간척 사업이 이뤄진 뒤에도 담수호의 수질 개선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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