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쇄신파'는 10일 청와대 인적 쇄신, 4대강 사업 재검토 등의 내용을 담은 '성명'에 대한 동의를 묻고, 여기에 서명한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쇄신추진초선모임'을 발족시킬 계획이다. 사실상 '조직'을 갖춰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일단 대오는 형성했다…청와대에 '조기' 인사 쇄신 요구할 것"
'우리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연판장'에는 총 45명이 서명을 했다. 결과 발표를 위해 기자실을 찾은 김성식, 정태근, 김학용 의원은 "5명 정도가 더 서명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들이 모두 모임에 참여할 경우 50명 규모의 당내 '정치 결사대'가 탄생한다.
정태근 의원은 "내일 서명한 초선 의원들 중심으로 모임을 가질 예정이며, 필요하면 대변인도 뽑고, 정책 담당 등 구체적인 분야를 의원들이 나눠서 맡게 되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1단계 목표'로 7.28 재보선 이전 청와대 인사 개편을 이끌어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태근 의원은 "서명한 초선 의원들은 모두 '조기에 인적쇄신이 필요하다'는데 공감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현재 재보선 이후 인사 개편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정 의원은 또 "당 문제는 비대위에 참여한 초선 의원을 통로로 이 모임의 의견을 전달할 수도 있고, 청와대에는 공개적, 비공개적 행위 등을 통한 다양한 (의견 전달) 방법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친이직계 중에서도 핵심으로 꼽히며 청와대와 소통이 원활한 인물이다. 당 비대위에는 이 연판장에 동의한 김영우, 김선동, 의원이 들어가 있다.
이날 발표된 연판장에는 △청와대 참모진 조기 개편 △일방통행식 국정운영 수정 △세종시와 4대강 사업 국민 요구 수렴 △전당대회를 통한 새로운 리더십 창출 △계파적 이해를 대변하는 모든 활동 중지 및 화합을 위한 구체적 △친서민정책 적극 개발 등 6개항이 담겨 있다.
이들은 연판장을 통해 "우리는 6.2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한나라당과 청와대, 정부의 일방적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의 강력한 경고로 받아들인다"며 "우리 자신들의 불철저함과 무기력을 반성하고 한나라당의 쇄신과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앞장설 것을 굳게 결의하면서 이같은 사항을 이루기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전한 의구심, 靑에 진압당했던 '7인 성명파'의 추억
이들의 말대로 쇄신파가 총 50명의 의원을 규합할 경우 만만찮은 진지가 될 수도 있지만 추동력을 받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전날 초선의원 모임에 참여했던 중도성향의 한 의원은 쇄신 동력에 의구심을 표하며 "작년처럼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고 부정적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특히 전날 초선 모임 등을 통해 쇄신에 부정적인 견해를 표했던 'MB 친위대'들이 연판장에 상당수 서명을 한 것은 의아한 부분이다. 이들은 '쇄신'의 명분에 동의하는 것과 별개로 "쇄신파들이 너무 나간다"는 판단을 하게 될 경우 대거 이탈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쇄신정국에서 이른바 '7인 성명'을 주도하며 쇄신을 요구하던 김용태, 권택기 등 친이계 의원들이 청와대의 '진압'에 결국 물러선 사례는 이같은 우려를 뒷바침해준다. 청와대는 이번에도 '쇄신파'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성식 의원은 이날 기자들이 제기한 다양한 의구심에 대해 "물을 길어와 이제 팔팔 끓이고 있는데, '숭늉'까지 당장 만들어 드릴 수는 없지 않느냐"며 "일단 대오를 형성한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연판장'에 서명한 한나라당 초선 의원 명단 강명순, 강성천, 구상찬, 권영진, 권택기, 김동성, 김선동, 김성수, 김성식, 김성태, 김세연, 김영우, 김용태, 김태원, 김학용, 김효재, 나성린, 박대해, 박민식, 박보환, 박상은, 박영아, 배영식, 성윤환, 신성범, 신지호, 여상규, 유일호, 유재중, 유정현, 윤석용, 이두아, 이종혁, 이진복, 이화수, 정양석, 정태근, 정해걸, 조원진, 조전혁, 주광덕, 황영철, 현기환, 홍일표, 홍정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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