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지방선거 후폭풍에 따른 지도부 사퇴로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10일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 그러나 '강성 친이'가 대거 포함된 비대위원들의 면면 때문에 "쇄신은 물건너 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김무성 원내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14명 규모의 비대위 인사를 마쳤다.
비대위원은 당연직인 고흥길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친박계로는 6선의 홍사덕, 4선의 김영선, 3선의 이학송, 재선의 진영, 초선의 김선동 의원이, 친이계로는 3선의 이병석, 안경률, 초선의 안영환, 김영우 의원이 됐다. 친이계 원외 인사로 정용화 전 청와대 비서관, 박해춘 전 충남지사 후보가, 중립 성향으로는 재선의 김기현 의원이 포함됐다.
겉으로는 계파 안배를 하면서 초선 3명, 재선 2명을 포함시켜 '참신함'을 보여주는 것 같지만, '쇄신파'로 꼽힐만한 인사가 없다는 게 문제다. 친박계이면서 민본21 소속인 김선동 의원 정도가 눈에 띨 뿐이다.
대신 친이계에는 포항-동지상고-고려대 출신으로 차기 사무총장에 이름이 오르내렸던 '강성 친이' 이병석 의원이 포함됐다. 당 사무총장을 지냈던 안경률 의원도 친이계 핵심으로 꼽히며, 김영우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직계'다.
비대위 인선에서 '쇄신파'가 대부분 빠지게 된 것은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쇄신파'의 활동을 일부 청와대 참모들이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인선을 주도한 김무성 원내대표가 "청와대와 보조를 맞춰 '쇄신정국'을 정면돌파하려고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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