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신륵사 정자 주변엔 요즘 묘한 풍경이 연출되곤 합니다.
남한강 공사현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바위에서, 강을 내려다보는 사람들의 뒷모습이 그것입니다. 뒷모습엔 숨길 수 없는 표정과 진심이 숨어있다지요. 뒤돌아서는 모습까지 쓸쓸해 보이니 그 속에 담겨 있는 진심은 무엇일까요?
여주의 이포리의 강변. 동네 어르신들의 소일거리 중 하나는 멍하니 공사현장을 쳐다보는 것입니다. 물끄러미 강을 한참이나 내려다보시던 한 할아버지는 짧은 말을 남기고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강에 힘이 없어, 물도 물고기도 없어"
아주 잠깐 사이의 일이었습니다.
ⓒ 최항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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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노소 누구나 이런 참담한 강의 풍경 앞에서는 서로 다르지 않은 말과 몸짓을 보여줍니다. 신륵사 일대는 인근 주민들에겐 어릴 적 소풍을 오곤 하던 추억의 명소라고 하는데요. 이곳을 다시 찾은 어른들은 강이 많이 변했다며 혀를 내둘렀고 처음 이 곳을 찾은 도시 아이들은 강을 가로지르는 포클레인에 어리둥절해하며 돌아섭니다.
추억 말고 사라진 것들이 또 있을까요?
말라 비틀어진 단양 쑥부쟁이와 신음하는 강가의 누치를 아시나요?
이들은 지구상에서 오직 대한민국에만 살고 있는 고유종들 입니다.
이것들이 우리 강에서 사라진다면 이 희귀한 생물들은 이 세상에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되어버립니다.
ⓒ 최항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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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다음 순서는 누구일까요?
여기서 그만두면 더 큰일이 난다는 무리들이 있습니다.
매몰비용의 함정에 빠져 4대강을 지속해야 한다는 사람들 말입니다.
지금 그만두면 더 큰 부작용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더 큰 부작용이라,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그들도 알고는 있는 모양입니다.
생명과 그것을 키우는 자연에 대해 찬성하고 반대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4대강 사업을 단순히 찬반으로 나누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어쩌면 매몰비용을 운운하는 그들이 원하는 대결구도 일지도 모릅니다.
사고를 쳐놓고도 대안을 내놓으라고 다그치신다면,
어린아이처럼 말해 볼까요.
나쁜 일의 유일한 대안은 당장 그만두고 다시는 하지 않는 겁니다.
나머지는 자연과 자연스러움이 알아서 할 거니까요.
ⓒ 최항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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