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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발로 밟고 곤봉과 방패로 내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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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발로 밟고 곤봉과 방패로 내리쳤다"

故전용철 사인 규명 청문회…국과수에 집중포화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을 주축으로 여야 의원 8명으로 구성된 '고 전용철 농민 사망 사건과 11월 15일 여의도 농민대회 경찰 폭력진압 진상조사 국회의원 모임'은 8일 국회에서 청문회를 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을 상대로 고인의 사망원인 등을 집중 추궁했다.

***"그날 우리는 '뒤통수'를 조심하라는 소리를 들었다"**

사건이 발생한 농민대회 현장에 있었던 농민들은 이날 청문회에서 "전 씨가 벌러덩 뒤로 넘어지자 경찰들이 그를 발로 밟고, 곤봉으로 내리치고, 또 방패로 내리쳤다"면서 전용철 씨의 사망이 경찰의 폭력적 진압에 의한 것임을 주장했다.

사건 당시 여의도광장 국기게양대 부근에서 농민들이 경찰들에게 쫓기는 것을 목격했다는 배검 씨는 "경찰들이 그에게 달려가 방패로 먼저 가슴을, 그 다음에 머리를 내리쳤다"고 증언했다. 그는 "감히 아무도 나설 수 없는 험악한 분위기에서 한 농민(고인)이 갑자기 경찰들 앞으로 나서 그만하라고 호소했다"고 덧붙였다.

농민대회 당시 경찰에게 맞아 뒷머리를 다쳤다는 윤선미 씨는 "경찰은 농민대회 초반부터 사람들의 후두부를 가격하는 데 주력했다"며 "농민대회 참가자들 사이에 '머리 뒤를 조심하라'는 말이 나돌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경찰은 대회 참가자들뿐 아니라 여성, 노인을 막론하고 지나가는 시민들에게도 후두부 가격을 했다"고 말했다.

한편 박래군 인권운동사랑방 소장은 "7일 오후 5시 고인이 폭행당한 장소로 추정되는 여의도 인근 공원에서 당시의 상황을 재현하는 현장검증을 실시한 결과 사망사건의 책임이 경찰에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범대위는 이같은 현장검증 결과를 9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박 소장은 "다른 시위 때와 다르게 이번 농민대회에서는 경찰들이 초반부터 폭력적으로 나왔다"며 "전 씨가 아닌 다른 누구라도 죽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경찰이 의도적으로 '전 씨가 집 앞에서 넘어져 죽었다'고 흘리고 다닌다"며 "경찰만 열린 자세로 임하면 사건이 금방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과수 "'넘어졌다'고 한 적 없다"…"국과수가 경찰의 잘못된 변명 도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소견을 둘러싼 그 간의 의문점들도 청문회 도마에 올랐다.

충남 보령경찰서의 부검에 대한 감정을 의뢰받은 국과수는 11월 25일 "전 씨는 넘어지면서 두부에 손상을 입고 뇌출혈, 두개골 골절 등으로 사망했다"는 감정결과를 발표했으나, 이틀 후인 27일 인도주의실천의사협회(인의협)는 국과수의 이런 감정결과를 정면으로 반박했었다.

청문회에서 국과수와 인의협은 고인의 사인이 '외상에 의한 두개골 골절 및 뇌출혈'로 인한 것이라는 데에는 동의했다. 그러나 국과수는 "두부손상의 형태가 대측충격손상이기 때문에 고인이 넘어져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인 반면, 인의협은 "다른 요인으로도 대측충격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다른 외적 작용에 의한 사망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국과수 측은 "넘어져서 사망했다'고 직접적으로 말한 적이 없다"며 "다만 그럴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과수의 이원태 소장은 "'대측충격손상'이 무엇에 의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며 "또한 부검 시 그 부분은 경찰이 수사를 통해 조사해야 한다고 분명히 말했다"고 해명했다. 국과수의 서중석 중부 분소장도 "언론보도에 '집에서 넘어져 다쳤다'고 나와 깜짝 놀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강기갑 의원은 "'다른 외력에 의해 다칠 가능성'이 단 1%라도 포함되어 있었다면 '넘어져서 다쳤다'는 무책임한 말을 하지 않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경찰이 이 말을 받아 전 씨의 사인에 대해 국민들을 오도한 것"이라고 추궁했다.

이처럼 대측충격손상의 원인뿐 아니라 고인의 몸에 남아 있는 멍들, 왼팔의 상처, 평소의 건강상태 등을 두고 국과수가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고, 인의협과 서울대 법의학팀 등의 의견은 이와 달라 진실이 밝혀지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청문회를 주최한 의원들과 유가족 전용식 씨 등은 한결같이 '진실 규명'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으나, 사건의 당사자인 경찰 측은 청문회 출석을 거부했다. 경찰 측은 "현재 경찰에서 수사 중에 있어 출석해 답변하기가 어렵다"고 불출석 이유를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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