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31일 외상에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무상을 기용하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자민당 간사장 대리를 관방장관에 임명하는 내각개편을 단행했다. 다니가키 사타카즈(谷垣楨一) 재무상은 유임됐다.
이번 개각의 특징은 이른바 '포스트 고이즈미' 후보의 내각 전진배치와 대 아시아 외교의 강경기조 유지로 요약할 수 있다.
그동안 이번 개각에 대해 고이즈미 총리가 외상에 온건파인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관방장관을 기용함으로써 한국 및 중국과의 외교관계 개선을 도모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었다. 그가 아시아 중시외교를 표방함으로써 자신의 야스쿠니 참배 강행으로 악화된 이웃나라와의 관계 회복을 꾀할 것으로 예상됐던 것이다.
그러나 고이즈미 총리는 이러한 관측을 깨고 강경파인 아소 다로 전 총무상을 전격 기용했다. 이러한 결정은 고이즈미 총리가 남은 임기(내년 9월까지)에도 아시아 주변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강경 외교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소 신임 외상은 "창씨개명은 조선인이 희망해 이뤄졌다"는 망언으로 물의를 빚은 인물이다. 그는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서는 "총리가 야스쿠니에 가지 않는다고 일중관계가 갑자기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고 스스로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있으며, 제3의 추도시설 건립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의 부친은 일제시대 1만623명의 조선인 징용자들을 끌고 가 노역시킨 아소탄광(전후 아시아시멘트로 상호변경)을 경영했다. 아소 외상 역시 부친에 이어 이 탄광의 사장을 지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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