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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hairman 김정일' 호칭 처음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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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hairman 김정일' 호칭 처음 사용

[베이징통신3] 분위기 조성에는 도움 되나 실질 내용은?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27일 제4차 6자회담의 기조연설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Chairman(위원장) 김정일'이라고 호칭했다. 공식석상에서 처음으로 나온 호칭이었다.

힐 차관보는 이날 연설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북핵문제를 평화적, 다자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원칙을 확인했고 김정일 위원장도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만나 한반도 비핵화가 김일성 주석의 유훈임을 확인했다'면서 이런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힐 차관보가 김 위원장에 대해 'Chairman'이라고 호칭한 사실은 베이징 기자단 내에서 단연 '이날의 관심사'였다. 미국 정부 고위 관리들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김 위원장을 이런 '존칭'으로 호칭한 일이 과거에는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최소한 기록상으로는 그렇다. 지금까지는 고작 'Mr'란 호칭이 최상급의 성의표시였던 것이다.

기자들은 'Chairman'이란 단어가 갖는 함축적 의미에 주목해 '김일성 주석의 유훈'은 어떻게 표현됐는지 확인했다. 결과는 다소 맥 빠지는 것이었다. 힐 차관보는 이 대목을 그저 'legacy of his father'라고 간략히 표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조연설의 내용과 표현은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미국의 이런 언사는 단순한 호칭 문제가 아니라 나름의 '대북 유화 조치'로 해석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그동안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정부 고위 관리들이 김정일 위원장에 대해 존칭을 사용하기는 커녕 '독재자'라고 비난해 온 데 대해 북한이 강력 반발해 왔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기 때문이다.

미국으로서는 이 단순한 호칭 하나에도 나름의 의미를 담아 회담에 임하는 자신들의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주고 싶었을지 모른다. 특히 호칭에는 그다지 큰 '양보'와 '희생'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면서 북한으로부터 보다 유연한 자세를 이끌어 낼 단초가 될 수 있을 터이니 '립 서비스'를 한 단계 높이지 못할 이유가 있겠는가.

당연한 얘기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형식'이나 '표현'보다는 '내용'일 것이다. 본질적인 북핵 문제의 해결로 가는 도상에서 여전히 장애물로 남아 있는 핵 폐기의 범위 등에 북한과 미국은 여전히 큰 이견을 보이고 있다.

과연 회담 사흘째인 28일 이후 북한은 이런 립 서비스에 얼마나 화답할지, 또 미국은 '표현'을 넘어 '실질적인 내용'에 있어서도 얼마나 진전을 이룰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양측 모두에게 내용 상의 진전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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