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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은 '求同存異'하고 '凝集共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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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은 '求同存異'하고 '凝集共識'해야"?!

[인사말에 드러난 각국 입장] 美 "대북 에너지 해결할 준비"

제4차 6자회담에 임하는 각국의 기본 입장은 27일 있을 기조연설을 통해 확연히 드러나겠지만 26일 개막식에서 제시된 인사말을 통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美 "대북 에너지 해결할 준비, 침공 의사 없어"**

이날 참가국들의 인사말은 각 5분여에 불과했으나 기본 입장을 드러내는 데는 충분했다. 우선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지난 제3차 6자회담 당시 미국의 기본 입장에 지난 13개월간 보여 온 일부 변화를 포함시켜 인사말을 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영구적으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게(permanently, fully and verifiably) 폐기한다는 결정을 내리면 미국을 포함한 다른 참가국들은 말 대 말과 행동 대 행동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차 회담 의장성명에서 참가국들은 '평화적 해결을 위해 말 대 말과 행동 대 행동의 단계적인 과정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이같은 발언은 그 연장선상에 놓인 것이었다.

그는 아울러 "북한을 침공하거나 공격할 의사가 없다"면서 "북한을 사실상 주권국가로 본다"고 강조해 3차 회담 이후 미국이 밝혀 온 대북 기본 자세를 재차 표명했다. 그는 또 6자회담 틀 안에서 북한과의 양자 협의 및 북 핵무기 프로그램의 6자회담을 통한 해결 등도 언급했다.

그는 이밖에 "모든 참가국들은 북한의 안전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명확히 해 왔으며 북한의 에너지 필요를 해결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도 명확히 해 왔다"고 말해 대북 중유 제공에 미국이 참여할지 여부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한편 이날 발언 가운데 '영구적이고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게'라는 표현은 사실상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와 같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CVID 표현 가운데 그 동안 북한이 '완전한(complete)'이란 단어에 대해서만은 패전국에나 요구하는 발언이라며 강력 반발했고 미국은 제3차 회담부터 이 단어를 사용해 오지 않았다.

표면적으로 보면 미국은 CVID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기본적인 입장은 같았고 'complete'가 'fully'로 변경돼 다소 변화된 모습을 보였으나 그 뒤 기조연설 등을 통해 이 표현이 핵 폐기 요구와 연관돼 강경 입장을 대변하는 식으로 사용될 경우 회담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는 이밖에 해체 대상으로 '북핵 프로그램'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기존 입장대로 모든 북핵을 대상으로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은 그간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 프로그램'도 처리 대상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美 북미 접촉에 '진지한 협의' 평가. <아사히> "북 핵보유 통보" **

미국의 이같은 입장에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관심거리다. 개막식 이전의 사전 접촉은 탐색전의 성격이 강한 만큼 26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양자 접촉에서는 미국의 보다 구체적인 입장이 전달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북미 양국은 25일에 이어 26일에도 양자 접촉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미국은 지난 25일 북미 접촉에 대해서는 진지한 협의였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는 메시지만 서로 주고받는 것이었고 '대화'가 아니었으나 초보적인 첫 만남이었고 서로가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지만 비교적 '논의'를 주고받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북한은 이날 북미 접촉에서 김계관 부상을 통해 힐 차관보에게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북한은 2.10 성명을 통해 핵 보유를 선언했었다. 신문은 이에 대해 "핵 보유국으로서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미국 등에 안전 보장이나 에너지 지원 등의 담보 조치를 요구하고 교섭을 유리하게 진행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국 "시간은 누구 편도 아냐" 중대 제안 설명**

한편 한국 정부는 이날 개막 인사말을 통해 6자회담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이라는 원칙적인 입장과 함께 대북 중대 제안을 재차 설명했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시간은 누구 편도 아니다"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각측의 입장을 배려하고 서로의 이익을 존중하는 용기"라고 회담 당사국들에 당부했다.

그는 또 대북 에너지 지원 방안을 설명하며 "이런 제안으로 출발해 북은 핵을 포기하고 다른 국가들은 관계정상화와 안전보장 등 상호 조치를 분명히 약속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외에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강조하면서 일본에 대해서는 '회담 초점을 흐리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일본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핵문제 이외에 납치와 미사일 문제까지 거론해 회담 분위기를 순간 경색시키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6자회담을 평화적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수단 틀로 보지만 이번 회담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이루지 못하면 6자회담의 유효성과 신뢰성에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해 6자회담의 유용성을 불신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中 "한걸음씩 걷다 보면 목적지 도달"**

이밖에 중국 리자오싱 외교부장은 개막식 환영사를 통해 "평화적인 대화의 방향을 견지하는 것은 각국의 이익을 유지하는 유일하고 정확한 선택이며 6자회담은 대화를 통해 한반도 핵문제를 해결하는 현실적이고 유효한 경로"라며 평화적인 북핵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지역의 영구적인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은 각국의 근본이익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밖에 이날 연설에서 고사성어를 적극 활용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가 사용한 첫 번째 고사성어는 '구동존이, 응집공식'(求同存異, 凝集共識). 이는 '일치하는 점은 취하고 의견이 다른 점은 잠시 보류해 공동인식을 같이 한다'는 뜻으로 이번 회담에 임하는 주최국 중국의 입장을 대변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세상무난사, 지파유심인'(世上無難事 只怕有心人)이란 고사성어도 활용했다. '세상에 어려운 일이란 없다. 단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란 뜻으로 이는 회담에 임하는 각국에 대한 당부의 말로 해석되고 있다. "밥을 한 술 한 술 먹다보면 언젠가는 배가 불러지고 길은 한 걸음씩 걷다 보면 언젠가는 목적지에 도달하고 언덕을 하나씩 오르다 보면 언젠가는 산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알렉세예프 외무차관은 "이번 회담 결과를 공동 문건 형식으로 만들 필요가 있고 공동 문건에는 6자회담의 목표와 기본 원칙에 대한 이해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원칙적인 입장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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