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테러로 얼룩진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가 8일(현지시간) 빈곤에 시달리는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을 2010년까지 연간 5백억 달러로 배증하고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서는 신흥공업국과 논의를 시작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폐막했다.
이같은 성과물에 대해 환영과 비판의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지구촌은 큰 소리로 고함을 쳤지만 G8은 소곤거렸을 뿐”이라고 강한 실망감을 내비쳤다.
***런던 테러로 얼룩진 G8회의 폐막, 아프리카 지원 5백억달러로 확대**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글렌이글스에 모인 G8 정상들은 이날 ‘글렌이글스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사흘간의 회의 일정을 마쳤다.
G8 정상들은 이번 회의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아프리카 지원 문제에 관해 원조금을 2010년까지 연간 5백억달러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토니 블레이 영국 총리는 이와 관련 G8 정상들과 아프리카 7개국 정상들이 배석한 가운데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것은 아프리카 빈곤을 끝내지는 못하겠지만 끝낼 수 있다는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G8은 또 아프리카 빈국 등 18개 국가의 부채를 탕감키로 하고 아프리카 평화유지군을 2만명 육성키로 했으며 아프리카를 포함해 전세계 빈국에 대한 연간개발원조금도 2010년까지 현재 5백억달러에서 1천억 달러로 확대키로 했다.
이번 회의에서 아프리카 원조와 함께 또다른 관심을 모았던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 인도 등 신흥공업국과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대화를 시작하기로 합의했으나 교토의정서를 둘러싼 미국 부시 행정부와의 이견은 좁히지 못해 구체적인 대안과 행동계획을 마련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블레어 총리와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이에 대해 “교토의정서에 반대해 오던 미국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인 것만 해도 성과”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밖에 이번 G8 회의에서는 ▲팔레스타인 사회간접시설에 개발원조금으로 30억달러 제공 ▲유럽연합 대외원조를 2010년까지 GDP의 0.56%, 2015년까지는 0.7%로 확대 ▲불공정 무역의 대표적 사례로 지목돼 온 농업보조금 철폐 등에도 합의했다.
***결과물에 찬-반 반응 엇갈려, “지구촌 고함, G8은 소곤거릴 뿐” 비판 **
이같은 공동성명에 대해 세계 각국과 시민단체들의 반응은 찬-반으로 엇갈렸다.
우선 아프리카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 ‘라이브 8’ 콘서트를 기획했던 봅 겔도프는 “위대한 날”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했으며 아프리카 지원 활동으로 잘 알려진 U2 멤버인 보노도 “전 세계가 말했고 정치인들은 이를 들었다”고 반겼다. 아울러 아프리카연합(AU) 의장인 올로세군 아바산조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G8 지원계획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많은 아프리카 전문가들과 활동가 및 지원단체들은 이번 계획이 너무 모호하며 부족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특히 ‘전세계빈곤퇴치행동촉구’ 의장인 쿠미 네이두 박사는 “전 세계는 큰 소리로 고함을 쳤지만 G8은 속삭였을 뿐”이라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옥스팜도 공동성명 내용에 대해 “돌파구를 기대했던 전세계 활동가들의 희망에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기독교 원조’라는 단체도 “매우 실망스런 결과”라고 평가했으며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커다란 도약은 없었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서도 ‘세계야생동물기금’의 대표인 제니퍼 모건은 “교토의정서에 대해 미국과 여전히 이견이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G8 성명에서 의미있는 것은 없다”고 비판했으며 '공공정책연구센터' 등 많은 시민단체들도 구체적인 행동계획이나 시간표가 포함돼 있지 않다고 실망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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