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총재, "1.4분기 성장률, 2%대 그칠듯"

상반기 성장률도 3%내외될 것, 올해 4% 성장 난망

한국은행 총재가 1.4분기 경제성장률이 2%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의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수치여서, 앞으로 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박 총재, "1.4분기 성장률, 담배생산감소로 3%에도 못미칠 것"**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콜금리를 동결시킨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경제가 지난 1.4분기를 저점으로 해서 횡보하고 있다"면서 "1.4분기 경제성장률은 담배생산감소가 0.4%포인트 가량 끌어내리는 바람에 3%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박 총재는 "작년까지만 해도 올해 경제전망이 상반기중에 연 3% 수준의 저성장이 유지되다가, 하반기 잠재성장률을 5% 수준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봤으나 상반기 대충 3% 내외가 될 것"이라면서 "3%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0.1에서 0.2% 내외가 될 것"이라고 상반기 3% 성장률에도 자신없어 했다.

지난해말 한은은 올해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상반기에 3.4%, 하반기 4.4%로 연간 4.0%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러한 전망을 감안할 때 1.4분기 성장률이 3%에 못미친다는 것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4% 달성도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가능하다.

게다가 1.4분기 경제성장률 하락의 주요요인이 담배생산 감소로 들만큼 국내총생산(GDP)에서 담배 한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 GDP 기준으로 0.62%에 달한다는 점에서 하반기에도 이같은 성장률 감소가 우려된다.

작년말 담뱃값 인상을 앞두고 소매상들이 담배 사재기에 나선 탓에 올해 1.4분기중 담배 생산이 작년 동기대비 50%나 급감, 1.4분기 GDP에 0.4% 정도의 하락요인이 생겼다는 것을 감안할 때, 보건복지부가 예정대로 오는 7월부터 담뱃값을 1갑당 5백원씩 추가 인상키로 하고 관련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이미 4% 성장률은 물건너 간 것이 되는 셈이다.

박 총재는 이르면 2분기부터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리라는 당초의 전망을 다시 하반기 이후로 미루면서 그 이유에 대해 "세계경기의 둔화현상,유가상승,북핵문제 환율하락 등 외생적 요인들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물가상승률 2.5% 이하 돼야 금리 인하 고려"**

이같은 저성장에도 불구하고 박 총재는 재경부 등의 금리인하 압박에 대해 "앞으로 물가상승률이 연 2.5% 이하로 내려가는 상황이 되면 금리인하를 고려할 수도 있으나 물가가 그렇게 되리라고 확신하지도 않고 있으며, 현 단계에서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부동산 가격 상승 확산 조짐에 따른 일각의 금리 인상 요구에 대해서도 "저금리 정책에 따른 자산 버블 가능성에 대해 부동산 문제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아직은 중앙은행이 개입할 단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간 금리역전 가능성에 대해 박 총재는 "정책금리의 역전가능성은 많으나 시장금리와는 별개"라고 전제한 뒤, "역전이 되더라도 반드시 자본의 해외유출을 의미하지 않으며 일부 유출이 있더라도 환율을 걱정하는 마당에 정도의 문제일 뿐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총재는 특히 "위안화 절상문제와 관련해 환율에 이미 70~80%가 반영됐고 반영이 안된 부분도 긍정과 부정적 효과가 서로 상쇄돼 전체적으로 우리 경제에 별 영향을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