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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젊은 정치가들 사이에서 '핵무장론'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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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젊은 정치가들 사이에서 '핵무장론' 일고 있다"

중국에 유사시 '일본 핵무장' 경고, "90일내 2천개 핵무기 보유 가능"

중국이 북핵문제의 유엔 안보리 회부를 추진중인 미국과 일본의 강경노선에 대한 분명한 반대입장을 밝히며,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의 도발적 대북 비난발언 등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일본은 북한이 핵무장을 할 경우 일본도 핵무장에 나설 수 있음을 경고하며 중국의 보다 적극적 역할을 주문했다.

일본이 마침내 외교무대에서 '핵무장'을 거론하기에 이를 정도로, 한반도 주변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가는 양상이다.

***왕자쉬엔 "북한 체면 상하게 하는 미국발언이 사태 악화시켜"**

7일 <지지통신> <마이니치> <산케이> 등 일본언론에 따르면, 중국공산당의 외교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왕자쉬엔(王家瑞) 대외연락부장은 6일 밤 베이징을 방문중인 야마자키 다쿠(山岐拓) 총리보좌관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일본의 북핵문제 안보리 회부후 경제제재 움직임을 거론하며 "중국은 어디까지나 (북핵문제는) 6자회담에서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안보리 회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왕 부장은 또 "내가 지난 2월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을 때 김 위원장은 '미국이 체제보장을 해준다면 6자회담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왕 부장은 이어 최근 부시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에 대해 "체면을 상하게 하는 발언을 잇따라 하고 있다"며 "(일본은) 미국을 설득해 북한의 체면을 존중하는 발언을 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 최근 북핵문제 악화의 근원이 미국쪽에 있다는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야마자키 "젊은 정치가들 사이에서 핵무장론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야마자키 비서관은 "북한의 핵개발은 일본의 국내정치에도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며 "젊은 정치가를 중심으로 북핵에 대항하자는 '핵무장론'이 일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그러나 일본은 결코 핵무장을 행하지 않을 것이며, 한반도의 비핵화를 통해 내정(內政)상의 위구심을 불식시키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발언은 중국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압박하는 것인 동시에, 북한이 핵실험 등을 강행할 경우 일본도 핵무장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가능해 주목된다.

야마자키 보좌관(68)은 고이즈미 총리가 "나의 방패"라고 부를 정도의 최측근으로, 자민당 부총재이던 2002년 5월 여성 스캔들로 부총재직 및 의원직을 사퇴했다가 지난 4월 중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현재 고이즈미 총리의 보좌관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지난해 4월 중국 다롄(大連)에서 북한의 송일호 외무성 부국장과 비밀리에 접촉, 납치문제 해결을 위해 고이즈미 총리가 재방북하는 길을 닦기도 했던 '북한통'이기도 하며, 자민당내 야마자키파(派)를 이끌고 있는 거물급 정치인이다.

***오마에 "일본 결심만 하면 90일내 핵폭탄 2천개 생산 가능"**

일본의 '핵무장론'은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그러나 고이즈미 총리의 최측근이 중국공산당 외교책임자를 만난 자리에서 일본의 핵무장 가능성을 언급한 대목은 중차대한 의미를 갖는다. 북한이 핵실험 등을 강행할 경우 일본도 핵무장으로 대응할 수 있음을 중국측에 통고한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야마자키 보좌관이 말했듯, 실제로 일본 극우정치인들 사이에는 핵무장론이 광범위하게 나돌고 있으며 핵무장 준비는 이미 완료된 상태다.

일본의 대표적 컨설던트이자 원자력공학박사인 오마에 겐이치(大前硏一)는 지난 4월29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핵무장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인식을 밝힌 바 있다.

오마에는 '북한의 핵 보유가 명백해지면 일본도 핵무기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일본은 마음만 먹으면 90일 내 핵무기를 제조해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기술적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모든 실험 과정을 30~40년 전에 다 끝냈다. 일본은 50t 이상의 플루토늄을 비축하고 있다. 핵폭탄 2천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일본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국민 정서 때문이다. 약 90%의 일본인이 핵무기 개발에 반대하고 있다. 핵무기의 유일한 희생자였던 일본인들은 지금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비극을 잊지 못한다"면서도 "하지만 북한 핵무기의 직접적인 위협이 현실화하는 상황이 되면 여론이 핵무장 쪽으로 확 돌아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반대하지 않겠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꼭 그렇다고 보지 않는다. 미국과 일본은 군사적으로 너무나 가까운 동맹이 되었다. 우리가 이라크에 병력을 파견한 것은 일본 자위대나 미군이나 마찬가지라는 미국 측 판단 때문이다. 일본의 핵 무장을 미국의 핵 무장과 동일한 것으로 미국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의 핵 무장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의해 금지돼 있다'는 질문에 대해서도 “미국만 결심하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 문제다. 만일 일본이 북한 핵무기의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는 상황이 되면 고이즈미 총리는 부시 대통령과 담판해 일본 핵 무장에 대한 지지를 얻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시와 고이즈미는 위험할 정도로 가깝다"고 답했다.

그는 "미국이 당장은 이라크나 이란 ·시리아 등 중동지역에 힘을 집중하고 있지만 한국이나 일본이 북한의 실체적 위협에 직면하는 상황이 되면 힘을 이쪽으로 옮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재정적 또는 물리적으로 도저히 감당하기 어렵다고 느끼게 되면 일본이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을 갖추는 것을 허용할 것으로 본다. 일본은 이미 북한 미사일의 위협에 맞서 미국과 미사일 방어(MD)체제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의장을 지낸 정근모 전 과학기술처 장관도 일본의 핵무장과 관련, 얼마 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을 갖게 되고, 미국이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하는 그 순간 일본은 핵보유국의 지위를 갖게 될 것"이라며 "일본은 이미 핵폭탄 설계작업을 끝내 놓은 상태이고 플루토늄 원자폭탄의 기폭장치를 만드는 데 필요한 온갖 전자기술을 다 갖고 있으며 인공위성을 쏘아올릴만큼 추진체 기술도 세계 수준"이라고 일본의 핵무장을 경고했었다.

북한의 핵무장 승부수가 일본의 핵무장론을 공론화하며, 한반도 주변정세를 급박하게 몰아가는 중차대한 국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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