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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한반도 전쟁' 가능성 본격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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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美, '한반도 전쟁' 가능성 본격 거론

일부 친미인사 "대북 선제공격 동의", 최성 "1차 북핵위기보다 심각"

국내외에서 '한반도 전쟁' 발발 가능성까지 공식, 비공식적으로 언급되는 등, 긴장감이 빠르게 높아가고 있다.

***고든 NSC위원장 "한반도 전쟁, 사전경고 없이 발발할 것"**

우선 최근 대북강경 제재 노선을 분명히 하고 있는 미국정부가 '한반도 전쟁' 발발 및 '선제공격' 가능성을 공개리에 언급하고 나섰다.

데이비드 고든 미 국가정보위원회(NIC) 위원장은 3일(현지시간) 미 의회 '2005 군기지 통폐합위원회(BRAC)' 청문회 증언에서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맹비난하며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매우 격렬하고 파괴적이 될 것이며, 이 전쟁은 사전 경고도 거의 없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 고위당국자가 한반도에서 '사전 경고 없는 전쟁' 발발 가능성을 언급하며 전쟁이 '매우 격렬하고 파괴적이 될 것'이라고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든 위원장은 특히 "북한이 공공연하게 핵보유국 지위를 추구하는 것은 역내 미국 이익에 대한 가장 심각한 도전 중 하나"라며 "북한은 김정일이 권좌에 있는 한 변함없이 매우 우려스러운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해, 미국의 목표가 단순한 비핵화가 아니라 '김정일 정권 제거'임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그는 "김정일은 핵탄두를 미 영토에 투하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며 "북한의 상습적인 확산 활동은 현재 그 자체로도 걱정스러운 일이지만, 미래에 핵무기나 핵물질을 판매하겠다는 자신의 위협을 실제로 행동에 옮길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김정일 정권 제거의 당위성을 거듭 강조했다.

외교가에서는 고든의 이같은 발언을 유사시 미국이 김정일정권 제거를 위해 선제공격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최성 의원 "현재상황, 94년 1차 북핵위기때보다 심각"**

우리 정치권에서도 '제2차 한국전쟁' 발발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소속인 최성 열린우리당 의원도 5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워싱턴내에 있는 네오콘(신보수주의) 그룹이나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 외교가 북한에 대해 무력적인 선제공격까지 검토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그랬을 때 한반도는 상상할 수 없는 제2 전쟁과 참화가 올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훨씬 더 심각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미국의 대북 선제 군사공격 카드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물론이다. 대단히 구체적으로 미국 내부적으로 준비되고 있고 ,한반도에 있어서 전쟁의 가능성은 비율상으로 대단히 낮다고 하더라도 참으로 위험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나는 미국이 북한 핵문제 외에도 인권문제 마약문제 등을 통해 북한을 제2의 이라크화하려 하지 않나 하는 우려를 하고 있다"면서 "유엔 안보리 제제보다도 더 심각한 것은 김정일 정권의 조기 붕괴 전략을 부시 행정부가 추구하고 있다는 북한의 의구심이고, 나도 그런 기류에 대해 상당히 경계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죠지프 디트로니 대북협상특사가 '북한의 핵물질 제 3국 이전이 될 경우 악몽과 같은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한 발언과 관련해서도, "악몽의 시나리오라고 하면 핵물질을 수출하거나 그에 상응하는 북한의 실질적 핵실험이 됐을 경우 미국이 이라크에서 한 것처럼 북한에 대해 정밀 타격을 함으로써 예방적인 조치를 하겠다는 의미로 생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지난 94년 영변의 핵 위기 상황은 지금보다 훨씬 상황이 심각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당시 페리 미 국방장관은 영변에 대한 군사공격을 구체적으로, 놀라울 정도로 실질적인 북한 선제 공격을 검토했었다"며 "만일 그랬을 경우 한반도가 전쟁의 참화속으로 빠졌을 것"이라며, 94년도 1차 북핵위기 당시의 상황과 비교해 현재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최 의원은 "따라서 우리가 경계해야 할 부분은 어떤 형태로도 북한의 핵을 저지시켜야 한다는 것 못지 않게 어떤 경우라도 한반도에서 제2의 전쟁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상식적으로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은 북한의 대남 보복공격의 위험성이 있다. 때문에 북한의 핵 개발 저지 못지 않게 북한에 대한 미국의 선제공격론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가 대단히 위험하게 생각하는 것은 북한이 자포자기식의 대남 도발을 해올 가능성"이라며 "미국이 계속해서 선제공격을 북한 핵개발 포기의 유력한 카드로 활용할 경우 김정일 정권등 북한 지도부는 '이렇게 해선 체제 유지가 안되겠다, 이것은 미국의 김정일 정권에 대한 거세전략'으로 판단할 것이고, 이럴 경우 미국이 선제공격을 하느냐 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제한적인 대남도발과 같은 극한적인 혼돈상황으로 갈 수 있는 위험성이 대단히 높다"고 우려했다.

***미국 "선제공격이 경제적"에 일부 국내인사 "동의"**

이처럼 국내외에서 '한반도 전쟁' 발발 가능성이 공개리에 거론되기 이전에, 미국과 한국의 민간 차원에서도 '한반도 전쟁' 가능성이 은밀히 타진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국내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유력 국제정책 싱크탱크 최고책임자가 한국을 방문해 국내의 전직 관료, 의원, 민간연구소장 등 민간 신분의 외교전문가 5명과 회동을 했다.

이 책임자는 이날 회동에서 "되지도 않을 6자회담을 질질 끄느니, 차라리 북한을 선제공격하는 게 비용이 적게 들지 않겠냐"고 말해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미국정부는 지난 몇년간 탈북자 등을 다시 북한으로 들어가게 하는 방식등을 통해 전쟁이 발발했을 경우 북한 민간인들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면밀히 조사해왔다"며 "그 결과는 극한적 굶주림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대다수 민간인들은 '싸우려 해도 먹어야 싸우지 않겠냐'고 냉소적으로 답해, 전쟁이 발발하더라도 북한군부만이 싸우지 이라크처럼 다수 국민이 저항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전쟁 과정에 불가피한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전쟁이 최선책이라는 최근의 미국측 생각을 전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다수 인사들은 전쟁발발시 한반도가 입게 될 가공스런 피해를 예로 들며 반대입장을 밝혔으나, 참석자중 K모씨는 "미국측 판단에 동의한다. 선제공격을 통해 김정일체제를 붕괴시키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라고 동의해 참석자들을 또한차례 놀라게 했다. 현직 교수인 K모씨는 국내 메이저 언론에 왕성한 집필활동을 하고, 미국 싱크탱크와도 해마다 한-미 심포지움을 열고 있는 내로라하는 국제외교전문가다.

이 모임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이날 대화내용은 외교전문가들 사이에는 물론 청와대 등에도 전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노무현대통령이나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이 지난달 '미국인보다 더 친미적인 한국인들' '영어 잘하는 한국인들'의 문제점을 질타한 것도 이런 전후사정에서 기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인들에게 '뜬금없어' 보였던 청와대의 친미인사 비난발언은 한-미 일각의 '한반도 전쟁론'에 대한 비판이었다는 전언이다.

***현대경제연구원 "8~9월이 1차 고비"**

한편 현대경제연구원도 6일 보고서를 통해 최근의 한반도 위기 고조와 관련, "6자회담 중단 1년을 앞두고 북한은 원자로 가동 중단에 이어 폐 연료봉 재처리 시사 등을 통해 핵 위기를 고조시기고 있고 이에 대해 미국도 UN 안보리 회부 가능성 시사 등의 강경책으로 맞대응함으로써, 북핵 위기는 ‘말 대(對) 말’에서 ‘행동 대 행동’으로 옮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며 "더욱이 부시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간의 인격적 비난 발언은 6자회담 복귀 자체를 더욱 지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연구원은 향후 북핵 전망과 관련, "단기적으로는 UN 총회가 개최되고 가동 중단된 원자로에서의 폐 연료봉 추출 및 재처리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8∼9월이 1차 고비가 될 것이나, 향후 추이가 매우 불투명한 상태"라며 "한반도는 긴장 속에 대치 상태가 지속되면서 남북 관계와 추가적인 경협 확대에 부정적 영향이 미쳐 속도 조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따라서 정부는 북핵 상황이 악화되거나 중장기화되지 않도록 북-미 양측에 대한 위기관리 능력을 제고하는 동시에,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완벽한 안보 대비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이 말한 '만약의 사태'란 한반도 전쟁을 의미하는 것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와 관련, 국내 금융계 일각에서는 "최근 전세계적 과잉생산-과다경쟁 체제속에서 GM 포드 등 미국의 주력 제조업체들의 경쟁력이 급속히 약화되는 과정에 미국이 세계의 주요 제조업기지중 하나인 한국에서의 전쟁을 통해 과잉생산 문제를 해소하려는 게 아니냐"는 '음모론적 시각'도 나돌고 있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북폭 일보직전까지 갔던 94년 1차 북핵위기때보다 삼엄한 상황이 전개되는 상황으로, 그 어느 때보다 민족적 각성과 대처가 요구되는 중차대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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