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정책'을 주도한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이 최악의 경우 미국과 일본이 이라크 침공때 미국-영국과 마찬가지로 유엔의 틀밖에서 북한에 대한 연합군사작전을 전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국내의 전-현직 고위관계자 가운데 유사시 미-일의 대북 공격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경고한 것은 정 전 장관이 처음이어서, 큰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안보리 회부는 형식. 미-일, 유엔 틀밖에서 대북 연합작전 가능성"**
정세현 전 장관은 25일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열린 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 전 장관은 최근의 한반도 긴장 고조와 관련, "미국의 안보리 회부론, 핵실험 준비설 등은 미국이 상당히 계산된 행동을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본다"며 "안보리 회부를 한다고 하지만 안보리에 가봤자 중국, 러시아가 반대하면 의장성명 하나가 나오기 쉽지 않은 현실인만큼, 안보리 회부론은 일단 그런 수순을 밟아서 북핵문제를 키우고 이슈화하고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의도하는 다음 단계'와 관련, "(미-일) 연합작전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며 "이라크 같은 경우 미국이 유엔 밖에서 작전을 했다. (따라서 한반도에서도) 일본을 끌어들이고 또는 국제사회에 관심을 유도해서......, 상당히 위험하다. 연합작전이 시작된다면, 유엔 틀밖에서 한다면, 이 부분은 우리가 굉장히 조심해야 하고 면밀히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전 장관은 '미-일 연합작전이 미-영 이라크침공과 동일한 의미냐'는 질문에 대해 "이라크 상황에서처럼 그럴 수 있다"며 "일본이 요즘 북핵문제라든가 여러 가지 문제와 관련해서 완전히 미국과 보조를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미-일 작전 막기 위해 여야 단결하고 남북정상회담 조기개최해야"**
정 전 장관은 이같은 사태가 저지하기 위한 우리의 대책과 관련, "우리는 미국을 설득을 해야 한다"며 "우리 국내의 여론이랄까 이런 것이 분열되면 미국을 설득하기 어려우나 국론이 통일되면 설득할 수 있다"고 국론통일을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다시 말해서 정치권에서 문제의 심각성에서 인식을 가지고 정치권에서 한 목소리로 미국에게 요구를 해야 되고 그런 바탕에서 정부가 교섭해야 한다"며, 구체적으로 "지난 3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미국에 가서 좀 더 구체적이고 좀 더 현실적으로 대담한 제안을 (북측에) 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것을 당시에 열린우리당에서 바로 받았어야 했다. 그때 당대표 경선 때문에 정신이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이라도 되살려 한 목소리로 우리나라가 호소해야 한다"고 여야가 일치해 미-일 연합작전을 저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노대통령에 대해서도 "노대통령은 '북핵문제가 해결되어야 정상회담을 하든지, 남북 협력을 활성화시키든지 할 것'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일이 이렇게 다급하게 되면 정상회담의 목표를 수정해서 일단 북핵문제와 관련된 한국정부의 입장이랄까 관점을, 김정일 위원장한테 직접 설명하고 납득시키는 선에서 목표를 수정해서 정상회담을 빨리 추진한다"며 "(정상회담은) 올해 안이 아니라 빠른 시일내에 한다"고 조속한 정상회담 개최를 촉구했다.
다음은 정 전장관 인터뷰 전문.
***"미-일, 유엔 틀밖에서 대북 연합작전 가능성"**
문: 최근 북핵 6자 회담이 자꾸 늦어지니까 미국측으로부터 북핵문제 유엔 안보리 회부, 또 북한 핵 실험설 등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이같은 얘기들을 들으시면서 어떤 점을 느끼고 계십니까?
정세현: 미국의 안보리 회부론, 핵실험 준비설 등등은 미국 역시 상당히 계산된 행동을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봅니다. 결국 6자회담에 참가하고 있는 다른 나라들, 한국, 중국, 러시아 이런 나라들을 압박을 해서, 특히 중국을 압박해서 북한을 회담에 끌어들이기 위한 (미국의) 일종의 계산된 행동이 아닌가 싶습니다. 미국은 될 수 있으면 대가를 치르지 않고 북핵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 북한은 북한대로 많은 대가를 받으려고 하는 그런 와중에 미국이 계산된 행동을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만 안보리 회부론은 그렇습니다. 안보리 회부를 한다고 하지만 안보리에 가봤자 중국, 러시아가 반대하면 의장성명 하나가 나오기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
그런 면에서 안보리 회부론은 일단 그런 수순을 밟아서 북핵문제를 키우고 이슈화하고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것이다. 무슨 얘기냐 하면 (미.일) 연합작전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있죠. 이라크 같은 경우 미국이 유엔 밖에서 작전을 하잖아요. 일본을 끌어들이고 또는 국제사회에 관심을 유도해서......, 상당히 위험한 거죠. 연합작전이 시작된다면, 유엔 틀밖에서 한다면, 이 부분은 우리가 굉장히 조심해야 하고 면밀히 대비해야 한다고 봅니다. "
문: 아까 미국과 북한 간 대화가 결렬되고 유엔 안보리 회부마저 실패로 돌아갈 경우 미국이 유엔 밖에서 연합적전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셨는데?
정세현: 힐 차관보가 지난 주말에 서울에 들어오지 않았습니까? 들어오면서 ‘다른 방법도 생각해봐야 한다’는 표현을 썼습니다. 다른 방법이란 1차적으로 안보리 회부도 생각했을 수 있습니다만 안보리회부는 아까도 말씀드린대로 중국이나 러시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결의안도 못나오거든요. 의장 성명 하나 못나오기 때문에 그 단계를 형식상 거치고 그 다음 연합작전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거죠.
문: 유엔 결의안을 거치지 않고 바로 어떤 액션을 취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까? 미국이 이라크에서 영국의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북핵 문제에서 일본의 도움을 받아서?
정세현: 이라크 상황에서처럼 그럴 수 있는 것이죠, 일본이 요즘 북핵문제라든가 여러 가지 문제와 관련해서 완전히 미국과 보조를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죠.
***"국내여론-정치권, 한 목소리로 미국 설득하고 저지해야"**
문: 이렇게 될 경우 얼마나 위험한 것입니까? 우리의 대책은?
정세현: 매우 심각합니다. 우리는 미국을 설득을 해야 합니다. 근데 우리 국내의 여론이랄까 이런 것이 분열되면 미국을 설득하기 어려운데 국론이 통일되면 설득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정치권에서 문제의 심각성에서 인식을 가지고 정치권에서 한 목소리로 미국에게 요구를 해야 된다고 합니다. 그런 바탕에서 정부가 교섭해야죠. 예를 들어 지난 3월 중순, 하순인가요. 박근혜 대표가 미국에 가서 좀 더 구체적이고 좀 더 현실적으로 대담한 제안을 (북측에) 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것을 당시에 열린우리당에서 바로 받았어야 했습니다. 그때 당대표 경선 때문에 정신이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이라도 되살려 한 목소리로 우리나라가 호소해야 합니다.
문: 당시 박근혜 대표의 발언, 특히 헤리티지 재단에서의 발언에 대해 미 보수파들도 상당히 충격적이었다고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만? 볼튼이 유엔 대사로 가면 북핵 문제, 어떻게 되겠습니까?
정세현: 볼튼 대사가 임명되면 안보리로 회부하려 하겠지만 안보리는 한계가 있다고 말씀드렸고 그 점에선 볼튼이 있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고 저는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볼튼이 국무부에 있을 때 그런 문제에 더 힘을 쓸 수가 있었습니다.
***"중국 성의 다하고 있어, 미국이 문제"**
문: 중국이 진정으로 북한 핵 해체를 원한다고 보십니까?
정세현: 중국은 북한이 핵을 가지게 되면 동북아시아의 핵보유 도미노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매우 불리하다고 생각하죠. 특히 대만이 핵을 가질 수 있는 단서를 마련하기 때문에 북한의 핵보유는 실질적으로 막으려고 하는 것이 중국의 입장이라고 봅니다.
문: 중국이 미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북한을 경제적으로 압박할 가능성도 있겠습니까?
정세현: 미국은, 중국이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도록 역할을 하는 것을 바라고 있고 그게 간단치는 않지만 중국은 성의를 다 하고 있다고 봅니다. 문제는 미국이 어느 정도 양보를 해줘야 하는데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으면서 중국만 압박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 미국이 중국이 북한을 회담에 복귀시키기 위해서 일방적으로 협조, 요구만 하지 않고 압박과 협조 요구를 병행하는 그런 식으로 나가겠죠. 채찍을 들고 북한을 압박하는 것도 있고 전술일 수도 있지만 채찍만 갖고는 안되겠죠. 당근을 보여주면서 특히 중국으로 하여금 북한을 설득하게 하고 싶으면 중국이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여지를 줘야죠. 지금 미국이 그 점을 간과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문: 북한은 미국이 북한 요구조건을 들어주기 전까지는 안나오겠다고 하는데....
정세현: 저는 압박만 해서는 북한이 6자 회담에 나오기 어렵다고 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체제안전보장이란 표현을 쓰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김정일 정권을 인정하고 그 토대위에서 회담을 하자 그런 얘긴데, 이거 안 해주면 나오기 어렵지 않겠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문: 그러면 6자 회담은 물 건너 간 것입니까.
정세현: 중국이 계속 압박하고, 북한은 6자회담에 나오겠다고 하고 있으니까 시간은 좀 걸리겠죠. 그때까지 ‘물건너 간 것이다’라고 단정적으로 우리가 예단하는 것보다 우리가 이걸 어떤 식으로 푸느냐에 관련해서, 예컨대 미국이 지난번에 주권국가라고 했습니다만 주권국가보다는 좀 더 진전된 표현을 쓰는 약속이 있어야 북한이 회담에 나올 수 있고 이렇게 해야 북한이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 미국이 그렇게 해야죠.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풀기 위해서 대화 협상에서는 이익의 교환이 이뤄져야 합니다. 지금 이익의 교환 구도를 미국이 인정하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북한과 미국 모두 강경파가 득세"**
문: 북한 내부에 온건파가 힘을 잃고 점차 강경파가 득세하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할까요.
정세현: 북한 내부의 여러 정세를 가지고 감지를 해보면 상황이 풀리지 않으니까 북한내 강경파가 득세한 것 같습니다. 대남관계에서도 강경파가 득세하고 온건파의 목소리가 없어져버린 게 아닌가 싶습니다. 미국 역시 네오콘, 또는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 같습니다. 유엔 안보리 회부론이라든가 이런 것을 모두 강경파들이 득세를 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봅니다.
문: 북한 김영남 위원장과 이해찬 총리 발언이후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정세현: 원론적인 얘기죠. 일부 언론에서 너무 좋게 해석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김영남 위원장을 수행하고 있는 외무성의 부국장 정성일이란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 한 얘기를 보면 남쪽에서 당국대회 재계를 거론하길래 해당기관과 상의해보겠다고 말했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 식으로 본다면 일단 북한은 남쪽의 당국대화 재개 요구를 이런 문제와 관련해서 신중하게 여러 가지 조건을 재고 평가를 해서 방침을 정할 것으로 봅니다.
문: 북한이 상당히 전략적으로 발언한 것으로 봐야 할까요.
정세현: 북한이 기본적으로 핵문제가 생긴 이후에 미국과의 관계를 가늠을 하고 남북관계를 풀어나가려 하는 '주미 종남'의 자세가 너무 강합니다. 이게 문제에요. 그동안 북한의 자세가 온당치 않다는 얘길 많이 했습니다만 요즘 만날 기회마저 없으니 그런 충고를 할 기회가 없습니다만, 조금 더 기다려 봐야겠습니다.
***"남북정상, 무조건 빨리 만나야"**
문: 노 대통령이 최근들어 핵문제 선결 조건에 매달리지 않고 또 언제 어디서건 남북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는 시사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정세현: 글쎄요. 북측으로써는 남쪽이 회담에 매달리는 게 아니냐며 착각할 수도 있죠. 그런 점에서는 항상 용어를 신중히 쓸 필요가 있고 남북정상회담 말씀을 하니까 생각이 나는데, 원래 김대중 대통령께서 6.15정상회담을 할 때는 교류, 협력 문제만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평화문제를 얘기하지 못했거든요.
2차 정상회담에서 평화문제를 얘기해야 합니다. 그런데 중간에 핵문제가 불거져 버렸던 거죠. 이렇게 되면 정상회담의 목표를 수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노대통령께서 북핵문제가 해결되어야 정상회담을 하든지, 남북 협력을 활성화시키든지 할 것이라는 말씀은 많이 하셨는데, 일이 이렇게 다급하게 되면 정상회담의 목표를 수정해서 일단 북핵문제와 관련된 한국정부의 입장이랄까 관점, 김정일 위원장한테 직접 설명하고 납득시키는 선에서 목표를 수정해서 정상회담을 빨리 추진해야 합니다.
문: 올해안에 정상회담이 열려야 하겠습니까.
정세현: 올해 안이 아니라 빠른 시일내에 해야죠. (그러나) 북한이 '주미 종남'의 자세가 강하기 때문에 호응해 올 지는 그것은 아직 예상할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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