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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경기 하나가 일깨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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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경기 하나가 일깨운 것'

김민웅의 세상읽기 〈213〉

만일 다음과 같은 주장들을 듣게 되면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1910년 일본이 한국을 합병한 것은 조선을 서구 열강의 침략으로부터 지켜내고 스스로 근대화할 수 있는 힘이 없던 조선을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다. 조선은 오랫동안 중국의 속국이었고 여기에서 풀려난 것은 청일 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한 이후 조선이 독립국임을 선언한 것에서 비로소 이루어졌다."

이것만이 아닙니다.

"당시 조선은 왕조의 무능과 관료들의 부패, 그리고 백성들의 비참한 생활상으로 무너져가고 있었고 중국과 러시아가 잇달아 조선을 지배하려는 야욕에 불타 있었고 이러한 상황은 자칫 일본의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었다. 자기 스스로 근대화할 능력이 없던 조선을 일본은 일단 독립국의 지위로 만들어 외세의 지배로부터 보호했다."

이야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일본은 조선이 일본의 발전된 상황을 동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합방과 그 뒤 내선일체의 정책으로까지 상황을 전개시켰고 이 모든 비용을 일본이 지출했다. 도로와 철도, 교육과 의료시설, 지독한 문맹의 처지에 있던 조선에 문자보급과 근대문명의 혜택을 맛볼 수 있도록 했다. 1945년 패전 이후 일본이 조선 땅에 남겨 놓고 온 재산목록과 그 가치를 따지자면 보상을 받아야 할 것은 도리어 일본이다."

이러한 역사인식은 바로 오늘날 일본의 우파들이 펼치는 논리입니다. 이야기의 각도를 좀 달리해보도록 하지요.

"1945년 2차대전이 끝나고 난 뒤, 곧바로 한국에 독립국가가 서는 것은 당시 조선의 능력으로 보아 되지 않을 일이었고 따라서 미국은 군정을 실시하여 한국을 보호하고 새로운 근대화의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한국은 오랫동안 일본의 속국이었고 진정한 독립국이 된 것은 미국의 보호 아래 이루어진 일이었다."

더 밀고 나가보면, "당시 한국의 형편상 자기 스스로 무언가 발전을 이루어내기는 턱도 없이 부족한 형편에 있었고 그래서 미국이 지켜주지 않으면 독립국가의 유지 자체가 어려웠다,

그 이후에도 역시 마찬가지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한국은 스스로 자기를 지킬 능력이 없어서 미국이 지켜줘야 하고 좀 더 발전된 경제를 이루기 위해서는 교육, 의료, 금융, 문화 등의 분야에서 미국식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 한국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 일이다."

이러한 논리는 다음의 주장과 맞닿아 있습니다.

"전략적 유연성이나 자유무역 협정 FTA나 모두 미국의 이익이 아니라 한국의 이익에 보다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 미국의 군사적 보호와 미국의 시장에 최대한 적극적으로 편입되는 것이 한국의 21세기적 발전에 결정적인 의미를 갖는다" 등등.

이러한 논리와 주장은 지금 이 나라의 향방을 결정지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상대가 일본인가 미국인가의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외환은행이 투기자본 론스타에 매각 되는 과정에서 외환은행의 가치를 조작해서 헐값에 팔아버린 매판적 관료의 실상이 드러난 바 있고, 세계야구 경기에서도 미국의 일방적인 입김이 얼마나 문제가 많은가를 우리는 이번에 뼈저리게 경험했습니다. 미국의 이라크 침략 3주년의 결과가 어떤 것인지도 우리는 분명하게 보고 있습니다.

실력을 바탕으로 전적(戰績)이 좋아도 결승전 직전에 탈락할 수 있는 경기방식에 더 이상 끌려 들어갈 수는 없습니다.

야구 경기 하나가 많은 것을 일깨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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