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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하라, “노무현은 3류. 對日비판은 인기회복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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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하라, “노무현은 3류. 對日비판은 인기회복용"

'새역모' 후원회원으로 후소샤 보급에 앞장, 끊임없는 '극우 망언'

일본의 대표적 극우정치인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 도지사가 3일 노무현 대통령의 대일 비판을 "인기회복책이며 정치가로서는 3류 수법"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시하라, "盧 對日 비판, 인기회복책-3류수법"**

3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이시하라 도쿄도지사는 이날 오전 일본 <후지 TV>의 '보도 2001' 이라는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해 '노 대통령이 역사 문제 등과 관련해 대일 비판을 계속하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 "대통령 자신의 인기 회복을 위해 역사문제 등으로 일본을 비판하고 있다"면서 "이는 눈앞의 이익만 생각한 것으로 정치가로서는 3류 방식"이라고 비난했다.

<후지 TV>는 일본 극우단체인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왜곡교과서를 펴낸 후소샤 출판사 및 극우신문 <산케이신문>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는 일본 최대의 민방으로, 이날 대담 출연자들도 극우인사 일색이었다.

이시하라는 현재 일본에서 가장 인기있는 대중정치인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인기 소설가 출신인 그는 90년대토 <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 등의 반미서적으로 일본인의 쇼비니즘을 자극하는 등 일관된 극우의 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90년대 일본경제가 장기침체에 빠지면서 미국과의 헤게모니 다툼에서 일본이 참패하자, '반미'에서 180도 입장을 바꿔 '친미'를 외치면서 미-일동맹 강화를 통한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 1999년에는 도쿄도지사에 출마해 오마에 겐이치 등 상대방 후보들을 압도적 표차로 제치고 승리를 거두었으며 지난해 4월 도지사선거에서도 역시 압도적 표차로 재선에 성공했다. 이시하라는 '새역모'를 공개리에 후원하고 있는 '새역모 회원' 3백7인 가운데 1인이기도 하다.

일본언론들은 "고이즈미 총리의 인기가 떨어지면 '이시하라 신당 구상'이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시하라를 일본을 이끌어갈 차기 대권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시하라의 "망언 시리즈'**

이시하라의 망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시하라는 지난 2003년 10월28일, 11월 중의원서거를 앞두고 자민당후보 지원유세를 돌던 중 북한에 의한 납치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통해 "그들(조선인)의 총의로 일본을 선택했으며, 우리는 결코 무력으로 침범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었다.

이시하라는 "오히려 한반도가 분열해서 의견 취합이 안되니까, 그들의 총의로 러시아를 선택할 지, 중국을 고를 지, 일본으로 할 지를 (생각한 것이며), 근대화가 크게 진전된 같은 얼굴색을 한 일본인의 도움을 얻으려고 해서 세계 여러 나라가 합의한 가운데 합병이 이뤄졌다"고 주장했었다.

그는 또 사흘뒤인 2003년 10월31일 정례 기자회견에서도 "(조선인이) 청과 러시아, 일본 가운데 어디로 가야할 지에 대해 토론을 거친 후 차선책으로 일본을 선택했으며 이는 역사에 기록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시하라는 "(조선에서) 독립운동이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당시 한반도는) 중국 아니면 러시아에 병합되려던 형국이었고, 그렇게 될 바에야 청나라의 실질적인 속령(屬領)으로부터 해방시켜준 일본에 (운명을) 일임했다고 보는 게 정확한 역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조선의 정치인들이 이 문제를 대표기관에서 합의해서 채택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면서 "당시 국제연맹도 누구도 일본을 비방한 사람이 없었다"고 강변하기도 했다.

이시하라는 또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프랑스가 폭거를 벌였고, 인도네시아에서는 네덜란드인이 수백만명을 죽이고, 필리핀에서는 맥아더의 아버지가 독립파를 억눌러 40만명을 아사에 몰아넣었다"며 "그런 것에 비하면 일본이 (조선에서) 행한 식민주의는 그래도 인도적이고 인간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시하라, 권력 앞세워 후소샤 교과서 채택에 앞장서**

이시하라는 망언에 그치지 않고, 도쿄도지사라는 막강한 지위를 이용해 후소샤 교과서 채택 등에 앞장서기도 했다.

'새역모' 후원회원이기도 한 그는 지난해 8월26일 도쿄도(都) 교육위원회로 하여금 2005년 4월 개교 예정인 도쿄도의 첫 도립 중-고 일관교육학교인 하쿠오 고교부속중학교가 후소샤 교과서를 채택하게 만들어, 당시 큰 파문을 불러일으켰었다.

이날 회의에는 6명의 교육위원회 위원이 참석, 채택 대상에 올라온 8종류의 역사교과서 가운데 후소샤판 교과서 채택에 5명이 찬성했다. 이들 5명의 교육위원은 이시하라 도지사의 전직 참모 등 핵심측근들이다.

도쿄도 교육위원회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오는 2010년까지 10개의 중-고 일관교육학교를 설립할 계획을 갖고 있어 다른 9곳에서도 후소샤판 교과서가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시하라 도지사는 도쿄도가 앞장서 후소샤 교과서를 채택함으로써 단기간에 후소샤 교과서 보급률을 10%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시하라는 그동안 평균화 교육으로 '일본의 혼'을 가르치던 교육이 행방불명됐다며 "명문사립학교 부활을 통한 교육중흥"과 "교육을 통한 일본정신 강화"를 주장하는등, '교육의 군국주의화'를 앞장서 주창해왔다.

***천황에게 신사참배 강요하기도**

이시하라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천황에게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요할 정도의 극우인사이기도 하다.

이시하라 도지사는 지난해 8월15일 2차세계대전 당시 일본측 A급 전범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뒤 기자들에게 "일본 천황도 국민의 일원으로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었다.

야스쿠니 참배를 지난 2000년부터 5년째 하고 있는 이시하라는 "천황이 (내년의) 패전 60주년에 참배하면 천황밖에 완수할 수 없는 국가에 대한 큰 책임을 이루게 되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같이 주장했었다.

이시하라야말로 현재 일본극우들이 추진중인 군국주의 부활의 '쇼군(將軍)'인 것이다.

***일본 극우들의 '딸랑딸랑'**

이같은 이시하라의 주장에 대해 <후지TV> 대담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아부'와 '동조'로 호응했다.

아이사와 이치로(逢澤一郞) 일본 외무성 부대신은 독도 문제를 거론하며 "다케시마(독도의 일본 명칭) 문제로 한일 관계가 흔들리고 있지만 다케시마가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일본 정부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화답'했다.

야기 슈지(八木秀次) 다카사키(高崎) 경제대학 조교수는 "다른 나라의 역사교과서 기술이 자신들의 의도대로 되지 않았다고 해서 수정을 요구하는 등 압력을 가하는 것은 내정간섭"이라고 한국과 중국 등의 일본 왜곡 교과서 비판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외에 사쿠라이 요시코라는 저널리스트는 역사인식 공유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한-일간 공동연구에 대해 "일본학자와 한국학자 모두 '이제 그만두자. 불가능하다'면서 두 나라의 역사인식 공유는 불가능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면서 "역사문제로 일본을 공격하는 것은 한국과 중국의 전통적인 방식이며 그런 사실을 정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국민 60%, 나카야마 망언 지지**

<후지TV>는 한편 이날 방영분에서 지난달 31일 수도권 성인남녀 5백명을 대상으로 전화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하고 나카야마 나리아키 일본 문부과학상의 발언에 대한 지지가 찬성 60.2%, 반대 26.4%로 월등히 높게 나왔다고 강조했다.

나카야마 문부상은 지난달 29일 "다케시마가 일본 영토라는 것이 현 학습지도요령에는 없다"면서 "다케시마가 일본 영토라는 것을 학습지도요령에 명기해야 한다"고 말해 노골적으로 독도를 일본 땅으로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해 파문을 낳은 바 있다.

방송은 또 "일본 역사교과서에 대해 한국의 반발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각국의 역사 인식은 같아야 된다고 생각하냐"는 설문도 실시했다. 이에 대해 응답자의 48.4%는 반대했으며 43.4%만이 찬성하지 않았다고 방송은 강조했다.

일본의 우경화가 얼마나 광범위하게 진행중인가를 보여주는 한 증거다.

***이시하라, 이명박 시장 등의 항의에 콧방귀**

현재 도쿄도와 서울시는 '자매도시 결연'을 맺고 있다.

지난 2003년 10월 이시하라 도지사의 망언에 대해 서울시는 1천만 시민의 이름으로 이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2004년 8월 도쿄도 교육위원회가 후소샤 교과서를 채택하자, 이명박 서울시장은 그해 9월16일 이시하라 도쿄도지사에게 유감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이명박 시장은 당시 서한에서 "역사는 지나간 사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고 미래를 구축해 가는 기초가 되기 때문에 객관적인 시각으로 기술하고 받아 들여져야 한다"며 "(왜곡된) 역사교과서가 도쿄도립교에서 채택된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일이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이시하라는 이같은 항의나 비판에 콧방귀도 뀌지 않았고, 또다시 망언을 퍼붓기에 이르른 것이다.

과연 이시하라의 망언에 대해 한국의 차기대통령을 꿈꾸고 있는 이명박 시장 등이 어떻게 대응할지, 예의주시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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