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맥주회사인 아사히맥주가 롯데그룹과 손잡고, 우리나라의 국민기업인 진로소주를 사들이려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아사히맥주는 후소샤 역사왜곡교과서 제작을 물질적으로 지원하는가 하면,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적극 주장하고 있는 일본의 대표적 극우기업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현재 중국에서는 아사히맥주에 대한 불매운동이 강하게 일고 있으나, 국내는 아사히맥주의 정확한 실체마저 알지 못해 변변한 대응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요미우리신문> "아사히맥주, 진로 입찰에 참여할 것"**
일본의 <요미우리> 신문은 30일 일본 기린맥주의 진로소주 입찰 포기 소식을 전하며 "아사히 맥주가 한국의 기업과 컨소시엄을 짜 30일 행해지는 진로소주 입찰에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그동안 진로의 인수를 둘러싸고 기린맥주와 아사히맥주 2개사가 일본국내의 소주사업 강화를 위해 한국 최대 소주 메이커인 진로 쟁탈전에 참가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아사히맥주와 컨소시엄을 짠 한국기업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진로 입찰 희망자들은 30까지일 최종입찰제안서를 주간사인 메릴린치에 내도록 돼 있다.
***롯데그룹, "아사히맥주와 손잡고 진로 입찰제안서 냈다"**
그러나 취재결과, 아사히맥주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기업은 롯데그룹이며 이미 이들은 오래 전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그룹은 30일 이와 관련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진로소주 인수를 위해 롯데호텔과 롯데칠성, 아사히맥주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지난 2월14일 입찰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사히맥주와의 컨소시엄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 2000년 아사히맥주와 컨소시엄을 짜 해태음료를 인수한 롯데는 2004년 7월 해태음료 경영권을 아사히맥주측으로 넘겨, 아사히맥주의 한국진출 창구가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도 하다.
***롯데그룹과 아사히맥주간 '철혈동맹'**
아사히맥주는 일본내 맥주시장 점유율이 40%에 달하는 일본 최대 맥주회사로, 그동안 한국시장 공략에 집요한 집착을 보여왔으며 한국진출에 가장 확실한 파트너는 다름아닌 롯데그룹이다.
외국자본의 국내기업 사냥을 감시하고 있는 '김영진 M&A연구소'에 따르면, 아사히맥주와 롯데그룹간 연대의 뿌리는 깊고 강고하다.
롯데칠성과 일본 아사히맥주의 합작회사인 하이스타는 올 들어 법인명을 '롯데아사히주류'로 바꾸고 마케팅과 영업사원을 대거 확충하는 등 조직 정비에 나섰다. 롯데그룹은 2005년초 롯데칠성의 영업본부장인 정황 전무를 이 회사 사장으로 발령해, 영업력을 한층 강화했다. 정 사장은 롯데 계열사인 세븐일레븐의 대표도 겸하고 있어 전국 편의점을 통한 아사히맥주 판매 확대도 예상된다.
롯데아사히주류는 원래 롯데칠성의 자회사였으나 2004년 10월 롯데칠성이 42억원, 아사히측이 7억5백만원을 증자해 자본금 50억원의 합작기업으로 변신했다. 현재 아사히맥주를 비롯해 와인과 위스키 등을 수입 판매하고 있다.
롯데칠성과 아사히측은 특히 진로를 공동 인수해 롯데아사히주류를 중심으로 한일 소주사업을 확대한다는 시나리오도 세워놓고 있다. 진로 인수에 성공할 경우 롯데아사히주류는 한국과 일본 주류업계의 주요 강자로 곧바로 떠오를 전망이다.
아사히측은 이 같은 국내 주류시장 진출과 별개로 해태음료를 통한 음료사업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2004년 7월 해태음료의 최대주주로 부상한 뒤 강점을 지닌 차 음료와 기능성 음료의 신제품 개발을 측면 지원하고 있다. 아사히맥주 음료사업본부는 일본 음료시장에서 6위를 달리고 있다. 해태음료가 연이어 내놓은 '아미노업'을 비롯해 '야채과일 100' 녹차 '다원' 등이 아사히 본사에서 생산기술을 지원한 음료다.
2000년 해태음료를 인수할 당시 일본 히카리인쇄그룹이 51% 지분을 보유한 최대 주주였으나, 2004년 아사히가 히카리측 지분 21%를 확보해 총 41%로 늘리면서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해태음료 인수에도 호텔롯데가 19% 지분으로 참여해 아사히를 도왔다.
주류전문가들에 따르면, 아사히맥주가 한국시장 공략에 집착하는 것은 일본 맥주시장이 수십년간 불황을 겪으면서 대체 활로를 한국과 중국에서 찾고 있기 때문으로, 아사히맥주는 중국에도 맥주회사와 음료회사를 갖고 있다. 업계는 또한 아사히맥주가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체결 이후 무관세 교역에 대비, 한국 시장의 터닦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아사히맥주는 후소샤 교과서의 강력한 물질후원자**
아사히맥주의 진로 사냥 시도 등 국내진출이 문제되는 것은 아사히맥주가 일본의 후소샤 역사왜곡교과서의 적극적 물질 후원자이자,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을 적극 주장하고 있는 일본의 대표적 극우기업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한국침략을 정당화하고 있는 후소샤 교과서를 제작하고 있는 일본극우들의 모임인 '새역모' 홈페이지를 보면, 아사히맥주는 2001년 새역모에 공식후원금을 내며 후소샤 교과서 제작 및 확산을 물질적으로 지원했다.
또한 아사히맥주의 전 회장이자 명예고문인 나카조 다카노리(中條高德)도 새역모 지지자로 정식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최근에는 후소샤 역사교과서 편찬위원회 회보와의 인터뷰에서 "야스쿠니(靖國)신사에 참배하지 않는 정치인은 정치할 자격이 없다"고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요하기도 했다.
새역모 지지자에는 아사히맥주의 나카조 명예고문 외에 미쓰비시, 쓰미토모, 가와사키, 도시바, 이스즈 등 일본굴지 기업의 CEO와 임원들을 비롯해 각계인사들이 3백7명이나 참여하고 있다.
***중국은 치열한 아사히맥주 불매운동, 한국은 조용**
이처럼 아사히맥주는 일본내 극우화를 주도하면서도 한국 대표기업 사냥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아직 아사히맥주의 실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국내 시민단체들이 독도-후소샤 교과서 파문을 계기로 일부 일본기업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선언했으나 여기에도 아사히맥주의 이름은 빠져 있으며, 술집이나 편의점 등에서도 아사히맥주는 폭발적 판매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에 최근 중국의 분위기는 다르다.
중국의 <신문화보(新文化報)> 29일자 보도에 따르면, 아사히맥주 등 일본 우익기업들이 후소샤판 역사교과서 편찬위원회에 자금을 제공한 사실이 보도된 이후 창춘(長春)시내 음식점에서 아사히맥주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 아사히맥주를 취급하던 일식집과 한식당에서는 손님들의 기피가 계속되자 아예 다른 맥주로 바꾸어 팔고 있다고 신문은 밝혔다.
식당을 찾는 고객들은 "중국을 일본의 가해자라고 망언을 일삼는 기업들이 중국에서 물건을 팔아 이윤을 내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즉시 사과하지 않는다면 다시는 아사히맥주를 마시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슈퍼마켓에서는 아사히맥주 판매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고객들의 항의까지 잇따르자 진열대에서 치우거나 아예 반품에 나선 곳도 있다.
이와 함께 슈퍼마켓 업주들은 모임을 열어 아사이맥주를 계속 판매할 것인지를 놓고 협의를 벌이는 등 불매운동이 시민에서 판매업자로까지 점차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침략과 대동아전쟁을 통해 본원적 부를 축적해온 일본기업의 제국주의적 역사와, 그들의 최근 우경화 움직임에 대해 철저한 연구와 국민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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