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케시마의 날’ 통과직후 日정찰기 독도 접근

공군편대 출동-세차례 경고후 기수 돌려. 의도적 도발 가능성

일본 시마네현 의회의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날’ 조례 통과로 한국이 강력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조례안이 통과되던 민감한 시점에 일본 자위대 소속 정찰기가 독도 인근에 접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항공기의 독도 접근은 이달 들어 벌써 세 번째이고, 특히 군용 항공기의 독도 접근은 올해 들어 처음이라 의도적인 도발일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케시마의 날’ 통과 당시 日정찰기 독도 인근 접근**

군 당국에 따르면 16일 낮 12시 40분쯤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 RF-4C 정찰기 1대가 독도 인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접근, 공군 전투기들이 비상 출동하는 사태가 발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자위대 정찰기는 당시 KADIZ 밖 10마일(약 16km), 독도 남쪽 37마일(약 59km)까지 접근했으며 이를 포착한 대구 공군 제2중앙방공통제소(MCRC)에서는 ‘일본 정찰기는 독도에 접근하지 말고 화항하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일본 정찰기가 이같은 경고를 무시하고 계속 독도쪽으로 접근하자 제2MCRC는 동해상에서 일상적인 초계비행을 하고 있던 F-4 팬텀 전폭기 2대에 임무전환을 명령, 독도 인근 상공으로 긴급 출동하도록 조치했다.

제2MCRC는 이어 ‘회항하라’는 세 번째 경고를 했으며 그제야 일본 정찰기가 기수를 돌려 한-일 양국 군용기가 근접해 대치하는 긴박한 상황은 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일본의 RF-4C 정찰기는 F-4 팬텀 전폭기를 개조한 것으로 한국 공군이 보유한 O-2와 비슷한 기종으로 50km 떨어진 목표물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정찰용 광학카메라를 보유한 정찰기다.

***공군 편대 출동-세차례 경고후 기수 돌려. 의도적 도발 가능성 등 정밀 분석**

한편 이번 일본 정찰기의 출현은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조례가 통과되던 바로 그 민감한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도적인 도발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물론 정부와 군 당국은 "이번 활동도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 상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문제삼을 수는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일본 정찰기의 이같은 접근은 올 해들어 처음 있는 일이고 '다케시마의 날' 제정 당일날 이뤄졌으며 최근 세차례에 걸쳐 일본 항공기가 독도로 접근했다는 점에 주목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일본 <아사히신문> 소속 경비행기가 독도 상공으로 무단 진입을 시도, KADIZ 1마일 바깥까지 접근했었으며 다음날인 9일에는 일본 해경의 해상초계기가 KADIZ 8마일 인근까지 접근해 우리 공군 전투기가 긴급 출동하는 사태가 발생했었다.

일본 해경 해상초계기가 접근할 당시 우리 군 당국은 “이 초계기는 자위대 소속도 아니고 일본 해경으로서 JADIZ를 따라 자국 영공 순찰을 도는 늘상 해오던 활동을 한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으나, 이번 정찰기 접근 사태는 자위대 소속 항공기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다르다는 평가다.

정부와 군 당국은 이에 따라 그 의도를 정밀 분석하고 있으며 우선 이날 일본 정찰기의 독도 접근이 독도 사진 촬영을 위한 활동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서도 매우 민감한 시기에 통상적인 활동이 아닌 정찰이 이뤄진 배경에 대해 주목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군 당국은 앞선 두 건의 독도 인근 KADIZ 접근과는 달리 이번 경우에는 강도 높은 보안을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