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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주일대사, “장기적으로 북-일관계 비관적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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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주일대사, “장기적으로 북-일관계 비관적 아니다”

“한일협정 재협상 무리”, 강만길 총장 등 개정 및 재체결 주장

라종일 주일대사는 16일 “일본 사회의 대북 제재 여론은 70%에나 이르는 상황이지만 일본 정부 입장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면서 장기적으로 북-일 관계를 비관만 하고 있지 않다는 뜻을 밝혔다. 라 대사는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일본의 대한 호감도는 지난 해 획기적으로 변했으며 ‘욘겔계수’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소개했다.

***라종일 주일대사, “장기적으로 북-일관계 비관만은 아냐”**

재외공관장회의 참석차 일시 귀국한 라종일 대사는 이날 외교통상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일본인 납치문제가 현재로서는 일본 일반인에게 가장 피부에 와닿는 대북 문제”라며 “대북 제재여론이 70%에까지 이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일본 정부, 고이즈미 내각의 대북 대응 입장은 반드시 그렇게 감정적이지는 않다”면서 “국민의 강한 요구를 반영하는 정치권 내부의 압력에 비해서 실제 일본 정부는 신중하고 억제된 대응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에 따라 “문제가 상당히 얽혀 있어 쉽게 해결되리라 생각은 안하지만 장기적인 안목 큰 틀로 보면 북-일 관계를 비관만하고 있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판단 근거로 그는 국교 정상화와 대화 유지가 양국의 이해관계와 일치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일본 외교의 큰 과제 가운데 하나는 현재 북한과의 관계정상화이며 특히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집권 이래 두 차례나 상당한 위험 요인을 무릅쓰고 평양을 직접 방문하는 노력을 보였으며 북한 입장에서도 대일 관계 정상화가 주요 외교 목표라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 10일의 북한 핵보유 선언에 대해서도 “일본 정부는 협상을 위한 전략 전술로 판단하면서 강경 대응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일본의 북한 인권법 제정 상황에 대해서는 “어떻게 입법 단계로 가는지는 대북 관계 진행상태와 연관될 것이고 순전히 국내문제로만 처리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특히 이와 관련해 일본 정계 인사의 “입법 과정 자체도 외교적인 행동”이라는 표현을 소개하기도 했다.

***“한일협정 재협상 무리”, 강만길 총장 등 개정 및 재체결 주장**

라 대사는 이어 “한국의 과거사 규명 등과 관련해 일본은 처음에 예민한 반응을 보였으나 지금은 어느 정도 이해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기호 일제강점하 강제동원 피해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이 현재 일본을 방문해 여러 일본측 인사들과 접촉중이라고 소개했다.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 측에 일제 시대 강제 징병징용 실태조사 협조를 요청했었으며 일본측도 이에 대해 원칙적으로 동의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히 지난 1일부터 시작된 강제동원 피해 신고 건수는 시작한지 2주만인 14일까지 모두 1만4천7백73건이 접수돼 1만5천건에 육박하고 있다.

라 대사는 한일 협정 개정 및 재체결 문제와 관련해서는 “국가 간 일단 협정을 맺었으면 미흡하고 유감스럽더라도 재협상을 하는 것은 무리”라고 견해를 밝혔다. “협정을 다시 하기 위해서는 쌍방의 의사가 맞아야 하며 협정 비준이 이뤄진지 40여년 지난 상황에서 다시 하는 것은 외교 관례로 봐서 흔히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강만길 상지대 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일 과거사 청산과 태평양 전쟁 희생자 문제해결을 위한 공청회’ 주제발표를 통해 “독입운동을 한 사람이 대통령을 했다면 (한일과거사 청산이) 빨리 해결됐을텐데 일본군 장교 출신이 쿠데타를 해서 정권을 잡아 문제가 안 풀렸다”며 “정통성없는 군사독재정권과 체결된 한일협정이 폐기되고 정통성이 확립된 문민 한국정부와 일본정부가 한일협정을 개정하거나 재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日, 한국 호감도 획기적 변화. ‘욘플루엔저’, ‘욘겔계수’ 용어 등장” **

라 대사는 한편 “지난해는 일본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획기적으로 변한 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매년 증가해 온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해에는 미-중 호감도가 떨어진 데 비해 우리에 대해서는 올라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욘사마 열풍을 소개하며 “일본에서는 최근 욘플루엔저, 욘겔계수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라고 말했다. ‘욘플루엔저’란 일본내에서 욘사마로 통칭되는 탤런트 배용준의 인기가 급등해 욘사마에 감염됐다는 의미에서 나온 말이고 ‘욘겔계수’란 배용준 때문에 지출해야 하는 금액을 엥겔계수에 빚대 만들어진 단어다.

그는 또 일본 수뇌급 정치인의 86세된 장모가 한국어 공부를 시작한 일화를 소개하며 “한국어가 일본에서 프랑스어를 제치고 영어, 중국어 다음으로 많이 공부하는 언어가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에 대해 “드라마 하나가 큰 인기를 얻은 측면도 있지만 한국의 경제, 정치, 사회가 상당정도 발전한 것이 큰 배경이 됐을 것”이라며 “두 나라가 정서면에서 상당히 좋은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한-일간 인적 교류가 40년전에는 1년에 1만명이었으나 오늘날에는 하루에 만명에 이른 상황을 두고서도 “예전 교류는 소수 인사에 국한된 것이었으나 지금은 대중 차원의 교류가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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