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MD실험 또 발사 '실패'

미 의회, " MD, 실행 가능성 의문" 비판론 확산

'국제사기극'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미국의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MD) 계획이 발사실험이 2차례 연속 실패하면서 뿌리채 흔들리고 있다. MD 실험은 2년 전 일련의 발사시험 이후 석연치 않은 이유로 2년간 실험이 중단된 뒤 지난해 12월에야 재개됐으나 발사조차 못한 실패로 끝났다.

***MD 실험, 발사조차 못하는 참담한 실패 거듭**

미국의 AP통신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미국 미사일방어청(MDA)은 "이날 태평양상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아 맞추는 시험을 했으나 요격미사일이 발사되지 않아 실패했다"고 밝혔다.

릭 레흐너 대변인은 1차 조사 결과 요격미사일 자체에는 문제가 없으나 발사 기지가 있는 태평양 콰잘렌 섬에 있는 지상 지원장비가 고장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시험 당시 가상 목표 미사일은 오전 1시 22분(현지시간) 알래스카주 코디액섬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으나 정작 이를 요격해야 하는 미사일 자체가 발사되지 못했다.

MDA는 2개월 전의 실험 때와 마찬가지의 상황이 발생한 원인을 미사일 추력방향장치와 비행통제컴퓨터 간 데이트 흐름에서 발생한 오류에 대해 프로그램이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MDA 관계자들은 향후 실험에서는 프로그램의 오류 반응 민감도를 완화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MD에 비판적인 군사전문가들은 미사일이 발사되더라도 실험과는 달리 실제 상황에서 특수한 교란장치를 부착한 탄도미사일을 발사될 경우 요격 가능성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해 왔다.

MD실험이 2년간 중단된 것도 2002년 12월 실험에서 발사된 요격미사일이 비행 도중 분리되어야 할 추진 로켓이 떨어져 나가지 않아 목표물에서 수백km나 빗나간 참담한 실패로 끝났기 때문이었다.

***일련의 실험 실패로 MD 계획 차질 불가피**

현재 MD체제 개발을 전담하고 있는 MDA는 지난해 7월 알래스카주 포트그릴리 기지에 6기의 요격 미사일을 배치하기 시작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도 2기의 요격미사일을 배치했다.

당초 MDA는 지난해 말까지 포트그릴리 기지에 요격미사일 16기, 반덴버그 기지에 4기를 배치해 실제 가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이었으나 지난 12월 15일 시험발사 실패 이후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미 의회예산국(CBO)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11년 실전 배치 예정인 로켓 추진단계 MD체제가 물리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일부 전문가는 “의회 분석은 MD체제가 실행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며 “자연의 법칙을 속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MD 실험 실패가 거듭되면서 예산 조달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부시 행정부는 MD체제 개발에 지금까지 1천3백억 달러(약 1백50조원)를 썼으며 향후 5년간 5백억달러(약 56조원)의 예산이 추가 투입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MD체제 구축, 배치, 유지 등에 드는 전체 비용은 그 몇 배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MDA는 일련의 시험발사에만 8천5백만 달러(약 9백35억원)를 썼다. 막대한 돈을 투입한 실험이 거듭 실패함에 따라 미 의회도 올해 약 88억 달러로 책정된 관련 예산을 내년엔 78억달러로 줄이는 등 앞으로 5년간 매년 8억달러, 6년간 총 50억달러를 줄이는 계획을 내놓는 등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