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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리비아에 핵물질 판매" 보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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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리비아에 핵물질 판매" 보도 논란

정부 “지난해부터 나왔던 얘기”, 북한 "허위날조극"

미 정부는 북한이 리비아에 정제된 우라늄을 판매한 것이 확실하다는 과학적 결론을 내렸다고 미국의 주요언론들이 2일(현지시간) 보도,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리정부는 그러나 이같은 보도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중이나 지난해부터 나왔던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NYT 등 美언론, “美정부, 북한 대리비아 핵물질 판매 거의 확신” **

뉴욕타임스는 이날 “미 정보 기구들과 정부는 과학적 실험을 통해 북한이 리비아에 정제된 우라늄을 팔았다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미 관리들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미 정보기구 관리들은 “오크리지 국립 연구소가 지난 수개월간 광범위한 시험을 통해 리비아가 지난해 핵프로그램을 해체하며 미국에 전해준 이 물질이 파키스탄이나 다른 국가들로부터 온 것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북한으로 왔을 가능성은 90%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번 미국의 ‘과학적 조사’는 리비아 우라늄234 샘플을 전세계 국가들의 우라늄 샘플과 비교해 하나하나 제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미관리들은 전했다.

이같은 결정사항은 또 최근 몇 주동안 정부 고위 관리들 사이에 회람됐으며 북한이 이란이나 시리아 등 다른 국가에도 우라늄 물질을 판매했는지도 조사했으나 아직까지는 추가적인 거래가 발생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NYT는 전했다.

***WP, “핵연료봉으로 무기급 플루토늄 생산”-“한국 등 동맹에 통보”**

워싱턴포스트도 익명을 요구한 미 관리를 인용, “이번 결과는 CIA나 국무부 정보 부서가 내린 결론이 아니라 미국 에너지부 실험전문가들의 결론”이라며 “이는 혼란스러운 정보 평가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확실한 자료에 근거한 것이라 신뢰성을 더하고 있다”고 말했다.

WP는 또 “북한은 사용후 핵연료봉 8천개를 재처리해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했다”면서 “그린 NSC 아시아 선임국장과 또다른 NSC 고위 관리인 윌리엄 토비가 이번 주에 아시아 동맹국들에게 이러한 정보를 통보했다”고 미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이 관리는 또 “그린 등의 아시아 방문 목적은 공식적으로는 북한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협상을 위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번 방문의 ‘유일한 이유’는 한-중-일 3국에 대해 이러한 정보를 브리핑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 NSC 국장은 일본, 중국을 방문한 데 이어 2일 방한, 이종석 NSC 사무차장을 만났으며 3일에는 외교부 고위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다.

***“北핵위협 평가 토론 바꿀 수 있는 것, 부시 정부에 압박” **

NYT는 북한의 핵물질 수출 의혹 파장과 관련, “과거에 일부 관리들은 김정일 정권이 핵 기술을 해외에 전파시켰다는 명백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외교적 해결책을 찾을 시기라고 주장했다”면서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평가에 대한 워싱턴의 토론을 바꿀 수 있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과의 협상 경험이 풍부한 한 전직 국방부 관리는 이번 파문과 관련, “북한과의 전반적인 힘의 균형 상태를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엄청나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이번 결과는 협상 결과를 앉아서 기다릴 여유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북한이 누구에게 팔았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두려운 결과”라고 주장했다.

WP도 “이 새로운 정보는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진행할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핵물질을 수출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부시 정부가 행동에 나서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그동안 미국이 북한이 핵 관련 물질을 다른 나라 등 제3자에 이전하려는 단계를 ‘레드라인’으로 규정하고 북한이 이 선을 넘을 경우 즉각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는 점에서 이번 보도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NYT 이미 지난해 관련 보도. 부시 연두교서 앞둔 시점, 보도배경 의혹 일어**

하지만 이같은 보도가 새로운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NYT는 이미 지난해 5월 23일 “북한이 2001년 초 2톤 정도의 우라늄을 비밀리에 리비아에 제공했다”며 “이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전문가들이 파키스탄의 압둘라 칸 박사의 핵 밀거래 조직에 연관된 사람들과 인터뷰한 결과”라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북한이 리비아에 제공한 것은 6불화우라늄(UF6)이라는 물질로 이는 핵무기 원료인 농축우라늄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중간 가공물로서 농축 직전 단계의 중간 가공물을 일컫는다.

천연우라늄을 농축우라늄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몇 단계를 거치며 우선 1차 정련 과정을 거쳐 불순물을 대강 정리하면 ‘옐로 케이크’라는 물질이 생기고 우라늄 비율을 높이기 위해 옐로 케이크를 화학 처리한 것이 6불화 우라늄이다. 6불화우라늄은 핵발전을 위한 저농축 우라늄과 핵무기 개발을 위한 고농축 우라늄 두가지 용도로 모두 쓰일 수 있다.

물론 이번 NYT의 보도는 과거에는 IAEA 등의 인용 보도이었던 반면, 이번에는 미 정부 관리들의 과학적 조사에 따른 ‘확신에 찬’ 내용이라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기는 하나 기본적으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연두교서를 발표하기 직전에 터진 점을 두고 그 배경에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기도 하다.

부시 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북한에 대한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할 가능성에 대해 미국 강경진영인 매파가 일부러 정보를 흘리며 여론몰이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또 NYT에 따르면 미국 일부 관리들은 “이번 우라늄 분석은 미국이 리비아의 물질을 비교하기 위해 필요한 북한산 우라늄 샘플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제한된 결과”라는 조심스런 평가도 내놓았다.

***정부, “지난해부터 나온 것.” 북한, 지난해 이미 부인한 바 있어**

이번 보도에 대해 우리정부는 “사실 관계를 확인중”이라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외교부 당국자는 3일 “북한의 우라늄 문제는 중요한 사항이고 확인해야할 정보가 많이 있다”면서도 “이 문제는 지난해부터 계속 나왔던 것이고 의심되던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어 일각에서 이 문제로 인한 6자회담 전망에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 “(오히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조속히 6자회담이 개최돼야 한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측은 지난해 5월 29일 미국 언론이 대리비아 6불화우라늄 판매 의혹을 제기하자 사실무근임을 밝힌 바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우리와 리비아 사이에는 농축우라늄 분야에서 어떤 거래도 없다”면서 “미국이 6불화우라늄 밀매설을 들고 나온 것은 근거 없는 날조품으로 우리엑 핵전파자 딱지를 붙여 보려는 모략극”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또 6불화우라늄 생산에 쓸 수 있는 불소가스를 이란에 넘겼다는 보도도 지난해 11월 일축한 바 있다. 중앙통신은 11월23일 “이란과는 핵문제와 관련해 어떤 협상이나 연계를 가진 것이 없으며 거래한 것도 없다”면서 “북한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려는 목적에 따른 허위 날조극”이라고 반박했다.

***부시 연두교서 내용 관심 집중 **

이에 따라 2일 오후 9시(현지시간) 시작될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 내용이 더욱 주목된다.

그러나 일단 부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밝힌 폭정이나 3년전 연두교서에서 밝힌 악의 축 발언과 같은 강경 발언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NYT도 한 고위 관리를 인용, “부시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그러한 구절을 이용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도 로이터 통신 및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지난 3차 회담에서 매우 좋은 제안을 했으며 협상 테이블에 올라있는 상태”라며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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