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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제일기획-동서리서치가 '루머' 사전작성"

조영구-김생민씨 방송 일시 중단, 연예인들 "제일기획이 괴문서 주범"

'연예인 X파일'의 응답자 중 한 명인 조영구씨가 문제의 '루머'를 제일기획과 동서리서치측이 사전작성한 것이라고 폭로한 뒤, 그러나 도의적 책임을 지고 리포터 활동을 잠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또다른 응답 리포터인 김생민씨도 방송활동을 일시중단했다.

이처럼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피해연예인들은 이번 사태의 근원적 책임이 제일기획에 있다며 연일 제일기획을 맹성토하고 나서, 제일기획측을 당혹케 하고 있다.

***조영구씨 "제일기획과 동서리서치가 '루머' 확인 요청해"**

SBS TV `생방송 TV 연예' 등에서 리포터로 활동하고 있는 조영구씨는 26일 오후 자신의 인터넷 다음 팬 카페 `조영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조씨는 `리포터 생활을 잠시 중단하며'라는 제목의 글에서 "제 의지와 상관없이 일파만파로 커져 가는 이번 사태를 보며 파문에 연루된 상황과 동기를 가감 없이 알리는 것이 피해를 입은 분과 그 팬들에 대한 도리라는 생각에 자판 앞에 섰다"며, 제일기획 및 동서리서치와의 인터뷰 경위를 상세히 설명한 뒤 문제가 되고 있는 X파일의 '루머' 부분과 자신의 무관함을 해명했다.

조씨는 "인터뷰가 삼, 사십분 진행된 후 제일기획과 동서리서치 관계자는 이미 준비해온 여러 스타들의 루머를 이야기하며 제가 그런 소문을 들은 적이 있는 지 물었다. 또한 광고기획사에서 일상적으로 진행하는 1차 조사과정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제게 사실 확인을 요청하였다"며 "그러나 나는 루머에 대해서는 확실히 아는 바가 없고, 확인 되지 않은 루머에 관한 질문은 삼가해 달라는 말과 함께 이런 의도의 인터뷰였다면 잘못 섭외 하신 것 같다는 말도 건넸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결과적으로 "스타의 이름을 먹칠하고 신의를 저버렸다는 오해가 나를 힘들고 아프게 한다"며 "고통 받는 연예인 여러분에게 사죄한다. 자숙의 의미로 연예 리포터로서의 활동을 잠시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조영구씨는 X파일 사태 발발직후인 지난 19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생방송 TV연예'에 출연, 방송이 끝나기 전 "한류스타 1세대에 이어 가능성 있는 차세대 한류주자와 CF스타는 누구인가에 대한 인터뷰를 요청하여 응한 적이 있는데, 그래서 내 이름이 거론된 것 같다. 그런데 왜 내가 이 사건에 연루가 되어야 하는지 난감할 따름이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연예인들 "제일기획, 손바닥을 해 가리려 하지 마라"**

조씨의 이번 해명글에 따르면, 문제가 되고 있는 '루머' 부분은 제일기획과 동서리서치가 사전에 수집한 내용을 응답자들에게 '확인'하는 방식으로 작성한 것으로 돼 있어 앞으로 소송과정에 제일기획 등의 책임을 묻는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또한 그동안 알려진 것과 달리, X파일 작성 과정에 제일기획이 단순히 동서리서치에 조사 용역을 주었을뿐 아니라 조사 및 파일 작성 과정에도 직접 참여했던 것으로 밝혀져 제일기획이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실제로 피해 연예인들은 제일기획과 동서리서치를 이번 사태의 주범으로 판단, 이들에 대한 처벌을 집중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2천5백여명의 회원이 가입한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은 26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일기획과 동서리서치사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묻고자 26일자로 서울중앙지검에 양측회사 대표자 및 관계자를 형사고소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와 함께 "연기자의 인권과 권리가 무시되는 연예계 일부의 시대착오적 풍토를 완전 배척하기 위해 총력 투쟁하겠다"고 선언하는 한편 "방송연기자들도 공인의 자세를 가지고 한층 더 높은 도덕적 기준과 행동을 정립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이밖에 한지혜, 조윤희 소속사인 이가(李家)엔터테인먼트도 이날 '제일기획이 지시하여 동서리서치가 작성한 연예인 괴문서건에 대해 고함'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문제는 문서의 유포보다는 작성에 있다"며 "제일기획이 연예인과 관련된 난잡한 허위사실을 조사케하고, 이를 문서화하도록 지시한 것은 분명 엄중한 처벌이 따라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지금의 제일기획의 작태는 천박 그자체이며, 지금 사회를 어둡게 하고 있는 '도덕적 해이에 대한 불감증' 자체"라며, 제일기획에 대해 "'동서리서치 직원의 확인서 운운'등 더 이상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는 행위를 중단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피해연예인들이 소속된 연예기획사도 제일기획과 동서리서치를 고발하고, 3백50여명의 소속연예인들의 제일기획 광고출연 거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생민씨도 출연중단**

조영구씨 방송 중단 발표에 앞서 'X파일' 응답자중 한명인 KBS 2TV '연예가중계"의 리포트 김생민씨도 지난 22일 방송된 '연예가중계'에 출연하지 않았다.

김씨는 당시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사람들도 이번 인터뷰에 응했는지 전혀 몰랐다. 광고 캐스팅에 있어서 더 전망이 좋은 연예인을 조사하는 설문인 것으로만 알았다. 솔직히 논문에 필요한 것인 줄 알았다.내 위치는 연예인들의 소문을 모두 다 알 수 있을정도의 위치가 아니다"라며 "이유야 어찌됐든 문서에 내 이름이 올라간 것에 대해 죄송한 마음이다. 주위사람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부모님께 죄송스럽다"라고 출연 중단 이유를 밝혔었다.

이처럼 10명의 응답자 가운데 방송 리포터 2명이 도의적 책임을 지고 방송출연 중단을 발표함에 따라, 스포츠신문 연예기자 7명과 연합통신 기자 등 나머지 8명의 응답자들의 거취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해당신문사들은 자사 기자들에 대해 경위를 조사중이며, 금명간 징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제일기획과 동서리서치측이 이들 10명의 인터뷰 내용을 녹취해 놓았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어, 이같은 녹취물이 존재할 경우 앞으로 진행될 재판과정에 제일기획과 기자들의 책임 여부를 묻는 결정적 근거자료가 될 전망이다.

다음은 조영구씨가 올린 글 전문이다.

***연예리포터 생활을 잠시 중단하며**

안녕하십니까? 저는 조영구입니다.

지금은 새벽 4시 45분 ... 저는 벌써 두 시간째 무심한 듯 껌벅이는 PC 모니터의 커서를 바라보며 이 글을 올려야 할지조차 결정하지 못한 채 고심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 무슨 말로 시작해야할지 ... 어리석은 저는 그저 모든 것이 두렵고 고통스럽기만 합니다.

하지만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파만파로 커져가는 '연예인 X-파일' 사태를 보며 제가 이번 파문에 연루된 상황과 동기를 가감 없이 알리는 것이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은 분들과 그들을 사랑하는 팬 여러분들에 대한 도리라 판단되어 이렇게 자판 앞에 섰습니다.

작년 10월 방송관계자를 통해 인터뷰 요청을 받았습니다. 한류열풍과 가능성 있는 한류주자에 관한 내용이라 이를 흔쾌히 승낙하였습니다. 며칠 뒤인, 작년 10월 27일 오후 2시 30분. KBS앞 조그만 커피샾에서 인터뷰는 진행되었습니다. 제일기획 관계자 1명과 동서리서치 직원 2명, 그리고 제 매니저가 함께 했습니다.

처음 제일기획 관계자와 동서리서치 직원이 밝힌 인터뷰의 주된 요지는 우리나라 스타들이 일본에서 사랑받는 이유와 한류를 이끌어갈 차세대 스타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취지가 좋다고 생각하며 유쾌한 기분으로 인터뷰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인터뷰가 삼, 사십분 진행된 후 제일기획과 동서리서치 관계자는 이미 준비해온 여러 스타들의 루머를 이야기하며 제가 그런 소문을 들은 적이 있는 지 물었습니다.

또한 광고기획사에서 일상적으로 진행하는 1차 조사과정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제게 사실 확인을 요청하였습니다. 저는 루머에 대해서는 확실히 아는 바가 없고, 확인 되지 않은 루머에 관한 질문은 삼가해 달라는 말과 함께 이런 의도의 인터뷰였다면 잘못 섭외 하신 것 같다는 말도 건넸습니다.

이에 제일기획과 동서리서치 관계자는 본래 취지의 차세대 한류스타에 관한 인터뷰를 계속 진행하였고, 간혹 인터뷰 중 루머와 관련된 질문을 하였지만 저와 제 매니저의 제지로 더 이상의 불필요한 문답은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날의 인터뷰를 통해 저, 조영구는 스타들의 루머에 관해 그 어떤 부분도 동의하거나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항상 스타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들이 있기에 지금까지의 제 리포터 생활이 가능하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연예전문리포터로서 그들과 함께 호흡하며 그들의 노력과 성공, 애환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리고 스타와 함께한다는 자부심으로 제 직분에 충실히 해왔다고 자신합니다. 그런 제가 어떻게 잘 알지도 못하는 스타들의 루머를 사실인 양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까?

무엇보다 저를 가장 힘들고 아프게 하는 건 제가 마치 저를 아끼고 믿어줬던 스타 여러분들의 이름에 먹칠을 하고...신의를 저버렸다는 '오해' 입니다.... 더 나아가 제가 지금까지 연예전문 리포터로서 오랫동안 피땀흘려 쌓아온 경력이 고작 한 광고 대행사가 만든 DB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쓰여졌다는 것이 너무나도 어처구니없을 따름입니다.

지난 18일 이후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문건에 제 이름이 거론되어 저를 오해하고 있을.., 저 보다 수백, 수천 배 더 고통 받고 계실 연예인 여러분들을 생각하면...어떻게 해야될 지...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죄드립니다.

이제 저는 스타 여러분들이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는 그 날까지 진중한 마음으로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고자합니다. 오해를 벗고 저의 진정성이 전해질 수 있도록 'X-파일' 작성 및 유출 당담자인 제일기획과 동서리서치측에 가능한 한 모든 방법과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조만간 이 모든 파문의 사실이 실체로 드러나리라 저는 굳게 믿고 있습니다.

끝으로, 자숙의 의미로서 연예리포터로서의 활동을 잠시 중단함을 말씀드립니다. 아무쪼록 더욱 성숙된 모습으로 여러분 앞에 설 수 있기를 간절히 ...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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