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2천억원 안팎 출자전환 가능"

채권단 요구와 4천억 차이, 내년 1월10일까지 협상

증자 참여와 채권할인매입(CBO) 등 LG카드 지원방안을 모두 거부했던 LG그룹이 2천억원 안팎의 규모는 출자전환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채권단에 제시, 채권단의 수용여부가 주목된다.

***LG그룹, "2천억원 안팎 출자전환 가능"**

LG그룹은 29일 김&장 법률사무소, 법무법인 광장, 삼일회계법인 등 3개의 법률 및 회계법인에 채권단의 요청으로 실사를 맡았던 딜트로이트사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공평배분기준에 따른 적정 출자전환 분담 규모 산출을 의뢰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렇게 나온 결과는 `청산시 채권단과 LG가 입게될 손실액 기준 적용`(1안)과 `출자전환으로 채권단과 LG가 누리게 되는 경제적가치 증가분 기준 적용`(2안)의 두 가지로, 1안에 따르면 채권단이 1조1백52억원~1조2백억원, LG가 1천8백억원~1천8백48억원을 각각 분담하게 되고, 2안에 따르면 채권단이 6천6백40억원~6천8백84억원, LG가 2천3백99억원~2천6백43억원을 각각 분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LG측은 2안을 적용할 경우 선행조건으로, 채권단이 확약서상 미이행 사항인 LG투자증권 매각 부족액 2천7백17억원을 우선 출자전환하고 LG도 보유채권 중 5천억원을 후순위 전환사채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LG측은 이럴 경우 LG카드의 자본확충 필요규모는 1조2천억원에서 LG투자증권 매각 부족액 2천7백17억원을 제외한 9천2백83억원이 된다며, LG카드의 출자전환으로 인한 채권단과 LG 양측의 투자수익률을 동일하게 맞춰 채권단이 6천6백40억원~6천8백84억원, LG가 2천3백99억원~2천6백43억원을 각각 분담할 것을 요구했다.

LG그룹은 "2안 적용시 LG카드는 1조 2천억원의 자본확충과 5천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하게 되어 채권단과 LG카드 그리고 모든 이해관계자가 바라는 LG카드의 확실한 경영정상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채권단과 가능한 한 빠른시일내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1월10일까지 막판 대타협 가능성**

그러나 LG그룹이 제시할 출자전환 금액은 채권단이 최후 수정 제시한 6천7백50억원과 4천억원이상 차이가 나 채권단이 이를 수용할지는 의문이다.

채권단이 최종일로 정한 29일 LG그룹이 일단 구체적인 출자전환 규모를 밝혔고 정부가 현재 물밑에서 중재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에서는 내년 1월18일과 19일 증자를 위한 청약일을 앞둔 1월10일까지는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도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서울이코노미스트클럽 주최로 열린 초청강연에서 "겉으로는 (채권단과 LG그룹의) 갈등이 많아 보일 수 있지만 합의로 가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고 타협 가능성을 시사했다. 윤 위원장은 "이번 사태는 우리 경제에 시장규율이 작동하는 지를 판가름하는 시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시장규율을 통해 원만히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