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천안함 침몰 원인에 어떤 추정도 없다" 거듭 밝혀

백악관·국무부, <CNN> 보도와 거리…"결론 도달 때까지 기다려야"

미국 정부는 천안함 침몰 사고의 원인에 대해 어떤 추정도 하고 있지 않다면서 진행 중인 조사를 기다리자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26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공격 때문일 경우 미국의 대응 계획을 묻는 질문에 "미국은 원인 규명 조사를 지원하고 있으며, 현 시점에서 가정을 전제로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조사를 바탕으로 판단할 것"이라며 "조사가 완료됐을 때 보다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김태영 국방장관이 천안함 침몰 원인과 관련해 어뢰 공격 가능성을 제기한데 대해 "(그것은) 조건부 언급이었던 것으로 생각한다"며 "조사가 최종 판단에 도달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크롤리 차관보는 사고 원인에 대해 "(미국은) 현재로서는 어떤 추정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조사는 여전히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천안함 관련 질문이 계속 이어지자 크롤리 차관보는 "조사가 결론에 도달하도록 두자"고 말했다. 그는 "배의 두 부분(함미와 함수)을 인양하면 그것을 들여다볼 기회가 있을 것이며, 우리의 행동은 조사를 통해 나오는 증거들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CNN>은 이날 서울발 인터넷판 기사에서 미군의 한 당국자를 인용해 북한의 어뢰 공격이 천안함 침몰의 가장 큰 원인인 것 같다고 보도했다. 미 당국자의 이같은 언급이 보도된 것은 처음으로 파장을 일으켰다. 그러나 백악관과 국무부는 '원인 규명이 우선'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유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