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공세를 둘러싸고 심재철 한나라당의원이 14일 반박글을 쓴 데 대해 유기홍 열린우리당의원이 15일 재반박에 나서며 공개토론을 제안해, 심의원의 수용 여부가 주목된다.
***"주성영조차 과장이라 인정했는데 자네가 그럴 수가"**
유기홍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띄운 '심재철 의원에게 보내는 답장'이란 글을 통해 "심의원의 공개답신은 잘 읽어 보았다"며 "하지만 심의원이 '생경하다'고 느낄 정도로 내가 분개한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보지 않았나"라고 반격에 나섰다.
유 의원은 "식민지배와 분단, 독재로 얼룩진 한국현대사가 그렇듯이 우리의 20대는 폭력에 의해 일그러지고 빛이 바래졌지 않은가? 신군부세력, 공안기관에 의해 자행된 폭력이야말로 우리를 애늙은이로 만들고, 소위 좌경학생(80년대 초반에는 이 말이 주사파만큼 무서운 말이었지)으로 만들지 않았던가 말일세"라며 "후배 이철우 의원도 바로 그런 피해자 중의 하나였다고 생각하네. 그는 고문과 4년 간의 감옥생활을 거쳐 사회로 돌아왔고, 자신으로 인한 아버지의 죽음과 가족의 불행을 넘어 기독교에 귀의하여 건실한 생활인으로 지난 10년을 살았고, 가장 북쪽의 접경지역 중 하나인 연천․포천 주민들의 선택을 받아 국회의원까지 된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다시 한번 얘기하지만 모든 기록과 증언들을 종합해 볼 때 이철우 의원은 노동당에 가입한 적이 없고, 간첩이었던 적도 없으며 더구나 아직까지 간첩으로 암약하고 있다는 것도 터무니없는 주장일세. 우리의 후배인 원희룡의원의 얘기를 굳이 빌지 않더라도 말일세"라며 심 의원의 '간첩공세'를 재차 질책했다.
유 의원은 "이번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주성영 의원조차도 정치적 수사이고 과장이라는 점을 인정했는데, 지난 일요일 다른 사람도 아닌 심의원이 앞장서서 후배이자 동료의원을 다시금 ‘노동당원’으로 매도하는 것에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었던 것일세"라고 자신이 분노한 이유를 밝혔다.
***"무슨 신념으로 정형근을 보호하고 있나"**
그는 이어 "내가 이철우 의원을 보호하는 것이 단지 같은 당이어서가 아니라는 점을 잘 알지 않나? 내가 국회의원이 아니고 아직 재야에 있더라도 나는 대책위를 만들어서 이 일을 하고 있을 것일세"라며 "오히려 심의원이야말로 같은 당이라는 이유로 정형근 의원의 거짓에 눈감고 있는 것은 아닌가 반문하고 싶네. 무슨 신념으로 정형근 의원을 보호하고 있는 것이란 말인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 자리를 빌어 심의원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네. 이런 지리한 지상에서의 공방보다 주성영 의원 주장(노동당 입당 여부 등)의 진실 여부와 당시 고문문제 등 최근 쟁점이 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우리 둘이 공개토론할 것을 제안하네. 어떠한 형태의 토론이라도 나는 수용하겠으니 답변주기 바라네"라고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유 의원은 또 "우리 서로 약속을 하나 했으면 하네. 제발 색깔론이라든지, 과거의 동지에게 용공의 덫을 씌우는 일에는 앞장서지 말았으면 하네. 우리가 바로 그러한 폭력의 피해자였으므로 그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네"라며 심 의원에게 더이상 색깔공세를 펴지 말 것을 충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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