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외로운 비둘기, 매 둥지를 떠나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외로운 비둘기, 매 둥지를 떠나다”

파월 사임, ‘매파’ 라이스 후임 유력. '네오콘' 영향력 팽창 우려

미국 부시 정부내의 대표적인 ‘비둘기파’였던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전격 사임했다. 파월 국무장관의 후임에는 ‘매파’인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유력시되고 있어 미국 대외정책이 강경 일변도로 추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미 국무 파월 장관 사임**

파월 국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국무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나와 조지 W.부시 대통령은 내가 이 시기에 떠나는 것이 적당하다는 데 상호 합의했다”며 지난 12일 백악관에 사표를 제출했음을 밝혔다. 그는 “이제 사인(私人)으로 돌아갈 때”라며 “부시 행정부 1기만을 봉직한다는 것이 항상 나의 뜻이었다”며 사임의사를 확인했다.

백악관도 이날 파월 장관의 사임 소식을 확인하고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이날 사표를 제출한 장관은 파월 장관 이외 로드 페이지 교육, 스펜서 에이브러햄 에너지, 앤 베네만 농무 장관 등 3명으로 이로써 부시 정부내 각료 15명 중에 6명이 떠나게 됐다.

부시 대통령은 파월 사임과 관련 이날 성명을 발표, “파월 장관은 우리 시대 가장 위대한 공직자 중 한 명”이라며 “그는 군인이자 외교관이고 민간부문 지도자이면서 정치인이고 위대한 애국자”라며 4년간의 국무장관직 재직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파월 장관의 사임 가능성은 이전부터 점쳐져 왔으나 2기 조각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자리에 머물 것이라는 관측이 높았었다. 파월 장관은 후임자가 인선될 때까지는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AP 통신 등 외신은 파월의 사임 이유와 관련,“파월 장관은 종종 딕 체니 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등 행정부내 강경파들과 이라크전과 국제사회 역할에 대해 갈등을 빚어왔다”고 전했다.

***후임자 인선 주목, ‘매파’ 라이스 기용 가능성**

파월 장관의 사표가 수리됨으로써 후임 국무장관이 누가 될 것인지에 전세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후임자에 따라서는 북핵 문제, 중동평화협상, 이라크전 등에 대한 미국정책의 윤곽이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AP 통신 등 미국내 언론에 따르면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후보는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다. 라이스 보좌관은 현재 국무-국방 양측에 모두 거론되고 있는 인물로 부시 대통령이 “나의 정확한 정보원”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절대신임을 받고 있으며 1998년‘부시 대통령 만들기’ 초기부터 호흡을 맞춰온 인물이다.

소련전문가인 라이스 보좌관은 특히 레이건 정권시절 슐츠 국무장관의 보좌관으로 소련 해체에 주도적 역할을 해온 인물로, 북한 김정일체제에 대해서도 극도로 비판적인 것으로 알려져 부시의 향후 대북정책이 한층 강경일변도로 나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아울러 존 애슈크로프트 미국 법무장관 후임으로 알베르토 곤살레스 백악관 법률고문을 지명한 것도 라이스 보좌관의 기용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부시대통령이 2기 내각에 백악관에서 자신과 호흡을 같이한 인물들을 핵심 요직에 전진배치시킬 뜻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이스 보좌관의 국무 장관 기용에 남아 있는 변수는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사임 여부이다. 럼즈펠드가 조기에 사임한다면 라이스 보좌관의 국방장관 기용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라이스 보좌관 이외 유력한 국무장관 후보로는 존 덴포스 유엔 미국 대사도 거론되고 있다. 그는 불과 몇 달전에 현 유엔대사직에 임명됐지만 국무장관직에는 단골로 오르내리는 보수적 성향의 인사다.

덴포스 역시 라이스 이상 가는 '매파'로 알려져, 누가 국무장관이 되든 차기 국무장관은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이 장악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아미티지, 켈리 동반 퇴진 후 네오콘 전면 부상 가능성**

파월 장관의 퇴진으로 인해 파월과 함께 국무부에서 온건파의 흐름을 주도했던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도 동반퇴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AFP 통신은 전망했다.

아울러 국무부내에서 대북 정책을 총괄했던 제임스 켈리 차관보도 국무부를 떠날 가능성이 높다고 소식통들은 전망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파월-아미티지 등 국무부내 온건파를 대표했던 인물들이 모두 물러감으로써 부시 대통령에 대한 강경파의 영향력이 더욱 강력해질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일부에서는 라이스 보좌관이 국무장관에 기용된다면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의 국가안보보좌관 기용설까지 나오는 등 네오콘들의 전면 부상 가능성도 있어 강경파 득세는 더욱 확장될 것으로 우려된다.

***세계 언론, “외로운 비둘기 그만두다”**

한편 세계 언론은 파월 장관의 퇴진 소식을 주요 뉴스로 다루며 큰 관심을 보였다. 언론은 주로 비둘기파인 파월의 퇴진을 매파와의 갈등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특히 영국 인디펜던트지는 “파월, 외로운 비둘기 그만두다”로 표현, 비둘기파였던 파월이 부시 정부내 권력투쟁에서 매파에 쫒겨 나간 대목을 강조했다.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은 “파월, 두명의 부시를 섬겼지만 부시2는 포기했다”는 제목으로 “부시의 좋은 병사가 무기를 반납했다”고 표현했다. 프랑스 TV 방송사인 TF1도 “예상대로 비둘기파가 비상을 중단했다”고 표현하며 주요 뉴스로 다뤘다.

중동의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파월을 "매 둥지에 머물렀던 비둘기파"로 묘사하며, 향후 부시의 일방주의 외교가 노골화될 것을 우려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