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A.에 거주하고 있는 김모씨(63세)는 올해 초에 카카오톡 공개대화방에 초대되었다. 대화방을 보니 자신도 모르는 사람이 개설한 낯선 단체대화방이어서 잘못 초대된 것으로 알고 나오려고 하였으나, 잠깐 오가는 대화내용을 읽어보니 솔깃한 마음이 들었다.
당시 노후대비용 오피스텔 투자를 위해 모아놓은 여윳돈 1000만원의 투자처를 물색중이던 김씨는 이곳 단체 대화방에서 일명 ‘재테크 투자설계사’라는 A씨에게 소액투자로 큰돈을 벌게 해주어 고맙다며 인사하는 B씨의 ‘5만원권 돈뭉치 가짜 인증사진’을 보고 궁금한 마음에 B씨에게 말을 걸어 어떤 재테크인지 묻는다. 이후 B씨가 알려준 불법도박사이트 주소에 회원가입 후 미심쩍은 마음으로 소액을 입금해 본 김씨는 눈 깜짝할 새에 늘어가는 수익에 눈이 멀게 되고, 차츰 노후대비를 위해 모아놓은 자신의 여윳돈 전부는 물론 주변 친척과 지인들에게 빚까지 내어 입금한 3000만원의 돈을 결국 허망하게 날리게 된다. 불과 1주일도 안되는 기간 동안 벌어진 일에 김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A씨에게 원금만이라도 돌려달라고 사정했지만 김씨는 이후 이들의 단체대화방과 불법도박사이트에서 강제로 탈퇴되고 이들은 오늘도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진 사람들을 겨냥한 '신종 사기 수법'이 등장해 당국이 '주의보'를 내렸다.
국무총리 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위원장 심덕섭)는 20일 최근 온라인상에서 '쉬운 재테크 투자', '고수익 보장 프로젝트', '부업' 등을 빙자해 사기도박으로 유인한 후 입금된 돈을 가로채는 신종 금융사기 수법이 성행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사감위에 따르면 '신종 사기범'들은 SNS(밴드, 카카오톡, 카페, 블로그), 문자메시지 등을 홍보수단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접근, '단기간 고수익을 보장해 주는 인증업체'라고 속여 불법도박 사이트 가입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보통의 불법도박 사이트와 달리 이용자들이 직접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 담당자가 불러주는 대로 베팅을 하거나, 베팅 자체를 담당자에게 맡기고 일정시간 후에 사이트에서 수익을 확인하도록 하는 대리베팅 수법을 이용한다.
가입 초기에는 이용자들이 소액으로 간단한 게임에 참여하게 한 후 실제로 배당금을 환전해 준다. 이런 방식으로 신뢰를 얻은 후 높은 금액 투자를 유도하고, 피해자가 환급을 요구하면 베팅규정 위반 등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환급을 지연시키거나, 투자 금액 대부분이 손실이 난 것처럼 꾸며 원금보장을 미끼로 추가 투자를 요구한다. 이후 입금이 완료되면 연락을 두절시키는 이른바 '먹튀' 수법을 쓰고 있다.
피해자들이 신고하겠다고 하면, '피해자들도 불법도박에 베팅한 셈이니, 처벌받고 싶으면 신고하라'는 협박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감위는 "불법사행산업감시신고센터 등에 이러한 사기도박 피해 신고가 빈번하게 접수되고 있다"며 "도박으로 돈을 버는 방법은 없다고 인식해야 한다. 더욱이 이러한 사기도박은 100% 돈을 잃는 구조이다. 이러한 사기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사기수법에 대해 우리 국민들이 미리 알고 절대 속지 않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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