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미국 민주당후보가 패배를 시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됐다.
***'오하이오 역전' 불가능 판단한 케리 패배 인정**
케리 후보는 3일 오후 2시(현지시간) 보스턴의 패뉴일 홀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모든 투표는 계산돼야 하지만 투표 결과는 유권자에 의해 결정돼야 하며 법적 분쟁을 통해 지연돼서는 안된다”며 패배를 시인했다.
그는 "우리가 우세할 것이라는 확률이 있으면 소송도 포기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러나 잠정투표 등 미집계 투표수를 감안해도 우리가 오하이오에서 승리할 수 없는 만큼 우리는 이번 선거를 이길 수 없다"고 패배 시인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번 선거전을 통해 나는 여러분으로부터 영광과 교훈이란 선물을 얻었다"고 지지자들의 그동안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그는 이어 “부시 대통령과 로라 부시 여사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했다”며 “그에게 우리나라가 직면한 위험과 분열, 필요 등에 대해 말하고 우리가 공동의 입장을 찾아야 하며 이 문제들을 치유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당초 민주당 진영은 3일 오전까지만 해도 오하이오주에서 부재자투표와 잠정투표 등 18여만표가 아직 개표가 되지 않았으며 이것이 모두 개표돼야 결과를 알 수 있다고 패배를 시인하지 않았으나, 대책회의결과 14만표가 뒤진 상황에서 부재자-잠정투표의 90%를 얻어야만 하는 상황에서 판세를 뒤집기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하자 신속히 패배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결정에는 패배가 확실함에도 불복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이번에 대통령선거뿐 아니라 상-하원선거에서도 패배한 민주당의 향후 정치적 기반이 더욱 약화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시 "모든 힘 동원해 테러와 싸울 것"**
케리의 패배 시인후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워싱턴 시내 로널드 레이건 빌딩에서 연설을 갖고 자신의 승리를 선언했다.
부시 대통령은“새로 시작할 임기는 전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며 “나는 내 앞에 주어진 일을 향한 열정에 차 있고 미국인들에게 복무하는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대통령으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재선 승리를 선언했다.
그는 “우리는 하나이고 우리의 헌법과 우리를 한 데 묶는 미래도 하나이며 함께 단결할 때 미국의 위대함에 한계는 없다”며 “이 나라를 더욱 강력하고 더욱 훌륭하게 만들기 위해 내 경쟁상대에게 투표한 모든 사람들의 지지가 필요하며 그것을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혀, 집권 2기에 대선과정에 극단적으로 양분된 미국을 통합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임을 약속했다.
부시는 자신의 지난 4년 통치와 관련, "역사적인 지난 4년간 미국은 거대한 임무를 부여받았고 힘과 용기로 이에 직면했다. 우리 국민은 경제의 활력을 회복했고 새로운 형태의 전쟁에 결의와 인내심을 보여줬다"고 자화자찬한 뒤 "우리 군은 적들을 정의에 심판대에 세웠고 미국에 영광을 가져왔다. 우리나라는 스스로를 지켰고 모든 인류의 자유를 위해 봉사했다. 이 경이로운 나라를 이끈다는 데, 이 나라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자화자찬하기도 했다.
부시는 특히 이 자리에서 “가족과 신앙이라는 가장 깊은 가치들을 지지할 것”이라고 재차 밝히며 자신을 지지해준 기독교집단에 대한 감사의 뜻을 여러차례 피력해, 집권 2기에서도 기독교적인 가치관과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인 논리에 따라 국내외 문제를 재단해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동맹들과 함께 자녀들이 자유와 평화속에 살 수 있도록 국가가 지닌 모든 힘의 원천을 동원해 테러와 싸울 것”이라고 천명, 일방주의적 대테러전쟁과 선제공격전략을 계속 견지할 것임도 재차 확인했다.
이같은 부시의 연설은 향후 북핵문제 등을 처리함에 있어서도 기존의 강경정책을 고수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미국 선거인단투표는 오는 12월 13일 열리게 되며 부시 대통령은 내년 1월 20일 취임식을 갖는다. 이번 대선에서는 등록 유권자의 약 60%인 1천2백여만명이 투표에 참가한 것으로 밝혀져 1968년 이후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공화당, 상하원 선거서도 완승. 과반수 더욱 공고해져**
이밖에 대선과 함께 실시된 미국 상하원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모두 완승을 거뒀다고 AP 통신 등이 전했다.
6년 임기의 상원의원 1백명 중 34명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은 4석을 더 확보 55석을 차지했다고 CNN 방송이 전했다. 민주당은 4석을 잃어 44석만을 차지하게 됐다. 이번 선거 이전까지 상원의석 분포는 공화당 51석, 민주당 48석, 무소속 1명이었으며 이번 선거 대상 34명중 민주당은 19명, 공화당은 15명이었다.
상원선거에서 민주당은 상원지도자인 톰 대슐 의원이 지역구인 사우스 다코타에서 패배, 적지않은 타격을 입었다. 민주당은 그러나 일리노이주에 나선 바라크 오바마가 과거 공화당 지역인 이 지역을 획득하게 돼 그나마 위안으로 삼게 됐다. 오바마는 지난 민주당 대통령 선출 전당대회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연설로 단번에 주목을 받은 정치신예이다. 당선으로 그는 상원에서 유일한 흑인현역의원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4백35명 전원을 교체하는 하원선거에서도 공화당은 최소한 4석을 얻어 2백31석으로 의석수를 늘렸다고 방송은 전했다. 민주당은 3석을 잃어 2백석으로 줄어들게 됐다. 현재까지 아직 개표가 완료되지 않은 지역이 3석이 남아있는 상태다.
선거이전 하원의석 분포는 공화당 2백27석, 민주당 2백5석이었으며 무소속은 1석, 공화당이 차지하고 있었으나 공석으로 남아있던 의석은 2석이었다. 공화당은 이로써 십여년동안 연속으로 하원을 장악하게 됐으며 이는 1933년 1월 12년만에 하원 장악권을 민주당에 내준 이래 처음이다.
이로써 백악관과 상하원을 모두 공화당이 차지하게 돼 부시 대통령의 권력 기반은 더욱 공고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부시 노선’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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