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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비의 마지막 예언', "케리가 이긴다"

젊은층-신규유권자 투표율 관건, 여론조사는 부시 1~3p 앞서

"신마저 이번에는 예측을 포기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상최대의 초박빙의 경합을 벌이고 있는 미국 대통령선거에 대해 미국의 간판급 여론조사기관 대표가 자기 회사의 사운을 걸고 "케리가 이긴다"고 예견했다.

***조그비, "케리 결국 승리할 것"**

미국의 정치전문 여론조사기관인 '조그비 인터내셔널'의 존 조그비 대표는 투표일을 하루 앞둔 1일(현지시간)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 <파이낸셜타임스> 등과의 인터뷰 및 기고문에서 케리의 승리를 단언했다.

조그비는 지난 96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밥 돌 공화당 후보간의 대결 결과를 불과 0.1% 포인트 차이로 적중시킨 뒤 그 후에도 독자적인 여론조사방법으로 각종 선거 양상을 정확히 예측, 선거에 관한 한 미국내 최고의 권위있는 여론조사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이날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와의 인터뷰에서"몇달전에 나는 케리가 이길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는데 여전히 그 예측은 유효하다"고 밝혔다.

조그비는 지난 5월10일 "미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44%에 지나지 않으며, 부시 대통령은 재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43% 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케리의 승부를 예언했었다. 그는 또 "지난 2000년 대선에서 민주당 고어 후보가 승리를 거둔 주에서는 전체적으로 케리 후보가 부시 대통령을 17포인트 앞서고 있는 반면, 부시 대통령은 자신이 우세했던 주에서 불과 10포인트 밖에 케리 후보를 앞서고 있다"며 부시 패배를 예고하는 근거를 밝혔었다.

***"부동층, 막판에 케리에게 쏠릴 것"**

조그비는 케리 승리를 예측하는 첫번째 요인으로, 50%를 밑도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율을 꼽았다. 그는 "현재 부시의 직무수행 지지율은 47~48%인데 이 정도로는 승리하는 데 충분치 않다"고 주장했다.

다음으로 초박빙인 이번 대선을 최종적으로 판가름할 '부동층의 성향'을 꼽았다. 그는 "일반적으로 부동층은 막판까지 표심을 결정하지 않았으면 결국에는 도전자에게 유리한 쪽으로 표를 던지는 성향이 있어, 선거 막판 지지율 격차를 크게 좁힌 케리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부동층은 전쟁을 좋아하지 않고 이라크전에 개입한 방식을 선호하지 않으며 이에 따라 대통령에게 표를 던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대선의 최대 이슈가 케리에게 유리한 것도 케리의 유리한 점으로 꼽았다. 그는 "이번 대선의 최대 이슈 5가지 가운데 4개에서 케리는 두자리수 차이로 부시를 앞서고 있다"며 "아울러 10월 이후 유권자들의 최대 이슈가 대테러전이 아니라 경제문제로 쏠린 것도 케리에게 유리한 상황전개"라고 밝혔다.

조그비는 이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에의 기고문을 통해서도 "부시 대통령과 케리 후보 지지율은 '사실상의 동률'이 아니라 '통계학적으로 완벽한 동률'"이라면서도 "예감은 본능적으로 케리 후보의 우승을 점치고 있으며 투표함이 모두 열린 순간 승리의 여신이 케리 후보와 함께 하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라며 케리 후보의 박빙 승리를 재차 예상했다.

***대다수 여론조사는 부시 1~3%포인트 우세**

하지만 조그비의 예언과는 달리, 이날 발표된 마지막 여론조사는 대부분 부시 대통령이 민주당의 케리 후보에게 1~3%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기관 '아메리칸 리서치'는 양 후보가 모두 48%를 기록, 동률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기간 내내 각각 3,4일간의 평균치로 매일매일 추적여론조사를 실시했던 조그비와 워싱턴포스트의 여론조사결과는 48% 대 47%, 49% 대 48%로 부시 대통령이 1%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조사에서는 부시-케리가 동률로 나타났으나, 하룻새 부시가 1%포인트 다시 앞선 수치다.

뉴욕타임스/CBS 방송은 49% 대 46%, ABC 방송은 49% 대 48%, NBC 방송/월스트리트저널은 48% 대 47%, <퓨 리서치 센터>는 48% 대 45%로 부시의 박빙우위를 점쳤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모든 언론사 및 여론조사기관은 부시 대통령의 승리를 장담하는 결과는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케리 지지 입장을 밝힌 뉴욕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의 직무 수행 지지도가 약간 상승하긴 했으나 직무수행지지도가 50% 미만인 현직 대통령은 거의 변함없이 패배했다"고 분석했다.

***젊은층-신규유권자 투표율이 최대 변수**

이처럼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치열한 박빙의 접전을 펼침에 따라, 이번 대선의 또다른 막판 변수는 젊은층 유권자의 투표참여율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조그비에 따르면, 케리 후보는 18~29세의 유권자 사이에서 64% 대 35%로 부시 대통령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있다. 따라서 이들 젊은 유권자가 얼마나 투표 당일 투표소에 모습을 드러낼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이 나이대의 유권자가 전체 유권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2% 정도이다. 이에 케리 진영은 인터넷 등을 통해 젊은층의 투표참여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이밖에 새로 투표권을 얻거나 이민을 와 신규로 등록한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도도 이번 대선의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신규 유권자들은 54% 대 40%로 케리지지 성향이 강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의 투표율이 높으면 케리, 낮으면 부시에게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조그비측은 사상 처음으로 휴대폰 사용자를 상대로 별도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주목을 끌었다. 결과는 케리 후보가 55% 대 40%의 큰 격차로 부시 대통령을 앞서고 있다는 것. 그동안 전체 유권자의 5%에 해당하는 휴대폰 사용자는 일반 유선전화를 갖고 있지 않아, 유선전화를 조사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미국 국내법상 여론조사에서 제외돼 '여론조사의 사각지대'로 여겨져 왔다. 따라서 이들의 케리 지지는 한표가 아쉬운 막판에 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조그비측 분석이다.

과연 "신도 모른다"는 이번 대선 결과를 조그비가 맞출 수 있을지, 예의주시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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