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 직원의 코로나19 집단감염 우려가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방역당국이 "대중교통 탑승을 두려워할 필요 없다"며 과도한 공포를 경계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이번 사태가 도시 전역으로 퍼지는 대형 감염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12일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에서 가진 정례 브리핑에서 "버스, 지하철과 같은 공영이동수단이 위험하다고 굳이 얘기할 상황은 아니"라며 "방역 측면에서 과도하게 불안감을 가지실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다만 탑승자 간 거리가 가깝고 밀폐도가 큰 택시의 경우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권 부본부장은 "여태 방역당국도 확진자 동선 발표 시 (2차 감염 가능성이 적은) 대중교통보다 밀접 접촉 발생 사례를 중심으로 공개했다"고 덧붙였다.
방대본이 이 같은 대중 우려 진화에 나선 건 역학조사가 진행됨에 따라 에이스손보 콜센터 확진 환자들의 동선이 대중교통을 중심으로 속속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과 경인 지역의 인구 밀집 특성이 있는 데다, 특히 해당 환자들이 이용한 지하철 노선 등은 서울에서도 가장 이용객이 많다. 에이스손보 콜센터 감염 사실이 알려진 후 대중교통 이용에 관한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는 배경이었다.
권 부본부장은 그러나 다수 대중의 동선이 짧은 시간 겹치는 대중교통보다 가족 간 감염 가능성이 더 크다며 이 점을 경계하라고 강조했다.
권 부본부장은 이날 오전 11시 가진 한중일 3국 텔레 컨퍼런스 결과를 전하며 "중국의 경우 가족을 통한 2차 전파가 거의 65~70%였다"며 "이번 콜센터 사례에서도 가족 등을 통한 2차 감염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유럽 질병관리기구는 최대 2미터 거리에서 15분 이상 접촉하는 경우를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있는 상황으로 꼽는데, 이 정도 접촉이 이어지면서 전파되는 가장 쉬운 대상이 가족"이라고 부연했다.
박원순 수도권 시민의 공포 잠재우기에 나섰다. 박 시장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서울시 도시 기능을 유지하면서 시민의 자발적 노력과 선제적 행정 조치로 코로나19에 대응한다는 게 원칙"이라며 "아직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확진 환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아울러 "한국은 신속한 검사, 잠시 멈춤 등을 강화해 중국이나 이탈리아와 달리 도시 기능을 유지하면서 (코로나19를) 극복하는 사례로 해외 언론에 기록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방역당국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에이스손보 콜센터 집단 감염 확진자는 서울 71명, 경기 14명, 인천 17명 등 총 102명이다. 대부분 콜센터 직원이 11층 근무자였으나, 지난 밤 사이 인천에 거주하는 9층, 10층 직원 2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시는 콜센터가 있는 코리아빌딩을 비롯한 인근 지역을 '감염병 특별지원구역'으로 지정해 이곳에 역학조사 등 관련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아울러 서울지방경찰청에 코리아빌딩 인근 기지국 접속기록 자료를 요청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이 빌딩을 방문한 이들 전수조사를 시행키로 했다.
하지만 아직 낙관하기는 이른 것으로 보인다. 콜센터 직원 전수조사가 아직 끝나지 않은 데다, 코로나19의 전 세계 대유행으로 인해 방역당국이 사전 대비하기 사실상 불가능한 감염루트가 곳곳에 산재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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