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와 이란 등이 새로운 코로나19 유행 집중 전파지가 된 가운데, 방역당국이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검역 절차를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고려하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현실적으로 이 같은 조치를 취하기 쉽지 않다는 이유다.
앞으로 날씨가 따뜻해지더라도 코로나19 유행이 둔화하리라 판단하는 건 아직 섣부르다는 입장도 방역당국은 함께 전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9일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 브리핑룸에서 가진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을 제외한 외국의 코로나19 발병 상황과 관련해 "(외국인 입국자를 대상으로 한 검역 강화가 필요하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도 "코로나19 유행 국가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한두 국가만을 대상으로 일대일 검역을 강화하는 건 쉽지 않다"고 언급했다.
정 본부장은 "대신 유증상자를 대상으로 입국 당시 정확한 검사를 실시하거나 보건교육 상담을 강화하는 등 유증상자 중심의 검역과 의료 지원 체계로 전환하는 게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같은 조치를 당장 취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최근 외국인의 국내 출입국 통계를 보면, 코로나19의 발생 이전보다 이미 입국자 숫자가 80% 정도 감소했다"며 최근에는 "이란으로부터 입국자는 없고, 이탈리아 출신은 하루 50명 미만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어느 시기에 (외국인 입국인 중 유증상자 검사 강화 등의) 조치를 취할지는 유행상황을 더 지켜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겨울이 물러남에 따라 코로나19 유행이 잠잠해질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일각의 전망에 대해 정 본부장은 경계의 뜻을 보였다.
정 본부장은 "겨울 감기를 유발하는 일반적인 코로나 바이러스는 보통 5월 초순이 되면 약화하지만, 코로나19는 신종이라 어떤 패턴을 보일지 예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다만 "기온이 지금보다 더 오른다면 난방 수요가 줄어드는 만큼 실내 환기 문제 등이 개선될 여지는 있다"며 밀폐된 실내에서 감염력이 강해지는 상황은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으리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산대학 연구팀의 최근 논문을 바탕으로 "코로나19가 기온에 매우 민감하다"며 "이 바이러스는 기온 섭씨 8.72도일 때 가장 전파력이 강하고, 기온이 그 이상으로 오르면 확산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망이 섣부르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마이크 라이언 세계보건기구(WHO) 긴급대응팀장은 "코로나19가 여름이 오면 사라지리라는 증거는 없다"며 "잘못된 희망을 품어서는 안 된다. 각국은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하리라는 가정 하에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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