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가 총선 공천의 최대 관건으로 지목된 대구·경북(TK)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날 부산·울산·경남(PK) 지역 공천심사에서 홍준표·김태호·이주영 등 쟁쟁한 중진들을 거침없이 쳐낸 데 이어, TK에서는 현역의원 20명 중 6명이 공천에서 추가 탈락했다.
김 위원장은 6일 오후 국회에서 TK 지역에 대한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수도권 등 타 지역을 3~4차에 나눠서 발표한 것과 달리, 이날 발표에서 대구 12곳 지역구 전체와 경북 13곳 중 11곳(포항 2곳만 제외)이 발표됐다.
현재 통합당 소속 TK 현역의원은 대구 9명, 경북 11명 등 총 20명이다. 20대 현역의원 가운데 재공천을 받은 이는 대구 5명(곽상도, 김상훈, 주호영, 윤재옥, 추경호), 경북 2명(송언석, 이만희) 뿐이었다.
다만 주호영 의원은 현재의 4선 지역구인 수성을을 떠나 민주당 김부겸 의원 지역구인 수성갑으로 '이동 배치'됐다. 수성을은 경선 지역으로 지정됐다.
앞서 불출마를 선언한 유승민·김광림·장석춘·정종섭·최교일 의원에 이어, 이날 '컷오프'된 이들은 대구의 곽대훈·정태옥, 경북의 강석호·김재원·김석기·백승주 의원 등이었다.
정종섭 의원 지역구인 대구 동구갑에서는 류성걸 전 의원과 이진숙 전 문화방송(MBC) 기자 간의 경선이 치러지게 됐고, 유승민 의원 지역구 동구을에서는 강대식 전 동구청장과 김영희 전 육군 중령이 경선을 치른다.
정태옥 의원 지역구인 북구갑에서는 양금희 여성유권자연맹 회장이 단수 공천을 받았다. 곽대훈 의원 지역구 달서갑은 이두아 전 의원이 단수 공천을 받았고, 자유공화당 조원진 대표 지역구인 달서병에는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단수 공천됐다.
경북에서는, 현직 당 정책위의장이자 옛 친박계 핵심 실세로 불린 김재원 의원 지역구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에 비례대표 임이자 의원이 단수 공천됐다.
이로써 '화약고'로 불리던 TK 지역 공천심사가 사실상 거의 마무리됐다. TK 현역 교체율은 6일 현재 20명 중 11명으로, 포항북구(김정재), 포항남·울릉(박명재)에서 현역이 살아남는다 해도 이미 50%를 넘었다.
통합당은 전날 발표된 PK 지역 1차 공천에서는 5선의 이주영 의원과 4선 김재경 의원 등 중진들이 공천에서 배제됐고, 김한표 의원(재선)은 현직 원내수석부대표인데도 탈락했다. 비례대표 의원으로 경남 지역 공천을 노리던 김성태 의원도 배제됐다. 여기에 이날 추가로 유재중 의원(3선, 부산 수영)이 컷오프됐다.
PK 지역 통합당 현역은 부산 12명, 울산 3명, 경남 11명(미래한국당 김성찬 의원 포함) 등 총 26명으로, 앞서 불출마를 선언한 김무성·김정훈·김세연 의원 등 10명에 이주영·김재경·김한표·유재중 의원까지 총 14명이 '물갈이' 대상이 됐다. 현역의원 교체율은 현재까지 54%다.
다만 TK·PK를 막론하고, 공천에서 배제된 이들은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PK에서 컷오프된 이들은 이미 행동에 들어갔다. 현 지역구인 창원마산합포 경선에서 배제된 이주영 의원은 이날 "무슨 이런 공천이 다 있는지 참 어이가 없다"며 "공관위가 공천심사에서 저를 컷오프한 것은 도저히 승복할 수 없는 불공정하고 불의한 일이고, 마산 시민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불의한 공천에 맞서 싸우고자 한다"며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시사했다.
양산을 경선에서 배제된 홍준표 전 대표는 김형오 위원장을 겨냥해 "국회의장까지 지내고 팔순을 바라보는 사람이 사악한 거짓말까지 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비난하며 "나동연 (전 양산시장)을 이용한 내 공천 배제 작업을 오랫동안 추진하는 것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심지어 나동연을 설득해 추가공모에 응하게 하면 컷오프 하지 않고 같이 경선을 시켜주겠다고 며칠 전 전화를 직접 했다"고 주장했다.
홍 전 대표는 "황교안 대표 측의 '경쟁자 쳐내기'와 김 위원장의 사감(私感)이 합작한 야비한 공천 배제를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는 것이 과연 홍준표다운 행동인지 오늘부터 숙고하겠다"며 "숙고는 길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당 안팎에서는 홍 대표가 주말께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산청·함양·거창·합천 공천에서 배제된 김태호 전 경남지사 역시 이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내주 초에 탈당할 것"이라며 "살아 돌아가서 이 결정이 잘못됐다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탈당·무소속 출마를 예고했다. 김 전 지사 역시 "감정적인 공천", "'낙동강 벨트'가 무소속 벨트가 될 것"이라며 김형오 공관위를 거세게 비난했다.
한편 통합당 공관위는 이날 옛 안철수계 이동섭 의원을 민주당 우원식 의원 지역구인 서울 노원을에 공천했고, 유기준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부산 서구·동구는 경선 지역으로 지정했다. 부산 진구을과 울산 남갑에서는 현역 의원(이헌승, 이채익)을 포함한 경선이 치러진다. 부산 수영에서는 현역인 유재중 의원을 배제한 채 3자 경선이 치러진다.
김장겸 전 MBC 사장 전략공천설이 돌았던 경남 김해을에는 김 전 사장 대신 '보수통합'에 한 축으로 참여한 장기표 전 '국민의소리'당 대표가 공천을 받았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