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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 대신 '미래통합당 지지' 옥중 편지 보낸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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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 대신 '미래통합당 지지' 옥중 편지 보낸 박근혜

'탄핵 대통령' 정치 행보에 중도층 외면할 수도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하는 이들을 향해 미래통합당으로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하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총선을 40여 일 앞둔 시점에 박 전 대통령이 본격적인 '참전'을 선언한 것으로, 진영 대결 양상이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는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접견을 가서 박 전 대통령이 자필로 쓴 편지를 교도소의 정식 절차를 밟아 우편으로 받았다"며 이를 공개했다.

그가 공개한 편지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나라가 전례 없는 위기에 빠져있고 국민들의 삶이 고통을 받고 있는 현실 앞에서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이합집산을 하는 것 같은 거대 야당의 모습에 실망도 했지만, 보수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서로 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메우기 힘든 간극도 있겠지만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기존의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 모두가 힘을 합쳐주실 것을 호소한다"고 했다. 그는 "여러분의 애국심이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다"며 "저도 하나가 된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의 주장을 빗대 문재인 정부를 강한 톤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무능하고 위선적이며 독선적인 현 집권세력으로 인해 살기가 점점 더 힘들어졌다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호소를 했다"며 "이대로 가다간 정말 나라가 잘못되는 것 아닌가 염려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록 탄핵과 구속으로 제 정치 여정은 멈췄지만, 북한의 핵 위협과 우방국들과의 관계악화는 나라의 미래를 불안전하게 만들 수 있기에 구치소에 있으면서도 걱정이 많았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어 "현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고 견제해야 할 거대 야당의 무기력한 모습에 울분이 터진다는 목소리들도 많았다"며 "하지만 저의 말 한마디가 또 다른 분열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에 침묵을 택했다"고 했다. 그는 "그렇지만 나라 장래가 염려되어 태극기를 들고 광장에 모였던 수많은 국민들의 한숨과 눈물을 떠올리면 마음이 편치 않았다. 진심으로 송구하고 감사하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의 편지를 공개한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은 특정한 분들의 합당이나 창당을 염두에 두고 메시지를 작성한 것은 아니"라며 "상당히 오랜 기간을 통해 다듬고 다듬어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의 말씀이 있어서 제 진로도 박 대통령을 쫒아 따르겠다"며 "미래통합당에 복당하든, 미래한국당에 입당하든 박 전 대통령과 상의하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통합당 "의로운 결정…열렬히 환영"

미래통합당은 크게 반색했다. 기자들과 만난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의 서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감옥에서 의로운 결정을 해주셨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야당이 힘을 합치고 뭉쳐야만 거대한 자유민주주의의 위협세력에 맞서나갈 수 있다는 애국적인 말씀을 해주신데 대해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금도 박 전 대통령을 만 3년 간 감옥에 둔 것은 너무하다"며 "인도적 차원에서 빨리 석방되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영하 변호사의 입당 가능성에 대해서도 "중요한 인사들이 우리 당에 들어오는 것에 언제나 문이 열려있다"고 했다.

김무성 의원도 개인 입장문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의 '우파 보수 대통합' 메시지를 열렬히 환영하며, 박 전 대통령의 뜻을 받아 우리 모두 미래통합당을 중심으로 통합하고 단결해 4.15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했다.

'태극기 세력'의 정치적 대표체를 자임하는 자유공화당으로의 표 분산을 제어하는 데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가 큰 보탬이 될 것이라는 기대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부 친박 인사들의 공천 탈락이 주목받는 와중에 박 전 대통령이 직접 나서 전폭적인 '통합당 지지'를 당부함으로써 미래통합당의 '박근혜 색깔'이 한층 짙어질 전망이다. 수감 중인 '탄핵 대통령'의 정치적 움직임이 총선 승패의 키를 쥔 중도층의 표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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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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