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과의 회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총선 선거연대에 대해서도 앞서 "관심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던 그가 "통합당에 물어보라"고 달라진 언급을 내놓기도 했다.
안 대표는 26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김형오 위원장으로부터 만나자는 제안이 있었느냐'는 질문을 받고 "저도 언론을 통해서 봤다"면서도 "누구라도 못 만날 이유는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4일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안 대표와 직접 접촉을 해 보겠다"고 말했었다.
안 위원장은 이어 "다만 앞으로 저는 1주일 정도가 코로나19의 국가적 고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당장은 정치권 모두가 정치적 활동보다 위기 극복에 집중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1주일 뒤쯤에는 만날 용의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되느냐'고 되묻자 그는 "누구라도 못 만날 이유는 없다"는 답을 되풀이했다.
총선을 앞둔 선거연대·통합 관련 입장에 변화가 있는 것인지 주목된다. 안 대표는 앞서 선거를 위한 연대·통합에는 "관심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고, 다만 21대 국회 구성 후 정책연대에 대해서는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전직 국회의장인 김 위원장과의 만남은 '정책연대'와는 거리가 있다.
안 대표는 또 '국민의당이 통합당과 손을 잡는 것 아니냐는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서도 "얼마 전 보도도 있었지만, 거기(통합당의) 황교안 대표나 김형오 위원장이 '연대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이미 밝혔기 때문에 제가 따로 언급할 이유는 없다"며 "저한테 묻지 말고 이제 그 쪽으로 물으라"고 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당을 공식 창당했지만 측근 인사들의 연이은 이탈로 위기를 맞고 있다. 안철수계로 불리던 김중로·이동섭 의원이 차례로 통합당에 입당했고, 26일에는 핵심 측근이던 원외 인사 장환진 전 바른미래당 서울 동작갑 지역위원장이 통합당 합류를 선언했다. 특히 장 전 위원장은 최근까지도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에서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던 인사다.
안 대표는 안철수계 인사들의 이탈에 대해 "현역 의원들도 있고 지역위원장들도 있지만 제가 분명히 입장을 밝힌 바가 있다. '제가 가는 길이 정말로 어려운 길이라는 건 알고 있다. 각자가 처한 상황이 다르고 여러 가지 고민들이 다를 테니까 그 문제에 대해서는 스스로 판단하시면 어떤 판단이든 저는 존중하겠다. 그렇지만 저는 제가 갈 길이 대한민국 정치를 바꿀 수 있는 길이기 때문에 이 길을 가겠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며 "그 정치인들이 현실적인 고민들을 하는 것을 이해한다"고 했다.
한편 안 대표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대통령과 여야 정당 대표들 간 회동이 추진되는 데 대해 "검토해 보겠다. 가능하면 거기에 대해서는 정치권에서 합심해서 힘을 모으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청와대에서) 연락을 받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현역의원 수는 권은희·김수민·김삼화·신용현·이태규 의원 등 5명이다. 2월말 현재 국회 의석 비율은 더불어민주당 129석,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을 합쳐 121석, 민생당 19석, 정의당 6석, 국민의당 5석, 민중당·우리공화당·친박신당 각 1석 등이다. 통합당 의석 수는 이동섭·김중로 의원과 임재훈 의원 등 바른미래당에서 '셀프 제명'된 비례대표 의원들을 합친 수다. 민생당은 구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 3당 간 합당으로 탄생한 정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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