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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외로운 내 도반(道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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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외로운 내 도반(道伴)

김지하 달마展-가을에서 봄까지 <3>

깨달음의 조건은 외로움이다.
외롭지 않으면 깊이 깨달을 수가 없다.

혼자다.
곁에 아무도 없다.
그것도 긴긴 세월을.
외로움은, 기인 외로움은 쓰라림이다.

그래 도반(道伴), 즉 도를 함께 닦는 길동무를 사귀게 된다.
절집엔 많은 도반들이 있다.
공동체다.

그러나 바로 그 공동체가 참다운 깨달음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그러매 염주(念珠)를 굴리며 홀로 생각한다. 그리고 결단한다.
도반이로되 도반이 아닌, 외로움이라는 도반.

곧 '달빛'이다.
달빛이라는 외로운 내 도반과 함께 있으면 그것이 곧 '외로운 융합(identity-fusion)'이다.
요즈음의 방콕족 문자로 '밀실의 네트워크'다.
어느새 여기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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