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차 극심. 강남구 전국최고, 여타 서울은 저조"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자료, '고교 등급제' 주장 급부상 전망

초ㆍ중ㆍ고등학교의 지역별 학력격차가 극심하며, 특히 서울의 경우는 강남의 독주로 그 정도가 그 어느 지역보다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학력차 격심, "강남구 전국 최고,강동구 전국 최저"**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은 9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제출한 지난 2001년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 전체 학생의 1%(2만2천4백58명)를 대상으로 시행한 학업성취도 평가결과 자료를 독자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지역별 학력 격차는 서울 지역 내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서울지역 초등학교 학생 성적을 구별로 분석한 결과 강남구는 최하위 단계에 속하는 학생이 1.4%였지만, 강동구는 22.5%를 나타냈다. 상위 10%인 최상위 그룹의 경우 강남구는 32.9%로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게 나타났고, 동대문구는 1.5%에 불과했다.

중학생의 학력 격차도 심해 강남구가 전국 최고 평균성적(100점 만점에 61.1점)을 기록했고, 강동구는 전국 최저 평균성적(42.5점)을 보였다. 서울지역 중학교의 전체 평균 점수(50점)는 대전(57.4점), 광주·제주(53.4점), 부산(51점), 대구(50.7점)보다 낮았다.

***하위 10%, "시ㆍ도별 최고 4.5배나 차이"**

전국 시·도별로는 제주 학생 20.9%가 전국 상위 10%에 속해 전국 시·도 중 1위를 기록한 반면, 가장 낮은 울산은 5.4%의 학생들만이 상위 10%에 속해 4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제주에 이어 대전(18.1%) 대구(17.2%) 경북(15.4%) 전북(15.0%) 인천(11.2%) 순으로 전국 상위 10% 안에 든 학생들이 많았다.

제주도 학생 20.9%가 상위 10%에 속한 것은 서울 강남 학생 비율(23.4%)과 비슷한 결과다. 제주도 학생들은 평균점수도 69.4점으로 전국 시·도 중 세 번째였다.

또 충북 학생 16.7%가 전국 하위 10%에 속하는 반면, 대구는 3.7%의 학생들만이 하위 10%에 속하는 등 지역별로 4.5배 차이를 나타냈다.

고등학교의 경우 조사대상 1백75개교 중 상위집단 10%에 속한 학생이 한 명도 없는 학교가 69곳(39.4%)이었으나, 전체 학생의 절반 이상이 상위 10%에 속한 학교도 11개교나 돼 학교별 학력차가 컸다. 상위그룹에 속한 학생이 한 명도 없는 학교는 대부분 실업계 고교(44개교)와 중소도시 및 읍면단위 소재 비평준화고교(23개교)였다.

평준화 고교들만을 대상으로 비교해 본 결과 최상위집단에 한 명의 학생도 없는 곳은 6개교, 전체 학생의 30% 이상이 전국 상위 10%에 속하는 학교는 3곳으로 나타나 평준화 지역 내에서도 학교간 격차가 있음을 보여줬다.

***이주호 의원, "'고교 등급제' 시행해야"**

이주호 의원은 "평준화 고교 간에도 엄연히 학교별 차이가 존재함에도 불구, 최근 교육부가 내놓은 2008년 입시개선 시안은 이러한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며 "대학 입시에서 내신 반영의 완전한 자율화를 추진하고, 학교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해, 사실상 '고교 등급제'를 요구해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한편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9일 밤 긴급 해명 자료를 내, "교육 당국은 이주호 의원에게 관련 자료를 공개한 바 없다"며 "신빙성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관련 내용 확인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