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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업자의 주택 싹쓸이...'영끌'도 못하는 30대는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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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업자의 주택 싹쓸이...'영끌'도 못하는 30대는 운다

[기고] 서울주택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깨졌다

2019년 서울주택시장의 빅뉴스 중 하나는 '30대가 집을 많이 샀다'는 점이다. 30대는 직업을 갖고 결혼을 하는 시기이므로, 평생 살 집을 구입하려는 자연스러운 욕구가 생긴다. 설사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안정적으로 거주할 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 욕구다. 그러므로 30대가 주택시장의 가장 큰 수요층이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런 자연스러운 현상이 빅뉴스가 되는 것은 주택시장이 지극히 비정상적인 상황에 있기 때문이다. 그 비정상적 상황을 만든 것은 서울집값의 폭등이다.

지난 3년간 서울집값이 폭등하여 서울에서 아파트를 사려면 최소한 5억 원은 있어야 한다. '30대가 이 큰 금액을 어떻게 마련할 수 있나'가 뉴스 거리가 되는 것이다.

"살아온 세월보다 더 오랜 세월 대출을 갚아도 다 갚지 못하겠더라"

지난주 어느 방송은 30대의 서울지역 주택 구입 '광풍'을 방영했다. 그 방송에서 내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영끌 대출'이라는 신조어였다. '영혼까지 끌어다 대출을 받는다'는 말을 듣는 순간 심장이 전기충격을 받은 것처럼 움찔했다. 30대가 서울에서 집을 사려면 '영끌 대출'이 아니면 불가능한 현실을 그 방송은 태연한 어조로 전하고 있었다.

더 참담한 사실은 이 신조어가 전혀 과장된 표현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지난 연말 만났던 30대는 서울 아현동에서 빌라를 구입할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던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집을 사고나면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보다 더 긴 세월을 대출을 갚아도 갚을까 말까 하더라"고 말했다.

집 한 채, 그것도 번듯한 아파트가 아닌 빌라 한 칸을 위해 평생을 바쳐야 한다면, '영끌'이라는 말조차도 부족한 표현일 것이다.

다음카페 '집값하락을 위해 행동하는 사람들'

그런 '영끌'마저도 부러워하는 30대가 더 많다. 영혼이라도 끌어다 집을 사고 싶어도 가진 돈이 2억 원 정도는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부모의 도움이 없이 30대가 그 돈을 모으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 사회에 '영끌'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30대가 절반이 넘는다.

30대뿐 아니라 서울집값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대책을 의논할 카페를 개설했다. 다음카페 '집값하락을 위해 행동하는 사람들'이다.

서울집값 하락을 위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논의하려 한다. 서울집값 폭등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면 힘이 될 것이다.

2017~18년 30대가 서울에서 주택 구입을 못 한 이유

2019년 30대의 주택 구입이 왕성했던 이유 중 하나는 2017년과 2018년에 서울에서 집을 사지 못했기 때문이다. 왜 그 두 해 집을 못 샀을까?

주택시장의 상황에서 대답을 찾을 수 있다. 시장 상황이란 수요와 공급 상황이다.

주택시장의 공급은 건설에 의해 신규로 공급되는 신규공급과 기존 주택보유자의 매도가 있다. 둘 중에서 신규공급이 더 중요하다. 주택 수를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17년 서울에 3.6만 채가 신규공급 됐고, 2018년에는 2.7만 채가 신규로 공급됐다. 이 정도 공급으로는 주택수요를 충족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신규공급이 부족하면 기존주택보유자, 특히 주택을 여러 채 소유한 다주택자가 보유주택을 매도하도록 정책을 펴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반대로 정책을 폈다. 다주택자인 임대사업자들에게 엄청난 세금특혜를 제공했다.

신규공급은 부족하고 다주택자는 보유주택 매도 안 해

당연히 다주택자들이 보유주택을 매도하지 않았고, 오히려 돈 많은 부자들이 서울에서 추가로 주택을 매입하여 임대주택으로 등록했다.

2017년 6만 채 그리고 2018년에는 12만 채가 서울에서 신규로 임대주택으로 등록됐다.

2017~18년 서울주택시장의 수요와 공급 상황을 정리하면 아래 도표와 같다.


주택공급을 보면, 신규공급이 부족한 데다 정부의 세금특혜로 다주택자들도 보유주택을 매물로 내놓지 않았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반면 수요는 매우 강했다. 세금혜택을 노리고 주택임대사업자들이 왕성하게 주택을 매입했다. 그 기간 서울에서 투기심리가 뜨겁게 달아올랐었던 점을 감안하면, 임대주택 수요 외에 또 다른 투기수요도 매우 강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수요자들의 주택수요도 왕성했다. 30대의 생애 첫 주택매입수요뿐 아니라 40대 이상 무주택자들의 내집마련 수요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임대사업자들의 주택 싹쓸이로 30대 실수요자들 주택 구입 불가능

위 표가 보여주듯 임대주택 매입수요만으로도 신규공급을 초과했다. 신규주택이 나오자마자 임대사업자들이 쓸어갔으므로 30대들은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2017~18년 공급물량 부족으로 주택을 구입하지 못한 30대의 수요는 2019년으로 넘어왔다. 이것이 2019년 30대의 서울 주택 구입 비중이 가장 높았던 이유다.

문제는 2017~18년 폭등한 가격으로 주택을 구입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만약 문재인 정부 이전의 집값이 유지됐다면, 더 많은 30대들이 더 낮은 가격으로 내집마련이 가능했을 것이다.

'영끌'이라는 심장을 움찔하게 하는 신조어도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살아온 세월보다 더 긴 세월 대출을 갚아야' 할 상황도 오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 30대가 '집 문제'로 겪고 있는 불행과 고통의 원인은 서울집값의 폭등이다. 서울집값을 문재인 정부 이전으로 돌려놓으면 이런 고통이 해소될 것이다.

문제의 원인을 제거하면 문재는 해결된다. 서울집값 폭등의 원흉은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금특혜 제공이다.

그 세금특혜를 폐지하면 서울에 등록된 47만 채 임대주택 중 상당수가 매물로 나올 것이고, 서울집값은 빠르게 하락할 것이다.

시민들이 행동하면 세금특혜 폐지될 것

그러나 정부는 세금특혜를 폐지할 의지가 전혀 없는 것 같다. MBC <피디수첩>이 엄청난 세금특혜를 상세하게 방영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데도 이를 폐지하려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이럴 경우 시민단체가 나서서 세금특혜를 폐지하도록 강력한 압력을 행사해야 하는데, 경실련만 그런 행동을 보일 뿐 다른 곳은 만족스런 행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이 직접 행동에 나서는 것이다. 그래서 다음카페 '집값하락을 위해 행동하는 사람들'을 개설했다.

이미 행동을 시작했다. 지난주와 이번 주 광화문과 용산역에서 세 차례 피켓시위를 했다. '서울집값 폭등의 원흉인 임대사업자 세금특혜 폐지하라'는 유인물도 배포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행동에 동참하면 정부에 더 강력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서울집값 하락을 바라는 많은 분들의 참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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