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채용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허선윤 전 영남공업고등학교 이사장이 항소심 재판에서도 범죄 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법정에서 "박상규 <셜록> 기자에게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구고등법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최종한)는 30일 오전 11시 허 전 이사장에 대한 항소심 첫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허 전 이사장은 교사 채용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재판에 넘겨져 2019년 11월 28일 징역 8월에, 추징금 3500만 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허 전 이사장은 12월 3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허 전 이사장은 교장으로 재직한 2013년, 최OO 기간제 교사 부친에게 정규직 교사 채용 대가로 3500만 원을 받았다. 최OO 교사 부친은 허 전 이사장과 영남대학교 동창이다.
허선윤은 영남공고 교장을 거쳐 지난 2014년 9월부터 이사장으로 일했다. 그는 신입 교사들에게 임신포기 각서 강요, 교사 연애 금지, 신혼여행 방해, 체육교사 운동복 구입비 횡령 등 여러 비리와 갑질로 많은 비난을 받아온 인물이다.
피고인 변호인은 허 전 이사장 혐의에 대해 일관되게 무죄를 주장했다. 피고인은 1심 재판에서도 교사 채용 대가로 금품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등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변호인은 "배임수재 혐의에 대해 사실 오인이 있고 형이 과중하다"며 무죄를 주장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은 (최OO 아버지에게) 받은 3500만 원을 그대로 다시 돌려줬다"면서 추징금 3500만 원도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판에선 피고인 허선윤이 신청한 보석 심문도 열었다.
변호인은 재판부에 "무죄에 대해 다퉈볼 여지가 있고 (피고인이) 증거를 인멸하거나 사정상 도주할 우려가 없기 때문에 불구속 재판을 받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항소 사실 등 반박 자료를 준비하기 위해 공판을 속행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공판 속행을 받아들이며 영남공고 현직 교사 91명이 제출한 탄원서를 언급했다. 재판부는 탄원서 내용을 살펴보며 피고인 허선윤을 향해 "횡령, 업무방해 혐의로 추가 고발당했냐"고 물었다.
대구교육청은 영남공고 감사를 통해 허 전 이사장의 공금횡령, 이사회 운영 방해 등을 밝혀 지난 12월 수성경찰서에 수사 의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피고인은 "추가 고발 사실을 알지 못 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재판부는 탄원서에 적힌 '기자 협박' 사실을 피고인에게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박상규가 누굽니까? 피고인 혹은 피고인 측 지인이 박상규를 협박한 적 있습니까?"
허선윤 전 이사장의 최측근 인사는 작년 10월께 <셜록> 박상규 대표를 만나 "영남공고 동문 중에는 조직폭력배 등 무서운 사람들이 몇 명 있어 계속 기사를 쓰면 위험해 질 수 있다"며 "허선윤 이사장 문제 등 영남공고 보도를 멈추면 그 대가로 1억 원 정도를 만들어서 주겠다"는 등 부적절한 말을 했다.
하지만 피고인은 재판부를 향해 한 톤 높아진 목소리로 반박했다.
"제가 오히려 박상규 기자한테 협박을 당했습니다."
두 번째 공판은 3월 17일 오후 2시 10분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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